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버리지 2배' ETF 탄생 눈앞…선택권 확대냐 변동성 관리냐
  • 이한림 기자
  • 입력: 2026.02.02 11:29 / 수정: 2026.02.02 11:29
금융위, 규제 빗장 풀고 상장 허용…'서학개미' 발길 돌리나
고위험 상품 확대에 투자자 보호 과제도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30일 자본시장법 시행령·금융투자업 규정 개정안을 오는 3월 11일까지 입법예고한다고 밝혔다. 개정안은 국내 우량주 1개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레버리지 ETF 등의 상장을 전면 허용하는 내용이 담겼다. /더팩트 DB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30일 자본시장법 시행령·금융투자업 규정 개정안을 오는 3월 11일까지 입법예고한다고 밝혔다. 개정안은 국내 우량주 1개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레버리지 ETF 등의 상장을 전면 허용하는 내용이 담겼다. /더팩트 DB

[더팩트ㅣ이한림 기자] 정부가 국내 우량 단일 종목을 2배로 추종하는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상장을 허가하면서 자본시장 판도 변화가 예고된다. 글로벌 기준과 투자자 보호를 위해 레버리지 비율을 2배로 고정했으나, 하락장에서 손실 위험이 크고 특정 우량주 쏠림 현상을 유발해 증시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위원회(금융위)는 지난달 30일 단일 종목 레버리지 ETF 상장 허용 등 내용이 담긴 자본시장법 시행령·금융투자업 규정 개정안을 오는 3월 11일까지 입법예고 한다고 밝혔다.

개정안에 따르면 우선 국내 우량주 1개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레버리지(±2배 이내) ETF와 상장지수증권(ETN)의 상장이 가능해진다. 또 커버드콜 등 전략형 상품 개발을 위해 옵션 대상 상품과 만기를 확대하고, 지수와 상관계수(0.7) 의무를 폐지하는 완전 액티브 ETF 도입을 위한 법적 근거 등도 마련됐다.

정부가 이처럼 파격적인 규제 완화에 나선 배경에는 우선 시장에서 우려한 해외 증시와 국내 증시의 비대칭을 해소하기 위한 차원이다. 그간 미국 등 해외 시장에서는 삼성전자 등 한국 우량주를 2배로 추종하는 상품이 이미 상장돼 활발하게 거래됐으나, 국내는 분산투자 규제 등에 막혀 유사 상품 출시가 불가능했다.

투자 규제는 공격적인 수익을 원하는 투자자들이 환전 비용과 세금을 감수하며 해외 시장으로 떠나는 '서학개미' 현상을 심화시킨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결국 정부는 이번 레버리지 ETF 등 상장 허용을 통해 국내 증시 매력도를 높여 자금 유출을 막고 해외로 나간 자본을 다시 국내로 환류시키겠다는 구상으로 풀이된다.

시장에서는 레버리지 2배 ETF 출시가 투자자들의 포트폴리오 구성 기회를 제공해 선택권을 확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수를 단순히 따라가는 패시브 시장에서 운용사의 창의적 전략이 담긴 액티브 상품도 쏟아질 수 있어 시장 활력도 제고될 전망이다.

코스피 5200, 코스닥 1100 등 역대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는 현 국내 증시가 안정적이고 장기적으로 시장에 안착할 수 있도록 유동성을 공급하는 마중물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개인 투자자들은 물론 기관과 외인 투자자들에게도 더 정교한 헤지(위험 분산) 수단을 제공해 자본시장 체급을 한 단계 높이는 계기로도 주목된다.

반면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단일 종목 레버리지 상품이 대거 등장할 경우, 특정 종목에 대한 수급 쏠림현상이 가속화돼 증시 전체의 변동성을 단기간에 확대할 가능성이 높아서다. 레버리지 상품 특성상 기초자산의 가격이 조금만 흔들려도 ETF 가격은 2배로 출렁이며, 이는 투자자들의 뇌동매매를 부추겨 시장 불안정을 높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변동성이 큰 하락장에서 고배율 상품이 시장에 하방압력을 가하는 기폭제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발생한다. 기초자산의 하락 폭이 깊어질수록 손실을 피하려는 추격 매도세가 레버리지 상품으로 몰리고, 이후 다시 주가 하락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된다면 시장 변동성을 극단적으로 확대하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지적이다.

금융위도 규제 완화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안전장치를 겹겹이 둘 전망이다. 레버리지 상품에 대한 사전 교육 이수 의무와 기본예탁금 제도를 엄격히 운용하고, 증권사들의 위험 고지 의무 강화 등 고위험 상품 확대에 따른 엄격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시각도 이어지고 있다.

한 대형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이번 제도 개선은 국내 증시 프리미엄을 창출하려는 정부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면서도 "단일 종목 레버리지는 고위험 상품인 만큼 시장의 변동성을 확대할 수 있다는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운용사의 책임 있는 상품 설계와 투자자의 신중한 접근이 병행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2kun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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