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태아이스크림' 품는 빙그레, 매출 증가해도 희망퇴직 단행한 이유는
  • 손원태 기자
  • 입력: 2026.01.19 11:46 / 수정: 2026.01.19 11:46
빙그레, 4월 해태아이스 합병 마무리…롯데 제치고 1위 전망
몸집 커졌지만 수익성 악화로 전 직원 대상 희망퇴직 단행
빙그레가 해태아이스크림 인수 후 5년여 만에 합병을 알렸지만, 동시에 희망퇴직을 단행해 그 배경에 이목이 쏠린다. 빙그레는 해태아이스크림 인수 후 롯데웰푸드와 함께 국내 빙과시장 양강 주자로 올라선다. /빙그레
빙그레가 해태아이스크림 인수 후 5년여 만에 합병을 알렸지만, 동시에 희망퇴직을 단행해 그 배경에 이목이 쏠린다. 빙그레는 해태아이스크림 인수 후 롯데웰푸드와 함께 국내 빙과시장 양강 주자로 올라선다. /빙그레

[더팩트 | 손원태 기자] 빙그레가 해태아이스크림 인수 5년여 만에 흡수합병하면서 마침내 하나가 됐다. 이로써 국내 아이스크림 시장은 빙그레와 롯데웰푸드 간의 양강 체제로 재편된다. 다만 빙그레가 합병과 동시에 희망퇴직을 단행하기로 하면서 그 배경에도 이목이 쏠린다.

◆ 해태 합병 시 국내 아이스크림 '롯데 vs 빙그레' 양강 구도로

19일 빙과업계에 따르면, 빙그레는 다음 달 12일 이사회를 열고서 해태아이스크림 합병안을 최종 승인한다. 계획대로라면 빙그레는 오는 4월 1일 해태아이스크림과의 합병을 최종 마무리한다. 이는 빙그레가 지난 2020년 10월 해태아이스크림 지분 100%를 인수한 후 5년여 만이다.

빙그레는 해태아이스크림을 완전 자회사로 편입한 후 지난 5년여 동안 독자법인 형태로 운영해 왔다. 빙그레는 이번 합병을 통해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 효율적으로 대응하겠다는 계획이다. 또한 양 사의 최적화된 인프라를 활용해 시장경쟁력도 한층 끌어올리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그러면서 빙그레와 해태아이스크림의 중복된 사업 조직을 통합하고, 업무 프로세스를 일원화하겠다는 구상도 설명했다.

식품산업통계정보(FIS) 국내 소매점 판매 통계 기준 지난해 상반기 국내 아이스크림 시장은 롯데웰푸드가 38.58%의 점유율로 1위, 매출 2470억원을 기록했다. 뒤를 이어 빙그레가 점유율 28.44%로 2위, 매출 1820억원을 냈다. 3위는 점유율 13.50%인 해태아이스크림으로, 매출 864억원을 거뒀다.

점유율과 매출 모두 롯데웰푸드가 1위로 군림하고 있지만, 2위 빙그레와 3위 해태아이스크림의 실적을 합산하면 이를 넘어서는 구조다.

이는 롯데웰푸드와 빙그레 간의 아이스크림 매출 현황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롯데웰푸드의 지난해 3분기 빙과사업 누계 매출은 7509억원을 기록했다. 이 기간 빙그레(해태아이스크림 제외)는 누계 매출 5975억원을 썼다. 롯데웰푸드가 제조사 단일 매출에서 빙그레보다 우위를 점하고 있다. 그러나 빙그레가 해태아이스크림 실적과 합산할 시 지난해 3분기 빙과 누계 매출은 7530억원을 기록, 롯데웰푸드를 뛰어넘는다.

빙그레가 해태아이스크림 인수 후 5년여 만에 합병을 알렸지만, 동시에 희망퇴직을 단행해 그 배경에 이목이 쏠린다. 사진은 유럽에서 판매되고 있는 빙그레 식물성 메로나. /빙그레
빙그레가 해태아이스크림 인수 후 5년여 만에 합병을 알렸지만, 동시에 희망퇴직을 단행해 그 배경에 이목이 쏠린다. 사진은 유럽에서 판매되고 있는 빙그레 식물성 메로나. /빙그레

◆ 빙그레-해태아이스크림 합병 시너지 날까…수익성은 뒷걸음질, 왜?

