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조성은 기자] 유한양행의 단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나, 증권가에서는 중장기 기업 가치 상승 가능성에 더 무게를 두는 모양새다. 유럽 출시 마일스톤 유입 시점이 늦춰지며 분기 실적은 다소 부진할 수 있지만, 핵심 파이프라인의 글로벌 처방 확대와 로열티 수익 구조가 본격화되면서 이익 체력은 오히려 강화되고 있다는 평가다.
4일 업계에 따르면 IBK투자증권은 유한양행의 2025년 4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을 313억원으로 추정했다. 이는 시장 컨센서스(467억원)를 하회하는 수준이다. 흥국증권도 최근 보고서에서 유한양행의 4분기 영업이익을 326억원으로 내다봤다.
실적 눈높이가 낮아진 배경으로는 4분기 예정됐던 렉라자의 유럽 시장 진출에 따른 마일스톤 약 420억원(3000만 달러)이 2026년으로 이월된 점이 꼽힌다. 다만 이는 실적 소멸이 아닌 인식 시점의 문제로, 수익 실현 가능성 자체에는 변화가 없다는 분석이다.
오히려 이번 분기에는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라즈클루즈'(성분명 레이저티닙)와 리브리반트 병용요법의 중국 출시로 약 640억원 규모의 마일스톤이 반영되며 전년 대비 흑자 전환 흐름은 유지될 전망이다. 증권가는 분기별 실적 변동성보다는 로열티 수익이 작동하는 구조적 변화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중장기 실적 개선의 핵심은 라즈클루즈 기반 로열티 수익 확대다. 해당 병용요법은 지난해 11월 미국종합암네트워크(NCCN) 가이드라인에 선호 요법으로 등재된 데 이어, 12월에는 투약 편의성을 개선한 리브리반트 피하주사(SC) 제형이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았다. 이에 따라 글로벌 처방 확대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는 평가다.
이지원 흥국증권 연구원은 "유한양행 기업가치의 핵심인 렉라자 라이선스 수익의 압도적 성장세와 함께 알레르기 치료제 레시게르셉트(YH35324) 임상 2상 진입(올해 중간 결과 예상), 글루카곤유사펩타이드(GLP)-1 후보물질 도출도 올해 예정돼 있어 실적 추정치는 가파르게 상승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연내 도출이 예정된 최종 전체생존기간(OS) 데이터는 향후 처방 시장 점유율을 좌우할 결정적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임상적 가치가 명확히 입증될 경우, 유한양행이 수령하는 로열티 규모도 단계적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증권가는 2026년을 기점으로 로열티 수익이 본격적인 실적 성장 엔진으로 작동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라즈클루즈 이후를 뒷받침할 차기 파이프라인에 대한 기대도 커지고 있다. 알레르기 질환 치료제 'YH35324'와 대사이상 관련 지방간염(MASH) 치료제 'YH25724'가 임상 단계에서 성과를 가시화할 경우, 성장 동력이 단일 품목에 집중돼 있다는 우려도 완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증권가는 유한양행의 영업이익이 2025년 약 1100억원에서 2026년 1400억원 이상으로 증가하며 이익 체력이 한 단계 도약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정이수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시장의 관심이 라즈클루즈 성과에 집중돼 있었다면, 향후에는 로열티 수익 확대와 차기 파이프라인의 임상 진전 여부를 함께 점검할 시점"이라며 "단기 실적 변동성보다 중기 성장 구조의 점진적 강화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