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이번 주 줄줄이 지난해 4분기·연간 실적을 발표한다. 특히 오는 29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현대차 등 '시총 빅3' 기업이 나란히 같은 날 성적표를 공개하면서 이목이 집중될 전망이다.
26일 재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이날부터 연이어 지난해 4분기·연간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대부분 '따뜻한 겨울'을 맞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먼저 정유 4사 중 하나인 에쓰오일이 스타트를 끊었다. 에쓰오일은 이날 "지난해 4분기 정유·석유화학·윤활 전 사업에 걸쳐 제품 스프레드가 상승하며 영업이익이 대폭 개선됐다"고 발표했다. 에쓰오일의 지난해 4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4% 줄어든 8조7926억원, 영업이익은 90.9% 늘어난 4245억원이다.
이는 지난해 지속됐던 적자 흐름에서 일부 분위기를 반전시킨 성적이다. 에쓰오일은 4분기 4000억원대 영업이익에도 연간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31.7% 감소한 2882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6.5% 하락한 34조2470억원으로 집계됐다. SK이노베이션(28일) 등 다른 주요 정유사들도 조만간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부품사들의 성적 발표도 이어진다. LG이노텍은 이날 오후 긍정적인 내용의 성적표를 공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형 '아이폰' 판매 효과가 4분기에 본격 반영되면서 4000억원 수준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점쳐지고 있다. 연간 실적 전망치는 매출 21조원, 영업이익 7000억원 수준이다.
삼성전기는 이미 실적 성과를 알린 상태다. 지난 23일 창사 이래 최대치인 연간 매출 11조3145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4% 증가한 9133억원이다. 지난해 4분기의 경우 전년보다 각각 16%, 108% 늘어난 매출 2조9021억원, 영업이익 2395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삼성전기는 "인공지능(AI)·전장·서버 등 고부가 제품 수요가 견조해 AI·서버용 적층세라믹커패시터(MLCC) 및 AI 가속기용 FCBGA 등의 공급을 확대, 전년 동기보다 매출·영업이익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오는 28일 실적 발표 예정인 LG디스플레이도 훈풍을 예고했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제품군 출하 확대와 강도 높은 원가 혁신 활동에 힘입어 2021년 이후 4년 만에 연간 흑자(영업이익 7000억원 안팎) 달성이 확실시되고 있다.
배터리 업계 실적도 이번 주와 다음 주에 걸쳐 공개될 예정이다. 다만 전기차 수요 둔화가 장기화되면서, 다른 업계와 달리 만족스럽지 못한 성적표를 받아 들 전망이다. SK온(28일), LG에너지솔루션(29일), 삼성SDI(2월 2일) 등 3사 모두 지난해 4분기 1000억원 이상의 적자가 예상된다.
재계와 투자자들이 가장 기대하고 있는 실적 발표일은 29일이다. 이날 시가총액 상위 3개 기업이 나란히 실적을 발표한다. 먼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투톱이 처음으로 같은 날 실적을 공개할 예정이다. 두 회사 모두 이전에 볼 수 없었던 기록적인 성적표를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먼저 삼성전자는 지난 8일 매출 93조원, 영업이익 20조원의 지난해 4분기 실적 잠정치를 공개한 바 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역대 최대치다. 특히 국내 기업이 분기 영업이익 20조원을 돌파한 것은 최초다.
29일에는 사업부문별 수치가 공개된다. 이목이 쏠리는 대목은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의 수익 규모다. 증권가는 DS부문이 지난해 4분기 약 16조~17조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전체 실적을 견인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AI 투자 확대 경쟁에 불이 붙으면서 메모리 반도체 품귀 현상이 발생, 제품 가격이 급등한 영향이다.
같은 이유로 SK하이닉스의 지난해 4분기 실적 전망 또한 그 어느 때보다 긍정적이다. 삼성전자처럼 분기 영업이익 20조원을 넘어설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연간으로 따지면, 지난해 4분기 15조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할 경우, 영업이익이 44조원에 근접해 43조5000억원 수준인 삼성전자의 연간 전사 영업이익을 처음으로 추월할 수 있다.
재계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향후 실적도 주목하고 있다. 반도체 슈퍼사이클에 힘입어 두 회사 모두 연간 영업이익 100조원 시대를 맞을 것이란 전망이 쏟아지는 추세다. 물론 외부 변수에 대비해 경계심을 늦추지 않아야 한다는 게 회사 내부 분위기다. 실제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최근 임원 세미나를 통해 "숫자가 좀 나아졌다고 자만할 때가 아니다"라며 근본적인 경쟁력 회복을 주문했다.
최근 100조원을 돌파하며 시총 3위를 탈환한 현대차도 29일 실적을 공시한다. 지난해 4분기를 포함한 연간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88조원, 12조5000억원 수준이다. 제품 판매량 확대로 매출은 확대됐으나, 관세 리스크·글로벌 경쟁 심화 등의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소폭 줄어들었다. 하루 먼저 실적을 발표하는 기아도 매출 확대, 영업이익 축소 흐름을 나타낼 전망이다.
이밖에 포스코홀딩스, LG화학, 금호석유화학 등이 29일 지난해 4분기·연간 실적을 발표한다.
전자 업계를 대표하는 또 다른 기업인 LG전자의 실적 발표일은 30일이다. 앞서 잠정 실적 발표를 통해 지난해 4분기 매출 23조8538억원, 영업손실 1094억원을 거뒀다고 밝혔다. LG전자가 분기 기준 영업적자를 기록한 것은 2016년 4분기 이후 9년 만이다. 이번에 사업부별 성적이 공개될 예정으로, 가전·TV 사업이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전장 사업이 선방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해 LG전자의 연간 실적 잠정치는 매출 89조2025억원, 영업이익 2조4780억원이다. 매출은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지만,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30% 가까이 감소했다. LG전자는 "글로벌 수요 둔화 장기화에도 2년 연속 매출 성장세를 유지했다"며 "수익성의 경우, 디스플레이 제품 수요 회복 지연과 시장 내 경쟁 심화로 인한 마케팅 비용 투입 증가 등이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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