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하 중단 신호 '진땀'...신사업 못찾는 저축銀
  • 김정산 기자
  • 입력: 2026.01.20 14:15 / 수정: 2026.01.20 14:15
조달금리 3% 고착화에 수익성 회복 난항
금리 인하 기대 꺾이며 체질 개선 압박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하 신호를 사실상 멈추면서 뉴노멀에 적응해야 하는 저축은행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김정산 기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하 신호를 사실상 멈추면서 '뉴노멀'에 적응해야 하는 저축은행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김정산 기자

[더팩트ㅣ김정산 기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하 신호를 사실상 멈추면서 '뉴노멀'에 적응해야 하는 저축은행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올해까지는 브릿지론과 부동산담보대출 등 기존 사업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유지할 계획이지만, 임시방편에 가깝다는 평가다.

20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전국 79개 저축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평균금리는 연 2.93%, 최고 상단은 연 3.15%로 집계됐다. 저축은행은 정기예금을 통해 전체 운용 자금의 90% 이상을 조달한다. 현재 연 3% 안팎의 비용으로 자금을 확보하고 있는 형편이다.

최근 3년간 저축은행 정기예금 금리는 낮아지는 흐름이지만, 수익성을 회복하기에는 여전히 조달 부담이 크다는 지적이다. 사상 최대 실적을 냈던 지난 2021년과 비교하면 차이는 선명하다. 당시 저축은행 정기예금 평균금리는 연 1.90% 수준에서 등락을 반복했다. 기준금리 0.5% 환경에서 리테일(소매금융)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의 위험성이 낮아진 데다 낮은 비용으로 자금 조달이 가능했기에 순이익 증가로 이어질 수 있었다.

그러나 저축은행의 조달금리가 호황기 때처럼 낮아지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현재 정기예금 금리 수준이 사실상 조달비용의 하단으로 고착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도 나온다. 앞서 저축은행들은 조달비용을 지난 2020~2021년 수준까지 끌어내리겠다는 구상을 세웠지만,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하 신호를 거두면서 이러한 계획은 사실상 무산된 분위기다.

조달비용 부담은 저축은행의 주력 분야인 리테일 영업에도 제동을 걸고 있다. 과거 1~2%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해 중·저신용 차주에게 가산금리를 적용하는 구조가 가능했지만, 조달금리가 3% 안팎으로 올라오면서 기존 고객인 중·저신용 차주에게 가산금리를 부과해 대출을 내주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연체 관리와 운영비용까지 고려하면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올해까지는 중도금대출과 부동산담보대출(실물담보대출) 등 기존 자산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운용할 방침에 무게가 실린다. 개발 단계의 브릿지론과 PF를 준공 후 담보대출로 전환하는 전통적인 영업 구조를 이어가겠다는 전략이다. 강남구 등 상급지를 제외하면 신규 PF를 취급하기 부담스러운 만큼, 가장 안정적인 실물담보대출 등을 고집할 예정이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올해 리테일을 확 늘리기 어려운 만큼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실물담보대출을 중심으로 수익을 늘리려고 한다"며 "금리와 건전성, 부채상환계수(DSCR), 환가성 등을 종합해 사업성을 깐깐하게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 같은 보수적 포트폴리오 운용이 단기적인 리스크 방어에는 효과적일 수 있지만, 중장기 성장 전략으로서는 한계가 뚜렷하다는 점이다. 특히 도시개발과 대규모 부동산 사업이 수도권으로 쏠리는 현상이 가속화되면서 지역 기반 영업에 의존하는 지방 저축은행일수록 새로운 먹거리를 찾기 어려운 구조에 놓였다.

디지털전환(DT) 역시 속도가 더디다. 모바일 앱 고도화나 간편대출 서비스에 나서고 있지만, 카드사나 인터넷은행과 비교하면 후발 주자에 머물러 있다는 평가다. 최근에는 인공지능(AI) 플랫폼 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신규 리테일 시장 발굴에 나섰지만 뚜렷한 성과를 내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업계는 일단 시장 환경 개선 전까지 보수적인 영업 기조를 지속하겠다는 방침이다. 안정적인 수입원으로 손꼽히는 리테일 또한 상대적으로 우량한 대형 저축은행에만 유리한 사업 모델이라는 의견도 있다. 고금리 특판 의존도가 낮고 리스크 분산 및 연체 관리 역량을 갖추고 있어서다. 반면 상표 가치가 낮고 경쟁력이 열위에 놓인 중소형 저축은행이 주력 사업으로 삼기에는 어려운 영역이라는 설명이다.

또 다른 저축은행 관계자는 "이론적으로는 저축은행도 이제 고금리 특판이나 부동산 경기 회복에 기대는 방식에서 벗어나 데이터 기반 심사와 차별화된 상품으로 살아남아야 한다"며 "다만 현실적으로는 당장의 수익성 보전이 필요하다. 지역 특화 금융이나 정교한 리테일 공략 등은 차기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kimsam11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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