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계좌까지 본다더니"…하루 만에 터진 NH증권 미공개정보 사태
  • 윤정원 기자
  • 입력: 2026.01.21 17:54 / 수정: 2026.01.21 17:54
내부통제 강화 자료 배포 이튿날 증선위 고발
공개매수 정보 관리 실효성 도마 위에
NH투자증권이 내부통제 강화를 공언한 지 하루 만에 직원의 미공개정보 이용 사건이 적발됐다. /NH투자증권
NH투자증권이 내부통제 강화를 공언한 지 하루 만에 직원의 미공개정보 이용 사건이 적발됐다. /NH투자증권

[더팩트|윤정원 기자] NH투자증권이 임직원은 물론 가족 계좌까지 들여다보겠다며 내부통제 강화를 공언한 지 하루 만에 미공개정보 이용 사건이 터졌다. 공개매수 정보를 활용해 부당이득을 챙긴 직원이 증선위에 의해 검찰에 고발되면서 내부관리 실효성에 대한 의문도 커지고 있다.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21일 주식 공개매수와 관련한 미공개정보를 활용해 부당이득을 취한 NH투자증권 직원 A씨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해당 정보를 전달받아 거래에 나선 관련자 전원에게는 총 37억원 규모의 과징금이 부과됐다.

증선위 조사 결과 A씨는 업무 수행 과정에서 상장사 3곳의 공개매수 추진 사실을 사전에 인지한 뒤 주식을 매수했고, 이 정보를 같은 증권사 출신 전직 직원 B씨에게 전달해 추가 거래가 이뤄지도록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를 통해 A씨와 B씨가 취득한 부당이득은 약 3억7000만원에 달했다.

특히 NH투자증권은 해당 기간 문제 된 3개 상장사의 공개매수 실무를 모두 담당했으며, 공개매수 시장에서 독보적인 점유율을 가진 하우스로 꼽힌다. 공개매수 정보는 주가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핵심 정보로, 업계에서는 가장 엄격한 내부 관리가 요구되는 영역이다.

증선위는 A씨로부터 정보를 전달받아 거래한 2차 정보수령자와, 다시 정보를 공유받은 3차 정보수령자 역시 시장질서 교란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이들이 취득한 부당이득은 총 29억원 규모로 조사됐다.

증선위는 "공개매수나 대량 취득·처분 관련 미공개정보는 일반적인 내부정보보다 훨씬 엄격한 규율 대상"이라며 "정보를 직접 이용하지 않았더라도 이를 전달받아 거래한 경우 모두 부당이득 환수 대상이 된다"고 밝혔다.

더욱이 증선위의 이번 조치는 NH투자증권이 전날 배포한 내부통제 관련 자료와 맞물리며 더욱 주목받고 있다. NH투자증권은 20일 "임직원 개인 계좌는 물론 배우자·직계가족 계좌까지 상시 점검 대상에 포함하고, 미공개정보 취급 부서에 대한 사전·사후 통제를 대폭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불공정거래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겠다는 취지였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내부통제 강화를 강조한 직후 불거진 이번 사안을 두고, 제도 정비와 실제 현장 관리 사이의 괴리가 여전히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가족 계좌까지 점검하겠다는 강도 높은 메시지를 낸 직후 검찰 고발 사안이 발생하면서, 내부통제 체계의 실효성을 다시 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NH투자증권 측은 "금융당국의 조치 결과에 대해 상황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다. 법과 절차에 따라 성실하게 대응할 예정"이라며 "당사는 임원의 주식 매매를 금지하고, 가족 계좌 신고를 의무화하는 등 전사적인 내부 통제 체계를 강화했다. 앞으로도 준법·윤리체계를 지속적으로 점검·보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증선위는 이날 별도 안건으로, 담보 주식 반대매매를 피하기 위해 반복적으로 시세조종 주문을 제출한 상장사 지배주주 등 3명도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garde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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