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세종=박은평 기자] 지난해 공정거래위원회가 심사를 완료한 기업결합 건수가 4년째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으로 인한 거래 축소와 2024년 8월부터 기업결합 신고 면제 대상을 확대한 것의 영향으로 보인다. 분야별로는 반도체, 데이터센터, 로봇, 게임, 화장품에서 기업결합이 활발하게 나타났다.
공정거래위원회는 4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5년 기업결합 심사 동향 및 주요 특징'을 발표했다.
지난해 기업결합 심사 건수는 전년보다 208건(26%) 감소한 590건으로 집계됐다. 대상은 지난해 공정위가 심사를 '완료'한 기업결합을 의미한다.
심사 건수는 4년째 감소세다. 2021년 1113건에서 2022년 1027건, 2023년 927건, 2024년 798건에서 지난해 더 줄었다.
결합 금액은 358조3000억원 수준으로 전년(276조3000억원)보다 29.7% 증가했다. 공정위는 시놉시스의 앤시스 인수(50조원), 마스의 캘라노바 인수(49조원) 등 비교적 대규모 기업 결합 건수가 많았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국내기업에 의한 기업결합 건수는 416건으로 전체의 70.5%를 차지했고, 기업결합 금액은 52조4000억원으로 전체의 14.6%에 해당했다. 이 중 국내기업에 의한 외국기업 결합은 20건으로 2조6000억원 규모였다.
대기업집단에 의한 기업결합 건수는 137건으로 국내기업에 의한 기업결합의 32.9%를 차지했다. 기업결합 금액은 21조5000억 원으로 국내기업에 의한 기업결합의 41.0%를 차지했다. 기업집단별로는 SK가 12건으로 가장 많았고 태광 8건, 한화 7건이 뒤를 이었다.
외국기업에 의한 기업결합 건수는 174건, 기업결합 금액은 305조9000억원으로 전체 85.4%에 해당한다. 이중 외국기업 간 결합 건수는 131건, 295조원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업종별로 보면 서비스업이 367건으로 전체의 62.2%를 차지했고 나머지 223건은 제조업 분야였다.
세부적으로 보면 반도체 설계 및 소재·부품·장비, 데이터센터, 기업용 인공지능(AI) 솔루션, 클라우드, 로봇 등 AI 가치사슬과 연관된 기업결합이 다방면에 걸쳐 이뤄졌다.
또 최근 한류 확산을 배경으로 K-팝·게임 등 엔터테인먼트 분야를 비롯해 뷰티 등 'K-컬처' 관련 시장에서도 기업결합이 다수 있었다.
기업결합 수단별로 보면 주식취득이 321건으로 가장 많았고 영업양수(98건) 합작회사 설립(96) 임원겸임(38건), 합병(37건) 순이었다.
경쟁제한 여부를 면밀히 검토할 필요가 있어 심층 심사를 진행한 경우는 50건으로 전년보다 14건 증가했다. 금액 기준으로는 31조원에서 97조원으로 3배 이상 늘었다.
특히 경쟁을 실질적으로 제한할 우려가 컸던 '시놉시스-앤시스 주식취득', '티빙-웨이브 임원 겸임', '지마켓-알리익스프레스 합작회사 설립' 등 3건에 대해서는 시정조치를 부과했다.
공정위는 필요시 전문성·중립성을 갖춘 이행감독기구를 구성하는 등 시정조치 사후 관리에도 힘섰다.
실제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시정조치 불이행에 대해서는 역대 최대 수준인 이행강제금 185억원을 부과했다.
공정위는 "시장의 혁신·경쟁 생태계가 촉진될 수 있도록 신속하면서도 면밀한 기업결합 심사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며 "최근 신산업 분야를 중심으로 점차 늘어나고 있는 핵심 인력 흡수 등 새로운 유형의 기업결합에 대해서도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관련 제도를 정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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