이처럼 빙그레는 해태아이스크림과의 합병으로 덧셈 공학을 내걸었지만, 당장 들리는 소식은 전사 희망퇴직이다. 빙그레는 원가 부담 확대와 내수 침체 등의 요인으로 수익성이 둔화되며,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빙그레는 지난해 3분기 누계 매출(연결 기준)이 1조1973억원으로, 전년 동 기간(1조1721억원) 대비 2.1% 증가했다. 반면 이 기간 수익성은 누계 영업이익이 전년 1306억원에서 24.0% 감소한 992억원에 그쳤다. 당기순이익 역시 1041억원에서 812억원으로, 22.0%나 감소했다. 회사 매출은 증가하고 있지만, 수익성에서는 뒷걸음질을 치는 모습이다.

최근 3년간 빙그레의 원유 매입액은 △2022년 1596억원 △2023년 1623억원 △2024년 1676억원을 기록했다. 대내외 이상 기후와 함께 고환율로 인한 사룟값 증가 등이 원유 가격을 부추겼다. 이에 빙그레의 원유 ㎏당 가격은 △2022년 1100원 △2023년 1163원 △2024년 1208원으로 매해 상승세다.

지난해 3분기 빙그레 원유 매입액은 1270원으로, 전년 매입액(1269억원)과 같았다. 그러나 원유 ㎏당 가격은 1208원에서 1214원으로, 소폭 올랐다. 빙그레의 원가 부담이 가중되는 점을 보여준다.

빙그레는 또 지난해 3분기 누계 수출액이 1341억원으로, 전체 매출(1조1973억원)의 11.2%를 차지한다. 이는 회사 매출의 약 90%가 내수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을 방증한다. 빙그레의 본업이 유업에 기반을 둔 만큼 국내 저출산 기조 영향권에서 벗어나는 데 제한이 따른다.

빙그레가 해태아이스크림 인수 후 5년여 만에 합병을 알렸지만, 동시에 희망퇴직을 단행해 그 배경에 이목이 쏠린다. 사진은 서울 시내 한 홈플러스 매장의 우유 진열대 모습. /손원태 기자
빙그레가 해태아이스크림 인수 후 5년여 만에 합병을 알렸지만, 동시에 희망퇴직을 단행해 그 배경에 이목이 쏠린다. 사진은 서울 시내 한 홈플러스 매장의 우유 진열대 모습. /손원태 기자

◆ 유업계 모두 힘들다지만…빙그레, 경쟁업체 대비 고강도 희망퇴직

빙그레는 최근 사내 공지에서 해태아이스크림을 포함한 전 직원 희망퇴직을 알렸다. 팀장급은 월 급여 15개월치의 특별 위로금과 1년 학자금, 건강검진 등을 제공한다. 팀원급은 팀장급과 같은 혜택에 위로금만 12개월 치를 지급한다. 다만 빙그레는 희망퇴직이 이번 해태아이스크림 합병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또한 빙그레가 동종업계인 롯데웰푸드, 매일유업과 달리 전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단행하는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앞서 롯데웰푸드는 지난해 4월 창사 이래 첫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대상자는 45세 이상(1980년 이전 출생자)의 근속 10년 이상 임직원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근속 10년 이상~15년 미만은 급여 18개월, 15년 이상은 급여 24개월 치를 지급했다. 외에 재취업 지원금 1000만원, 대학생 학자금 1명당 최대 1000만원까지 담았다.

매일유업은 지난 2023년 8월 만 50세 이상 임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단행했다. 매일유업은 근속기간에 따라 통상임금 최대 18개월 치를 지급했다. 또한 희망퇴직 후 2년간 경조사 시 물품을 지원하고, 재취업 교육도 함께 진행했다.

이를 토대로 빙그레의 희망퇴직은 동종업체의 희망퇴직과 달리, 전 직원 대상에다 위로금도 상대적으로 적어 고강도로 이뤄진다.

빙그레 측은 "당초 지난해 말 희망퇴직을 진행할 계획이었으나, 해태아이스크림과의 합병으로 시점을 미뤘다"면서 "해태아이스크림은 빙그레 100% 자회사인 만큼 합병에서도 포괄 승계가 적용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경영 환경 변화에 따른 조치로, 중장기적인 경쟁력 강화를 위한 효율화 작업"이라고 덧붙였다.

tellm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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