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플레이션 시대 구원투수 vs 일자리 킬러…'아틀라스' 둘러싼 명암
  • 문은혜 기자
  • 입력: 2026.01.28 00:00 / 수정: 2026.01.28 00:00
로봇 투입을 통한 생산원가 절감 기대감
노동자 일자리 위협 우려도
현대자동차그룹 보스턴다이나믹스가 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공개한 차세대 전동식 아틀라스 개발형 모델. /현대자동차그룹
현대자동차그룹 보스턴다이나믹스가 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공개한 '차세대 전동식 아틀라스 개발형 모델'. /현대자동차그룹

[더팩트 | 문은혜 기자] 원자재값 인상 등 영향으로 차 가격이 갈수록 비싸지는 '카플레이션(자동차+인플레이션)' 시대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현대차그룹의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가 해법이자 동시에 논란의 중심이 되고 있다. 생산원가 절감에 대한 기대와 일자리 위협 우려가 부딪히며 제조업의 미래를 둘러싼 논쟁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평가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6에서 아틀라스를 공개한 현대차그룹은 오는 2028년부터 미국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 아틀라스를 투입하고 2030년부터는 부품 조립까지 작업 범위를 확대할 계획을 밝혔다.

아틀라스는 두 발로 걷고 팔다리를 움직이며 사람처럼 작업할 수 있는 휴머노이드 로봇이다. 360도로 회전하고 최대 50kg의 하중을 들어 올릴 수 있으며 약 2.3m 높이까지 작업도 가능하다. 또한 영하 20도~영상 40도 범위의 환경에서도 작동하는 내구성을 갖췄다.

업계에서는 아틀라스 1대당 가격을 약 2억원, 연간 유지비용은 1400만원 정도로 추정하고 있다. 인간의 노동력으로 24시간 가동 시 3명의 인건비가 연 3억원(평균 연봉 1억원 기준)인 것과 비교하면 아틀라스는 초기 구입비 이후 유지비만 발생해 장기적으로 상당한 비용 절감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이에 현대차그룹은 오는 2028년까지 연간 3만대의 로봇을 생산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구글 딥마인드와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통해 생성형 AI '제미나이 로보틱스' 기반 모델을 아틀라스에 통합, 로봇의 추론 및 인지 능력을 향상시킨다는 전략도 밝혔다.

증권가는 아틀라스가 본격 도입되기 시작하면 임금 부담이 줄면서 자동차 생산 원가가 하락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배터리를 교환하면서 아틀라스를 24시간 가동하면 초기 생산 모델의 시간당 임금은 9.4달러(1만4000원)에 불과하다. 로봇을 3만대 이상 생산할 경우 시간당 로봇 임금은 1.2달러(한화 약 1745원)로 중국 인건비의 6분의 1 수준으로 떨어진다는 분석이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현대·기아차 공장에 아틀라스를 투입하면 제조 원가의 7~8%를 차지하는 인건비 비중이 줄면서 생산 원가 하락이 예상된다"며 "로봇 배치 속도에 따라 매해 1%p의 원가 하락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이처럼 향후 아틀라스를 통해 차 제조원가가 떨어질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있는 반면 노동 현장에서의 반응은 싸늘하다.

민주노총 전국금속노조 현대차지부는 "노사 합의 없이는 단 한 대의 로봇도 들어올 수 없다"는 입장을 공식화했다. 노조는 "로봇은 장기적으로 이익 극대화를 추구하는 자본가에 좋은 명분이 된다"며 "노사관계 파탄을 원한다면 그 끝을 보여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노조는 로봇을 생산 현장에 투입했을 경우 발생할 고용 충격을 우려한다. 노조는 "최근 현대차 주가가 폭등하며 시가총액 3위까지 올라선 핵심 이유는 아틀라스 공개로 현대차가 '피지컬 AI' 기업으로 재평가되고 있기 때문"이라며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르겠다는 심경을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번 갈등이 한국 제조업의 미래를 좌우할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본다. 피지컬 AI 분야에서 미국, 중국 등과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노조와의 갈등 등을 이유로 현대차의 아틀라스 도입 계획에 변동이 생길 경우 추진력을 잃게 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장재훈 현대차그룹 부회장은 CES 2026에서 "로봇은 단순노동을 대체하는 개념이 아니라 인간이 더 효용 높은 노동으로 이동하도록 돕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노조는 구체적인 고용 보장 대책 없이 기술 도입만 앞서가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기술 혁신의 과실을 어떻게 나눌 것인지에 대한 사회적 합의 없이는 갈등만 커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mooneh@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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