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최의종 기자] 한화그룹이 캐나다 차세대 잠수함 사업 수주를 위해 현지 철강, AI(인공지능), 우주 분야 기업 5곳과 손을 잡았다.
한화그룹은 26일(현지시간) 캐나다에서 열린 한국-캐나다 산업협력 포럼에서 현지 업체 5곳과 전략적 투자 및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27일 밝혔다. 체결식에는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 이용철 방위사업청장 등이 참석했다.
정부는 캐나다 잠수함 사업 수주를 국가 전략 수출 프로젝트로 추진하며 범정부 차원 지원에 나섰다. 캐나다에서는 빅터 피델리 온타리오주 경제개발부 장관과 필립 제닝스 혁신과학경제개발부 차관 등이 참석해 첨단·전략 산업 분야 경제협력 방안에 의견을 나눴다.
한화오션과 한화시스템은 △철강(한화오션-Algoma Steel) △AI(한화오션·한화시스템-Cohere) △위성통신(한화시스템-Telesat) △우주(한화시스템-MDA Space) △전자광학(한화시스템-PV Labs) 등 5개 분야 핵심 기업들과 MOU를 체결했다.
캐나다 잠수함 사업 입찰을 앞두고 양국 정부·기업이 산업협력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체결됐다. 캐나다 정부가 입찰 조건으로 중시하는 현지 산업 참여 확대와 절충교역(ITB), 이른바 '바이 캐네디언(Buy Canadian)' 기조에 부합하는 협력 모델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한화오션은 캐나다 최대 철강업체 알고마 스틸과 사업 지원을 위한 MOU를 맺었다. 사업 수주를 전제로 현지 강재 공장 건설과 잠수함 건조·정비(MRO) 인프라에 활용될 철강 제품 공급 체계 구축을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한화오션은 약 3억4500만 캐나다 달러(CAD)를 출연한다.
김희철 한화오션 대표는 "캐나다 대표 철강 기업 알고마 스틸과 지속 가능한 가치를 만들어가는 협력"이라며 "캐나다에 안정적이고 장기적인 철강 생산·인프라를 구축해 오늘은 물론 미래 세대까지 신뢰할 수 있는 잠수함 전력을 마련하는 데 이바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화오션과 한화시스템은 캐나다의 유니콘 AI기업인 코히어(Cohere)와 인공지능 기술 협력을 위한 3자 MOU를 체결했다. 코히어가 가진 대형언어모델(LLM)과 대형멀티모달모델(LMM)을 기반으로 조선산업 전반과 잠수함 시스템 통합·운용에 적용할 특화 AI 기술을 개발한다.
코히어는 기업용 AI 모델 개발 전문기업으로 엔비디아, 오라클 등으로부터 투자를 유치했으며 최근 기업가치는 70억달러를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화시스템은 캐나다 위성통신 기업 텔레셋과 저궤도(LEO) 위성 통신 협력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한화시스템은 통신위성 제조 및 위성단말 개발 역량을 텔레셋의 위성망 운용·설계 기술과 결합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춘 '차세대 저궤도 위성통신망'을 내놓을 예정이다. 대한민국 '군 저궤도 위성통신체계' 사업 공동 개발을 위한 기술사업 협력도 구체화할 계획이다.
텔레셋은 연내 198개 첨단 저궤도 위성을 발사해 차세대 위성통신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한화시스템은 MDA 스페이스와 방산·안보 목적 위성통신·우주기술 협력을 위한 MOU를, PV 랩스와 안보 분야에 활용될 전자광학·적외선(EO·IR) 센서 기술 고도화를 위한 MOU를 맺었다.
한화시스템은 첨단 방산전자·우주 시스템 분야에서의 전문성을 MDA 스페이스 차세대 소프트웨어 정의 위성(SDS) 플랫폼인 '오로라(AURORA™)'와 결합해 시너지를 높일 계획이다. 캐나다 차세대 잠수함 사업과 연계해 작전과 관련 보안 통신, 데이터 복원력 등도 포함된다.
손재일 한화시스템 대표는 "한화시스템은 해양·위성·AI·보안 부문에서 보유한 독보적인 잠수함 운용 제반 기술을 바탕으로 한국이 캐나다의 '글로벌 경제·안보 공급망' 핵심 파트너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힘을 보탤 것"이라고 밝혔다.
강 비서실장은 "양국이 자동차 산업 분야에서 전략적 협업을 강화한다면 한국은 북미지역 내 자동차 산업의 새로운 교두보를 마련할 수 있고, 캐나다는 지역경제의 버팀목인 자동차 산업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김 장관은 "한국과 캐나다 자동차 기업은 이미 오랜 기간 다양한 협력을 통해 신뢰를 쌓아 왔다"라며 "캐나다의 풍부한 재생에너지와 가스를 활용해 수소 생산, 수소 인프라 구축, 수소 차량과 모빌리티 보급 등 수소 경제 전반에 걸친 협력을 추진할 준비가 돼 있다"라고 밝혔다.
피델리 장관은 "최근 한국을 방문했을 당시 한화오션 잠수함을 직접 둘러볼 기회가 있었다"라며 "잠수함에 들어서는 순간 쉽게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을 정도로 인상 깊은 경험이었고, 제 정치 인생에서 손꼽히는 기억으로 남아있다"라고 말했다.
bell@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