닻 올리는 'AI 기본법'…IT업계 "기대와 우려 혼재"
  • 우지수 기자
  • 입력: 2026.01.19 11:08 / 수정: 2026.01.19 11:08
인공지능 관리 법적 체계 '세계 최초'
'고영향 AI' 기준 등 모호성 지적도
지난해 10월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최민희 위원장이 AI 기본법 관련 이재명 대통령 연설 장면을 재생하고 있다. /뉴시스
지난해 10월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최민희 위원장이 AI 기본법 관련 이재명 대통령 연설 장면을 재생하고 있다. /뉴시스

[더팩트|우지수 기자] 인공지능(AI) 기술의 안전과 신뢰, 투명·책임성 등 AI 사회 전반을 뒷받침하는 'AI 기본법'이 오는 22일 본격 시행된다. AI 강국 도약의 중요 토대가 마련됐지만 일각에서는 가이드라인 모호성과 준비 미흡 등을 이유로 우려하는 시각도 나온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인공지능 발전과 신뢰 기반 조성 등에 관한 기본법(AI 기본법)' 시행으로 기존 가이드라인 중심의 정책이 법적 체계로 전환되며 산업 진흥과 안전성 확보를 위한 새로운 기준이 적용될 전망이다.

AI 기본법은 지난 2020년 국회에서 법안이 첫 발의된 후 4년이 넘는 논의 기간을 거쳐 2024년 12월 말 국회를 통과했다. 지난해 1월 21일 법 공포 후 1년간 유예 기간을 거쳐 오는 22일 시행을 앞두고 있다.

이번 법안은 국가 인공지능 체계를 정립하고 관련 산업을 체계적으로 육성하며 기술로 인해 발생 가능한 위험을 사전 예방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주요 내용은 국가 AI 발전과 신뢰 기반 조성을 위한 추진체계 마련, 연구개발과 학습용 데이터 등 산업육성 지원, 고영향 AI·생성형 AI 정의 및 투명성·안전성 확보 의무 등이다.

업계는 산업 진흥과 안전성 확보 모두를 반영함과 동시에 기업의 불확실성을 해소하는 법적 기준이 처음 제시된다는 점에서는 환영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모호한 기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대표적인 쟁점은 '고영향 AI'다. 운영 중인 인공지능 서비스가 고영향 AI로 분류될 경우 해당 기업은 위험 관리와 이용자 보호 등 안전성 확보 조치를 마련해야 한다. 법안은 고영향 AI를 '사람의 생명, 신체의 안전 및 기본권의 보호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거나 위험을 초래할 우려가 있는 인공지능 시스템'으로 규정하고 에너지와 보건의료 등 10개 영역으로 나눴다. 그럼에도 IT업계는 '중대한 영향'의 범위와 기준이 여전히 불분명하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지난해 12월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인공지능 발전과 신뢰 기반 조성 등에 관한 기본법안(AI기본법)이 통과되고 있다. /뉴시스
지난해 12월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인공지능 발전과 신뢰 기반 조성 등에 관한 기본법안(AI기본법)이 통과되고 있다. /뉴시스

특히 대형 IT 기업과 달리 법률 대응 여력이 부족한 스타트업은 고영향 AI 지정 여부에 따라 사업 전반에 받는 영향이 커 우려가 더 깊다. 지난해 12월 스타트업얼라이언스가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응답 기업의 97%가 AI 기본법 시행에 대비한 체계를 갖추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력과 자원이 한정돼 있어 기술 문서 정비와 표시 시스템 구축 등을 동시에 추진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정부는 이 같은 업계 의견을 인지하고 규제 최소화 방침을 밝혔다. 과기정통부는 AI 생성 영상 등 전반에 워터마크 표시 의무 적용을 검토했으나 규제에 대한 업계 우려를 고려해 '확실한 고지'로 방향을 선회했다. AI기본법이 규제가 아닌 진흥 목적의 법이라는 점을 고려해 AI로 생성한 제작물임을 콘텐츠 사용 전후 1회 이상 안내하도록 했다.

아울러 법 시행 초기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최소 1년 이상의 계도 기간을 운영한다. 유럽연합(EU) 규제 일정과 기술 발전 속도를 고려해 상황에 따라 더 연장하는 방안도 열어두고 있다. 과태료 부과와 조사권 행사 역시 최소화할 방침이다. 과기정통부는 AI가 본질적으로 불확실성이 큰 산업인 만큼 초기에는 유예와 계도 중심으로 제도를 운영해 기업 부담을 줄이겠다는 입장이다. 법령 개정이 어려운 사안은 시행령과 가이드라인을 통해 구체적이고 실효성 있는 해석 기준을 제시할 계획이다.

한 IT업계 관계자는 "법이 시행되면 현장에서 다양한 목소리가 나올 것"이라며 "정부가 규제의 경우 1년의 유예 기간 등을 적용하는 등 산업 진흥 측면을 강조하는 만큼, 업계와의 지속적인 대화를 통해 AI 산업 발전을 위한 방향으로 정책이 집행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index@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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