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담대 의존 카카오뱅크…정부 '가계빚 브레이크' 속 성장공식 바뀔까
  • 이선영 기자
  • 입력: 2026.02.10 00:00 / 수정: 2026.02.10 00:00
보금자리론·주담대 14.5조, 대출의 31%…NIM·NIS는 2년째 하락
가계부채·주담대 규제 속 중저신용·SOHO·플랫폼 수익 낼지 관심
카카오뱅크가 중저신용·개인사업자(SOHO)·플랫폼 비이자 수익으로 포트폴리오를 어떻게 바꿔갈지가 2기 성장의 관건이다. /카카오뱅크
카카오뱅크가 중저신용·개인사업자(SOHO)·플랫폼 비이자 수익으로 포트폴리오를 어떻게 바꿔갈지가 2기 성장의 관건이다. /카카오뱅크

[더팩트ㅣ이선영 기자] 카카오뱅크가 지난해 사상 최대 순이익을 기록했지만 수익 구조를 뜯어보면 주택담보대출(주담대)과 가계대출에 대한 의존은 더 커졌다. 정부가 6·27 가계부채 관리방안 이후 은행권 주담대·가계대출 성장률을 압박하는 상황에서 '주담대 드라이브'만으로 성장 스토리를 이어가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카카오뱅크가 중저신용·개인사업자(SOHO)·플랫폼 비이자 수익으로 포트폴리오를 어떻게 바꿔갈지가 2기 성장의 관건으로 떠올랐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수익(매출) 3조863억원, 영업이익 6494억원, 당기순이익 480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14.9%, 순이익은 9.1% 늘어나며 역대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다.

여신 잔액은 46조9000억원으로 1년 새 9% 증가했고, 수신은 13조3000억원 늘어난 68조3000억원까지 불어났다. 고객 수는 2670만명, 월간활성이용자(MAU)는 2000만명을 넘어섰다.

눈에 띄는 변화는 '이자이익'보다 '비이자이익'에 있다. 2025년 이자이익(여신이자수익)은 1조9977억원으로 전년(2조565억원)보다 2.9% 줄어든 반면, 비이자이익은 1조886억원으로 22.4% 급증했다. 전체 영업수익(3조863억원) 가운데 비이자 비중은 35% 수준까지 올라섰다. 수수료·플랫폼 수익(펀드·보험·증권 계좌 연계 등)이 3105억원으로 2.9% 늘어난 것도 비이자 확대에 기여했다.

반대로 예대마진을 보여주는 순이자마진(NIM)은 1.94%로, 전 분기(1.81%)보다 올랐지만 전년 동기(2.15%) 대비 0.21%포인트 축소됐다.

예대금리차(NIS)는 2.50%에서 2.34%로 떨어졌다. 보금자리론·정책모기지 등 상대적으로 금리가 낮은 주담대를 빠르게 늘린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주담대·정책모기지 14.5조…대출의 31%가 집담보

대출 포트폴리오를 보면 카카오뱅크의 '주담대 편향'은 더 분명해진다. 지난해 말 기준 주택담보대출(보금자리론 등 정책모기지 포함) 잔액은 14조5410억원으로, 1년 전(12조6520억원)보다 15% 늘었다. 전체 여신에서 주담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29%에서 31% 수준으로 올라섰다.

카카오뱅크 전체 대출의 90% 이상이 가계대출인 점을 감안하면 '가계+주담대' 중심 구조가 더 강화된 셈이다. 정책모기지 비중이 커지면서 자산 건전성에는 도움이 되지만, 수익성(NIM) 측면에서는 부담이 되는 구조다.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는 어느 정도 성과를 내고 있다. 2025년 한 해 동안 중저신용자에게 공급한 신규 대출은 2조원 수준으로, 지난해 4분기 기준 중저신용자 대출 잔액 비중은 32.1%까지 올라왔다. 다만 브릿지론·사업자 대출이 많은 타 인터넷은행과 비교하면 여전히 '우량 가계+주담대'에 상대적으로 더 무게가 실린 포트폴리오다.

자본여력은 여전히 충분하다. 지난해 말 기준 BIS 비율은 23.15%, 보통주자본비율(CET1)은 22.03%로, 업계 최상위 수준이다. 다만 전년 대비 4%포인트 가량 낮아져, 향후 성장·배당·투자 여력을 얼마나 균형 있게 배분할지도 과제로 떠올랐다.

정부는 가계·주담대 브레이크…'주담대 드라이브'만으론 한계

문제는 정책 환경이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6·27 가계부채 관리방안을 통해 수도권·규제지역 내 주택담보대출 관리 강화를 선언했고, 이후 은행권 가계대출 증가세가 눈에 띄게 둔화됐다고 평가했다.

실제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은행 가계대출 증가율은 1.8%로, 2024년(3.5%)보다 크게 낮아졌다. 올해는 이보다 더 낮은 수준에서 관리하겠다는 방침도 재확인했다.

인터넷전문은행이라고 예외는 아니다. 당국은 그간 인뱅의 주담대·전월세대출 증가 속도를 면밀히 모니터링해왔고 금리 인하·한도 경쟁 과정에서 '가계부채 규제 우회 통로'가 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메시지를 반복해왔다.

