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박지웅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케빈 워시 전 연방준비제도(Fed) 이사를 차기 연준 의장 후보로 지명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국제 금값과 은값, 비트코인 가격이 일제히 급락한 가운데, 최근 5300선을 돌파하며 고공행진하던 코스피가 조정을 받을지에 시장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1일 로이터에 따르면 30일(현지시간) 금 현물 가격은 전장 대비 9.5% 급락한 온스당 4883.62달러에 거래됐다. 이는 1980년대 초 이후 최대 하락 폭이다. 은 현물 가격도 전장 대비 27.7% 급락한 83.99달러에 거래되며 온스당 100달러 선 아래로 내려앉았다. 은 역시 하루 기준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대표적 위험자산으로 분류되는 비트코인도 심리적 지지선으로 여겨지던 8만 달러 선이 무너지며 급락했다. 비트코인 가격이 8만 달러 아래로 내려간 것은 지난해 4월 11일 이후 처음이다. 지난해 10월 6일 기록한 사상 최고가 12만6210.5달러와 비교하면 약 38% 하락한 수준이다.
시장은 워시 후보자의 통화정책 성향에 주목하고 있다. 그는 과거 연준 이사 시절 양적완화 정책에 비판적인 입장을 보였고, 최근에도 통화 긴축에 무게를 두는 발언을 이어왔다. 트럼프 대통령의 금리 인하 기조와는 달리, 인플레이션 억제에 우선순위를 둘 수 있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연준의 완화적 스탠스가 예상보다 빨리 끝날 수 있다"는 경계감이 자산시장 전반으로 확산됐다.
이 같은 인식 변화는 자금 이동, 이른바 '머니무브'를 촉발하고 있다. 그동안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으로 각광받던 금과 은, 고위험·고수익 자산으로 평가받던 가상자산에서 자금이 빠져나와 달러와 채권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실제 달러화 가치는 반등세를 보였고, 미 국채 금리도 소폭 상승했다. 세계 최대 채권 운용사인 핌코는 최근 "미국 주식은 고평가 국면에 진입한 반면, 채권은 팬데믹 이후 가격 조정으로 매력적인 구간에 들어섰다"며 향후 채권 수익률이 주식을 앞설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제 관심은 한국 증시로 옮겨가고 있다. 코스피는 최근 반도체와 로봇 관련주의 강세에 힘입어 5300선을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그러나 글로벌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강화될 경우, 그동안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였던 코스피 역시 조정 압력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상헌 iM증권 연구원은 "통상 가상자산을 비롯한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더 커지면 주식시장의 약세가 시작된다"며 "그동안 유독 강세보였던 코스피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