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최의종 기자] 현대자동차·기아가 지난해 역대급 매출을 기록했으나 미국의 상호관세 여파로 조단위 비용 부담이 생겼다. 한미 관세 협상은 타결됐으나,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돌발 발언으로 불확실성은 여전한 상황이다. 현대차와 기아는 어려울수록 시장 주도권을 위해 투자를 확대할 방침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해 매출 186조2545억원, 영업이익 11조4679억원, 도매 판매 413만8389대를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6.3%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19.5% 줄었다. 영업이익률은 6.2%를 기록했다.
기아는 지난해 매출 114조1409억원, 영업이익 9조781억원. 도매 판매 313만5873대를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6.2%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28.3% 감소했다. 판매 대수는 1.5% 늘었다. 영업이익률은 8.0%다.
현대차·기아는 지난해 미국 관세 효과로 인한 비용이 각각 4조1000억원, 3조원 규모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올해도 비슷한 수준 비용 부담이 있을 것으로 봤다. 기아도 실질적인 비용 부담 수준을 3조3000억원에서 3조5000억원 정도로 예상했다.
앞서 한미 정부는 지난해 관세 협상을 타결했다. 자동차 관세는 25%에서 15%로 낮아졌다. 관세 인하 적용 시점은 협상 내용이 담긴 대미투자특별법이 한국 국회에 발의된 달 1일 기준으로 소급하기로 했다. 이에 지난해 11월부터 관세 인하가 소급 적용됐다.
현대차·기아는 다만 관세 인하 효과가 크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이승조 현대차 재경본부장 부사장은 "4분기 25% 관세율이 적용된 재고가 판매돼 관세율 인하 효과가 제한적이었다"라며 "3분기에 이어 선제적 컨틴전시 플랜을 적극 시행해 부정적 영향을 약 60% 만회했다"라고 했다.
기아는 "관세가 15%로 적용되는 것이 (지난해) 11월 1일이기는 했지만 미국 판매 법인에서 보유하던 재고 부분 때문에 순수하게 15% 영향을 받았던 11월 말 이후였다"라며 "3분기 대비 4분기 관세가 줄어든 효과는 명확하게 크게 차이 나게 보이지 않은 것 같다"라고 말했다.
지난해 관세 협상 타결로 현대차·기아는 일본·유럽연합(EU) 등 경쟁국 업체와 미국 시장에서 경쟁력 측면에서 뒤처지지 않는다고 기대했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한국 국회가 협상 내용에 입법 절차를 진행하지 않는다고 밝히면서 불확실성이 다시 생겼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6일(현지시간) 본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한국 의회가 역사적인 무역협정을 아직 입법으로 이행하지 않았기에 자동차, 목재, 의약품을 포함한 모든 상호관세에 한국산 제품 관세를 15%에서 25%로 인하한다"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튿날 "우리는 한국과 함께 해결책을 마련할 것"이라며 철회 여지를 남기면서 한발 물러서기도 했다. 다만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은 28일(현지시간) "한국 의회 승인 전까지는 한국과의 무역 합의는 없는 것"이라고 했다.
한국 정부는 미국 정부 의도 파악에 나선 상황이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미국으로 이동해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과 만난다. 구윤철 경제부총리는 국회에 대미투자특별법과 관련해 협조를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여야는 비준 여부를 놓고 의견차를 보이고 있다.
관세 불확실성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현대차·기아는 본연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입장이다. 현대차는 올해 투자 규모를 17조8000억원으로 설정했다. 전년 실적 14조5000억원 대비 23.2% 증가한 수치다. SDV(소프트웨어중심차량) 전환과 AI(인공지능) 주도권 확보를 위해서다.
이 부사장은 "SDV 전환을 위한 자율주행과 AI 등 핵심 기술 투자 확대 등으로 전년 대비 21% 증가한 7조4000억원 연구개발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라며 "관세 대응을 위한 북미 현지화 투자와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투자 등으로 9조원을 계획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김승준 기아 재경본부장 전무는 "가장 큰 수익 모델 텔루라이드는 12만7000대에서 17만7000대까지 물량 증량하며 북미지역 순익을 유지할 것"이라며 "내부적인 원가 경쟁력 확보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어느 회사 못지않은 절실함을 갖고 움직이고 있다"라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6~9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6에서 보스턴다이내믹스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를 공개했다. 오는 2028년부터 미국 HMGMA(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 공장에 아틀라스를 우선 투입할 계획이다.
그룹 차원에서 추진하는 자율주행·로보틱스 등 미래 사업에 현대차·기아는 공동 투자·공동 개발·공통 사업화 형태로 참여하고 있다. 테슬라와 중국 업체에 대항해 자율주행 기술 고도화와 상용화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입장이다.
이 부사장은 "지난해 말부터 휴머노이드(아틀라스) 메타플랜트 PoC(기술검증)을 진행하고 있으며 스마트카 데모카 모델은 빠르면 올해 하반기 출시될 것"이라며 "(지난해 구입한 엔비디아 GPU 5만장은)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정성국 기아 IR·전략투자담당 전무는 "로보틱스 큰 그림을 CES를 통해 촌칭했고, 구글 딥마인드와 협력한 뒤 장기적으로 양산에 들어가는 그림을 말씀드렸다"라며 "레벨 4 자율주행은 모셔널이 올해 말 사업 론칭을 준비한다. 정례화해 방식을 전달하도록 준비하겠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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