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 부진 늪에 백화점, 외국인이 구원…'밀착 마케팅' 가동
  • 손원태 기자
  • 입력: 2026.02.13 15:41 / 수정: 2026.02.13 15:41
백화점 3사 지난해 매출 성장률 1% 안팎
3고 현상 장기화에 내국인 소비 위축
외국인 매출은 사상 첫 2조…타깃 마케팅 분주
백화점 3사인 롯데, 신세계, 현대의 지난해 실적이 나란히 공개되는 속 수익성 개선은 성공했지만 매출은 1% 안팎으로 오르면서 저성장을 나타냈다. 3사는 지난해 외국인들이 백화점에서만 쓴 돈이 2조원을 넘긴 점을 보며, 외국인들을 겨냥한 인프라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더팩트DB
백화점 3사인 롯데, 신세계, 현대의 지난해 실적이 나란히 공개되는 속 수익성 개선은 성공했지만 매출은 1% 안팎으로 오르면서 저성장을 나타냈다. 3사는 지난해 외국인들이 백화점에서만 쓴 돈이 2조원을 넘긴 점을 보며, 외국인들을 겨냥한 인프라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더팩트DB

[더팩트 | 손원태 기자] 내수 소비 절벽에 직면한 국내 백화점 업계가 외국인 관광객이라는 강력한 '구원투수'를 만났다. 고금리·고물가·고환율 등 '3고(高) 현상'으로 국내 고객이 지갑을 닫아 매출 성장률이 1% 안팎에 머물렀지만, 외국인 매출이 사상 처음 2조 돌파하며 실적 하방을 받쳐주는 모습이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롯데, 신세계, 현대 등 백화점 3사의 지난해 매출 성장률은 1% 내외에 그쳤다. 롯데백화점의 지난해 순매출은 전년 대비 0.6% 오른 3조3394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신세계백화점은 1.0% 증가한 2조6747억원을, 현대백화점은 0.1% 상승한 2조4377억원을 나타냈다.

매출 대비 영업이익은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백화점은 전년 대비 27.7% 증가한 5042억원을 썼다. 신세계백화점과 현대백화점은 각각 0.4%, 9.6% 증가한 4061억원, 3935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익이 오른 것은 수익성 중심으로 경영 전략을 변경한 덕이다. 롯데백화점은 주력 점포인 본점과 잠실점 등 대형 점포들의 고마진 패션 판매액이 수익성을 크게 개선했다. 신세계백화점은 본점과 강남점, 부산 센텀시티점 등을 리뉴얼하면서 고객 유입을 이끌었다. 현대백화점 역시 본점과 무역센터점, 판교점 등 수도권 점포의 럭셔리 매출이 크게 뛰었다는 평가다.

그러나 3사 모두 매출 신장률이 1% 안팎을 기록하며 외형 성장은 사실상 멈췄다. 고금리·고물가·고환율 등 '3고(高) 현상'이 장기화하면서 내국인 소비 심리가 얼어붙었기 때문이다. 사실상 내수만으로는 성장 한계에 부딪힌 상황이다.

방한 외국인 고객의 편의를 위해 신세계백화점 본점에 도입된 AI 외국어 통번역 서비스 사진. 업계는 외국인 접근성이 강화된 만큼 단기 프로모션을 넘어 결제 및 이용 편의성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방한 외국인 고객의 편의를 위해 신세계백화점 본점에 도입된 AI 외국어 통번역 서비스 사진. 업계는 외국인 접근성이 강화된 만큼 단기 프로모션을 넘어 결제 및 이용 편의성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이런 상황에서 백화점 업계는 외국인 관광객 유입 효과로 뜻밖의 동아줄을 잡았다. 지난해 우리나라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이 역대 최대치인 1894만명을 기록하면서 백화점 구원투수로 등장한 것이다. 외국인 매출은 백화점 전체 거래액의 5% 내외 비중을 차지하면서 점차 중요도를 높여가고 있다.

먼저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외국인 매출이 7348억원을 기록, 전년(5719억원) 대비 28.5% 증가했다. 이 기간 신세계백화점의 외국인 매출은 약 6500억원을, 현대백화점은 약 700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백화점 3사에서 외국인이 쓴 돈만 역대 최대인 2조원을 돌파했다.

외국인 관광객이 백화점으로 몰려들면서 전체 거래액에서 외국인이 차지하는 매출 비중도 점차 커지는 모습이다.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전체 거래액 대비 외국인이 약 4%를, 신세계백화점과 현대백화점은 약 6%의 비중을 차지했다.

롯데백화점은 서울 본점과 잠실점, 부산점과 동부산점의 외국인 매출이 직전 연도 대비 10% 이상 올랐다는 설명이다. 신세계백화점의 경우 지난해 4분기만 외국인 매출이 전년 동 기간 대비 70% 증가했다. 현대백화점은 더현대서울이 팝업 성지로 입소문을 타면서 외국인들의 지갑을 열었다고 한다.

업계에서는 올해 국내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사상 처음으로 2000만명을 넘길 것으로 내다본다. 백화점 3사가 최근 외국인 전용 프로모션이나 간편결제 시스템을 앞다퉈 도입하게 된 배경이다.

롯데백화점은 외국인 전용 멤버십인 '롯데 투어리스트 카드'를 출시하며, 외국인 전용 혜택을 강화하고 있다. 백화점뿐 아니라 면세점, 편의점, 대형마트 등 롯데그룹 계열사 간 프로모션과 할인 혜택을 연계해 외국인들의 쇼핑 편의를 높였다.

신세계백화점은 에르메스와 루이비통 등 명품 매장들을 국내 최대 규모로 내 외국인들의 소비 심리를 자극했다. 주력 점포인 강남점은 스위트파크와 하우스 오브 신세계, 신세계마켓 등 K-푸드 전문관을 세워 외국인들의 입맛마저 겨냥했다.

현대백화점도 중국 최대 카드사인 유니온페이와 손잡고, 중국인들이 주로 사용하는 간편결제 시스템을 국내로 도입했다. 유니온페이는 중국에서 애플페이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로, 국내 백화점 중 이를 도입한 곳은 현대백화점이 처음이다.

업계 관계자는 "백화점 매출에서 외국인 손님이 차지하는 비중이 점차 높아지는 만큼 이들의 쇼핑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서비스와 시스템을 개선하고 있다"면서 "백화점이 쇼핑과 문화, 관광 등을 모두 아우르는 K-콘텐츠 공간으로 거듭나도록 인프라를 강화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tellme@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 이메일: jebo@tf.co.kr
· 뉴스 홈페이지: https://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