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최의종 기자] 현대자동차그룹 보스턴다이내믹스의 휴머노이드 로봇인 '아틀라스' 공개 이후 로봇 생태계가 꿈틀대고 있다. 현대차그룹 현대모비스가 아틀라스에 핵심 부품인 액추에이터를 공급할 계획이라고 밝히며 밸류체인에 편입됐다. 배터리를 비롯한 다양한 산업군도 편입될 전망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모비스는 연내 현대차그룹 의왕연구소에 아틀라스 액추에이터 프로토타입 개발을 위한 시작 라인을 설치한다. 현대모비스는 자동차 부품 대량 생산 경험을 바탕으로 액추에이터를 만들어 보스턴다이내믹스에 공급할 예정이다.
앞서 보스턴다이내믹스는 지난달 6~9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6에서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를 공개했다. 아틀라스는 최대 50kg까지 들 수 있는 등 중국 업체가 만든 휴머노이드 로봇 대비 뛰어난 성능을 갖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아틀라스 공개 이후 테슬라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와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 상황에서, 산업계는 로보틱스 생태계 구축에 따른 밸류체인 편입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B2B 시장을 타깃으로 했지만 향후 B2C 시장으로 확대하면 수익이 클 것이라는 분석 때문이다.
당장 현대모비스는 보스턴다이내믹스 액추에이터 공급으로 수익이 생길 것으로 기대한다. 현대차그룹은 연 3만대 규모 로봇 공장을 세울 계획인데, 액추에이터가 로봇 재료비 60%를 차지하는 점을 고려하면 현대모비스도 자연스레 이익이 극대화할 것이라는 기대다.
생태계는 배터리 업계로도 확대된 상태다.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는 로봇용 배터리 공급을 강조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6곳 업체에 원통형 배터리를 공급 중이다. 삼성SDI는 지난해 2월 현대차·기아와 로봇용 배터리 공동 개발을 위한 MOU(양해각서)를 체결했다.
SK온은 현대차그룹 계열사 현대위아 물류로봇과 주차로봇에 파우치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당장 로봇용 배터리 수요가 전기차나 ESS(에너지저장장치)와 비교하면 미미한 수준이나, 향후 로보틱스 생태계가 본격적으로 구축되면 배터리 업계도 존재감이 커질 전망이다.

포스코그룹 이차전지소재 계열사 포스코퓨처엠은 휴머노이드 등에 적용할 수 있는 전고체 배터리 소재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포스코퓨처엠은 지난달 미국 전고체 배터리 업체 팩토리얼과 투자 계약을 맺었다.
고려아연은 로봇·드론용 복합동박 탑재 고성능 배터리 기술개발을 위해 태성, 네오배터리머티리얼즈코리아와 손을 잡았다. 복합동박은 구리로만 만든 일반동박 대비 구리 사용량이 적고 폴리머 소재로 구성돼 있다. 휴머노이드 로봇 등에 적합한 소재로 알려져 있다.
철강업계도 로봇 생태계가 구축되면 존재감을 드러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휴머노이드 로봇용 특수강 시장은 2024년 12억달러 규모였으나 2034년까지 35억달러에 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연평균 성장률은 11.5%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있다.
내구성과 신뢰성이 요구되는 휴머노이드 로봇 제조에 특수강은 필수 소재라는 평가가 있다. 이미 해외 업체들은 휴머노이드 로봇용 특수강 시장에 진출한 상태다. 2024년 아르셀로미탈이 맞춤형 강철 설루션을 개발했고, 지난해 JFE 스틸이 스테인리스강 합금을 공개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세아베스틸이 향후 휴머노이드 로봇용 특수강 분야에서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세아베스틸은 자동차와 건설 중장비, 베어링 업체 등에 특수강을 공급하고 있다. 2021년에는 로봇 감속기용 강재를 개발하기도 했다.
피지컬 AI(인공지능)으로 AI 패러다임이 전환하면서 로봇 생태계가 구축하는 상황에서 기초적인 전력 업체 등도 영향받을 전망이다. 보스턴다이내믹스가 구글 딥마인드와 협력하며 차세대 휴머노이드 개발에 나서며 로봇 분야 AI 활용은 가속하고 있다.
산업계 전반에서 로봇 생태계 편입에 속도를 내는 상황에서 정부 차원에서는 AX(인공지능 전환) 지원 의지를 드러냈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지난달 "AI가 로봇·제조·물류 등에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AI 산업 성장을 뒷받침하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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