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고온 극한환경 실험"…농업 기후재난 대비
  • 박은평 기자
  • 입력: 2026.01.23 13:24 / 수정: 2026.01.23 13:37
농진청 '기후변화연구동' 가보니
농촌진흥청 미래강우동 내부./공동취재단
농촌진흥청 미래강우동 내부./공동취재단

[더팩트ㅣ전주=박은평 기자] 기후변화로 폭우와 폭염이 반복되면서 농업 분야의 기후재난 대응력을 높이기 위한 연구가 본격화되고 있다. 이에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은 인공강우와 미래 기후 조건을 구현한 '기후변화연구동'을 만들어 피해를 예측하고 대응기술 검증에 나섰다.

기후변화연구동은 농업 분야 기후영향을 정량적으로 분석하고 대응 기술을 검증하기 위해 조성된 시설로, 2022년부터 2025년까지 4년간 190억원이 투입됐다.

22일 찾은 기후변화연구동 내 '미래강우동'은 기상재해에 취약한 농업 환경을 정밀하게 재현하는 공간이다. 길이 10m, 폭 2m 규모의 실험 시설은 경사를 0도에서 최대 15도까지 조절할 수 있어 경사지 농경지에서 발생하는 토양 유실과 양분 이동을 실제와 가깝게 구현했다.

이곳에서는 시간당 최대 50㎜의 강우를 인위적으로 발생시켜 토양 침식과 양분 유출을 분석한다. 일반적으로 시간당 50㎜는 폭우로 분류된다.

농진청 관계자는 "2024년이 관측 이래 가장 더운 해였고, 열대야와 폭우·폭염의 양극화 현상이 심화됐다"며 "이상기후가 상수가 된 상황에서 가장 취약한 분야가 농업"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강우 증가에 따른 토양 유실과 함께 질소·인 등 양분이 얼마나 유출되는지를 계측해 지역별 농업 기후영향취약성 평가의 기초 자료로 활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방문한 에코돔은 미래 기후 시나리오에 따른 작물 생육 반응을 분석하는 시설이다. 기온 상승과 환경 조건을 단계적으로 적용하며 극한 기상 조건에서의 작물 생육 반응과 광합성량, 양분 이동 특성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온실가스 감축 노력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는 상황을 가정한 SSP3 시나리오를 적용해 2041~2060년 기온 상승 조건을 단계적으로 구현하며 작물의 생육, 광합성량 등의 변화를 살피고 있다.

농진청 관계자는 "기후변화 시나리오상 기온이 1~2도, 많게는 4도까지 상승할 수 있다"며 '사람도 견디기 힘든 고온과 가뭄 조건까지 고려해 극한 상황에서도 작물이 재배 가능한지 연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농촌진흥청 기후조절실 내부./공동취재단
농촌진흥청 기후조절실 내부./공동취재단

기후조절실은 탄소 저감에 초점을 맞춘 공간이다. 자연광과 인공광을 병행해 광도를 조절하며 작물을 재배하고 토양 내 탄소 저장과 흡수, 온실가스 배출 변화를 분석한다. SSP3 시나리오에 따라 바이오차와 퇴비 등 탄소 흡수원을 적용해 토양 변화와 온실가스 저감 효과를 정량화한다.

농진청은 기후변화연구동을 통해 폭우·고온·가뭄 등 극한 기상에 따른 농업 피해를 사전에 평가하고, 검증된 대응 기술을 현장과 정책에 연계한다는 계획이다.

농진청은 농업을 경험 중심 산업에서 데이터·AI 기반 지능형 산업으로 전환하기 위해 '인공지능(AI) 기반 농업 대전환' 전략을 본격 추진하고 있다. AI융합으로 2030년까지 농가소득 20% 확대와 농작업 사고율 20% 감소하는 것이 목표다. 이를 위해 연구·업무용 AI 파운데이션 모델인 ‘AI 새싹이’와 농업인·국민 대상 서비스용 AI인 ‘AI 이삭이’를 동시에 운영한다. 농작업 재해 빅데이터 분석, 근력 보조 웨어러블 슈트 등의 기술도 보급하기로 했다.

이승돈 농진청장은 기후변화연구동은 외부 환경에서는 조건 통제가 어려워 재배기술 연구에 한계가 있었다며 시설 내에서 극한 기후 조건을 구현해 작물 재배 과정과 토양 침식 등을 정밀하게 분석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설명했다./공동취재단
이승돈 농진청장은 "기후변화연구동은 외부 환경에서는 조건 통제가 어려워 재배기술 연구에 한계가 있었다"며 "시설 내에서 극한 기후 조건을 구현해 작물 재배 과정과 토양 침식 등을 정밀하게 분석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설명했다./공동취재단

이승돈 농진청장은 "기후변화연구동은 외부 환경에서는 조건 통제가 어려워 재배기술 연구에 한계가 있었다"며 "시설 내에서 극한 기후 조건을 구현해 작물 재배 과정과 토양 침식 등을 정밀하게 분석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AI를 활용한 농업과학기술 개발은 단순한 생산성 제고를 넘어 농촌을 지속 가능하고 행복한 공간으로 만드는 데 있다"며 "기후위기와 인력 부족, 농촌 소멸 등 구조적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기술과 정책이 함께 작동하는 체계를 구축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pep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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