카카오뱅크 입장에선 그동안 성장 엔진 역할을 해온 주담대가 중장기적으로는 '속도 조절 대상'이 될 가능성을 염두에 둘 수밖에 없다. 정책모기지·보금자리론 비중을 늘리는 방식으로 성장 여력을 이어갈 수는 있지만, 일반 주담대·신용대출을 과감하게 키우는 전략은 가계부채 관리 기조와 정면충돌할 수 있기 때문이다.

카카오뱅크의 다음 성장 스토리는 포트폴리오 전환에 달려 있다는 분석도 있다. 사진은 2023년 4월 18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2023 카카오뱅크 프레스톡에서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가 올해의 계획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더팩트 DB
카카오뱅크의 다음 성장 스토리는 '포트폴리오 전환'에 달려 있다는 분석도 있다. 사진은 2023년 4월 18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2023 카카오뱅크 프레스톡'에서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가 올해의 계획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더팩트 DB

중저신용·SOHO·플랫폼이 '2·3번 엔진'…관건은 수익성

카카오뱅크의 다음 성장 스토리는 '포트폴리오 전환'에 달려 있다는 분석도 있다. △중저신용·청년층 등 포용금융 △SOHO·자영업자 금융 △투자·보험·해외송금 등 플랫폼 비이자 수익, 세 가지 축이 동시에 작동해야 한다는 얘기다.

중저신용 대출은 인터넷은행 본래의 정책적 역할과 맞닿아 있다. 다만 중저신용 비중을 더 끌어올리려면 금리·한도 경쟁뿐 아니라 연체·부실 관리 역량도 함께 보여줘야 한다. 지속적으로 연체율을 낮게 유지하면서도 중저신용 비중을 늘릴 수 있는지가 규제·시장 모두에게 신뢰를 줄 수 있는 지점이다.

SOHO 금융은 성장성 측면에선 매력적이지만 경기 민감도와 리스크 관리 난이도도 높다. 배달·온라인 셀러·프리랜서 등 디지털 자영업자를 타깃으로 한 비대면 심사·데이터 기반 여신 모델이 어느 정도 검증되느냐에 따라 카카오뱅크만의 'SOHO 특화' 이미지를 만들 수 있을지가 갈린다.

플랫폼 비이자 수익은 이미 1조원을 넘기며 의미 있는 축으로 올라섰다. 펀드·보험·증권·외환·해외송금 등에서 '추천·연계 수수료'를 얼마나 고정적인 수익원으로 만들 수 있느냐, 그리고 마이데이터·생활금융 서비스와의 결합을 통해 충성 고객을 붙잡을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포용금융'과 '성장·수익성' 사이 균형이 시험대

카카오뱅크는 규제당국이 강조하는 포용금융·중저신용 대출 확대와, 주주들이 요구하는 성장·수익성·배당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아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가계·주담대 성장에 브레이크가 걸린 환경에서, 여전히 '집담보 대출 은행' 이미지에 머문다면 밸류에이션(기업가치) 재평가도 쉽지 않다.

반대로 중저신용·SOHO·플랫폼 중심으로 너무 빠르게 궤도를 틀 경우 아직 검증되지 않은 영역에서 리스크가 한꺼번에 분출할 수 있다는 우려도 공존한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카카오뱅크는 이제 단순한 예·적금·주담대 은행이 아니라, 중저신용·자영업자·투자·보험까지 아우르는 종합 리테일 플랫폼으로 스스로를 증명해야 하는 시기에 들어섰다"며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 기조를 감안하면 주담대 성장 속도를 점잖게 가져가되, 비이자와 새로운 대출 포트폴리오가 향후 2~3년 평가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가운데 카카오뱅크는 올해도 가계대출을 보수적으로 관리하는 대신 정책자금·개인사업자 대출을 축으로 여신 성장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올해 전체 여신 잔액 증가율은 2025년(8.5%)과 비슷한 수준을 목표로 하되, 지난해 출시한 개인사업자 부동산담보대출을 본격적으로 키워 사업자 포트폴리오와 시장 커버리지를 넓히겠다는 구상이다. 실제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은 2023년 말 7830억원에서 2024년 말 1조8940억원, 지난해 말 3조550억원으로 2년 새 세 배 이상 불어났다. 같은 기간 5대 은행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이 2024년 말 325조6000억원에서 지난해 12월 324조4000억원으로 1조2000억원 줄어든 것과 대비된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비이자 부문에서도 공격적인 성장 계획을 제시했다. 카카오뱅크는 2026년 광고사업 매출을 30% 이상 늘리고, 대출 비교 영역을 개인사업자·자동차 금융까지 확장하는 한편 지급결제 신상품과 투자 서비스 강화를 통해 수수료·플랫폼 수익을 전년 대비 20% 성장시키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2분기에는 앱 내 '투자' 탭을 신설해 고객이 MMF와 가상자산, 국내·해외 주식매매 등 다양한 상품을 한 번에 비교·투자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순차적으로 고도화할 계획이다. 늘어나는 수신을 바탕으로 자금 운용 규모와 포트폴리오 효율을 높여 운용 수익도 함께 키운다는 구상이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시중은행의 소상공인·개인사업자 대출 잔액이 줄어드는 환경에서도 정책자금·개인사업자 대출 공급에 적극 나서겠다"며 "여신 포트폴리오 다변화와 수수료·플랫폼 비즈니스 성장을 통해 NIM 하락과 가계대출 규제 속에서도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갖추는 게 올해 핵심 과제"라고 말했다.

seonyeo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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