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 | 문은혜 기자] 철강업계가 글로벌 탄소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전기로를 늘리고 수소환원제철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산업용 전기료 체계를 개편하겠다고 예고하면서 비용 부담 우려가 커지고 있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포스코, 현대제철 등 국내 주요 철강사들은 탄소 중립 실현을 위해 전기로 활용을 늘리는 등 친환경 공정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동안 고로(용광로) 중심으로 철강재를 생산해온 포스코의 경우 올해 안에 광양제철소에 연산 250만톤 규모의 대형 전기로를 준공해 탄소저감재를 본격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국내에서 이미 11개의 전기로를 운영 중인 현대제철은 올해 상반기 중 당진 공장에서 전기로·고로 복합생산 프로세스를 가동해 기존 대비 탄소배출량 20% 감축에 나선다.
철강업계가 이처럼 전기로 활용을 확대하고 나서는 배경에는 글로벌 탄소 규제 강화가 있다. 특히 유럽연합(EU)이 올해부터 탄소국경조정제도(Carbon Border Adjustment Mechanism, CBAM)를 본격 시행하면서 대응에 분주한 상황이다.
전기로는 기존 고로 방식 대비 탄소 배출을 대폭 줄일 수 있어 지금과 같은 탄소 규제 강화 기조 속에서 국내 철강사들의 전기로 확대는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문제는 전기로 확대에 따른 전력 비용 부담이다. 전기로는 석탄 대신 전기를 대량으로 사용하는 구조라 전기료가 생산 원가를 좌우한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전기로로 생산하는 철강재 제조 원가의 약 10~15%는 전기료가 차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3년간 산업용 전기요금이 70% 이상 오르면서 철강업계의 원가 부담은 이미 큰 상황이다.
여기에 정부가 올해 1분기 중 산업용 전기료 체계 개편까지 예고하면서 철강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지난 1일 산업용 전기료 개편을 담은 에너지 전환 분야 업무계획을 발표했다. 저녁과 밤 시간대의 산업용 전기료는 지금보다 올리고 낮 시간대 요금은 낮추는 것이 골자다.
지금까지는 밤 시간대 산업용 전기요금이 낮 시간대보다 35∼50% 저렴했지만 요금 체제가 개편되면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철강 생산은 저녁이나 밤 시간대에도 설비를 돌려야하는 특성상 조업 시간을 인위적으로 조정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다만 아직까지 구체적인 요율은 정해지지 않아 업계는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탄소 규제에 따른 탈탄소 전환은 불가피하지만 비용으로 인한 가격 경쟁력도 약해질 수 밖에 없다"며 "전기료 부담을 완화할 수 있는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