
[더팩트 | 공미나 기자] 성수전략정비구역 4지구(이하 성수4지구)가 시공사 입찰 과정에서 서류 누락 논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서울시가 개입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조합과 입찰에 참여한 대우건설, 롯데건설의 갈등이 심화하면서 실태조사에 나섰다.
13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시는 이날 오후 성수4지구를 방문해 갈등 상황에 대한 현황 점검을 진행했다. 성수4지구는 지난 9일 시공사 입찰 마감 후 서류 확인 과정에서 갈등이 발생했다. 조합에서 입찰 참여사인 대우건설의 세부 공종 도면이 빠졌다는 지적이 나왔고, 대우건설이 해당 서류가 필수 제출 사안이 아니라고 맞서면서 갈등이 커졌다.
성수4지구 재개발은 성동구 성수2가1동 일대에 지하 6층~지상 64층, 1439가구 규모의 공동주택과 부대·복리시설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총 공사비는 1조3628억원에 달한다. 지난 9일 시공사 입찰을 마감한 결과, 대우건설과 롯데건설이 입찰에 참여했다.
서울시는 당장 현장에 개입하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조사는 하고 있지만 아직 중재 코디네이터를 파견할 만한 내용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면서 "사안을 들여다보는 정도"라고 했다.
업계에선 서울시의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합의를 하고 입찰절차 진행을 하기로 했던 조합과 양사가 합의 이행을 두고 이견이 생기면서 갈등이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어서다.
대우건설의 공문은 합의 이행을 둘러싼 갈등의 핵심으로 꼽힌다. 합의의 전제조건이 대우건설의 공문 발송과 누락 서류 보완이었기 때문이다. 조합이 공문에 포함할 것을 요구한 사안에는 △대우 측 설계도서 누락 사실 공식 인정 △위법 홍보 행위 인정 △결탁설 및 홍보 위반 관련 당사자 사과문 언론 게재 △상호 비방 행위 전면 금지 △홍보요원 전원 철수 및 조합 주관 홍보 체계로 전환 △언론 기사 활용 홍보 금지 △홍보관은 조합이 지정하는 제3의 장소에서만 운영 등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조합은 대우건설 공문에서 핵심 항목인 '설계도서 누락 인정'과 '위법 홍보 행위 인정'이 빠져있다는 점을 문제삼는다. 조합은 13일 대우건설에 발송한 공문을 통해 합의 조건이 충족되지 않은 상태에서 서류를 보완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관할 구청인 성동구청은 지난 11일 공문을 통해 "입찰 참여 안내서에는 대안설계시 제출서류는 '설계도면과 산출내역서'로만 명시돼 있을 뿐, 세부 공종에 대한 제출 서류는 별도로 명기돼 있지 않다"고 지적한 바 있다. 그러면서 조합과 양 시공사가 원만하게 합의하라고 권고했다.
전문가들은 서울시의 개입 시기에 따라 갈등의 여파가 달라질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서울시 건축심의위원으로 활동 중인 건축가 A씨는 "세부적인 입찰 지침과 이에 대한 검토 권한은 조합에 있기 때문에 조합에서 자율적으로 처리할 사안"이라면서도 "경쟁 상황에서는 참여사들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경우 조합에서 쉽게 결론을 내리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서울시가 전문가들을 파견해 조합의 판단에 도움을 주는 것이 갈등 장기화를 막는 방법이 될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