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 반복은 치명타"…네이버·카카오, '국대 AI' 패자부활전 포기
  • 우지수 기자
  • 입력: 2026.01.16 10:30 / 수정: 2026.01.16 10:30
검증된 후보군 '손사래'…엄격한 독자성 기준 부담
물리적 시간 부족, 투자 대비 실익 불확실 등 영향
국내 양대 플랫폼 기업 네이버와 카카오가 독자 인공지능(AI) 파운데이션 모델(독파모) 프로젝트 패자부활전 참여에 대해 공식적으로 포기하겠다고 밝혔다. /더팩트 DB
국내 양대 플랫폼 기업 네이버와 카카오가 '독자 인공지능(AI) 파운데이션 모델(독파모)' 프로젝트 패자부활전 참여에 대해 공식적으로 포기하겠다고 밝혔다. /더팩트 DB

[더팩트|우지수 기자] 네이버가 정부 주관 '독자 인공지능(AI) 파운데이션 모델(독파모)' 프로젝트 패자부활전 참여를 공식적으로 포기한 데 이어 재도전 가능성이 거론되던 카카오까지 추가 공모에 나서지 않기로 했다. 국내 양대 플랫폼 기업이 모두 이탈하면서 정부의 추가 선발 계획이 동력을 잃을 가능성이 생겼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와 카카오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추진하는 '독파모' 프로젝트 추가 공모에 참여하지 않기로 내부 방침을 정했다. 네이버클라우드 측은 "독파모 1차 단계 평가에 대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판단을 존중한다"며 "향후 AI 기술 경쟁력 강화를 위한 노력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며 불참 의사를 공식화했다.

앞서 과기정통부는 지난 15일 독파모 1차 단계 평가 결과를 발표하며 LG AI연구원, SK텔레콤, 업스테이지 등 3개 컨소시엄을 2차 단계 진출팀으로 확정했다. 반면 네이버클라우드와 NC AI 컨소시엄은 탈락했다. 정부는 당초 4개 팀 경쟁 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상반기 중 정예팀 1곳을 추가 선발하는 재공모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번 추가 공모에서 기존 탈락 기업과 후발 주자뿐만 아니라 새로운 기업에게도 폭넓게 기회를 열어두겠다는 방침이다. 재공모 대상은 이번 1차 평가 탈락 팀과 지난해 7월 초기 공모 당시 서면 평가를 통과했던 카카오, KT, 모티프테크놀로지스, 코난테크놀로지, KAIST 등 기존 후보군에 국한되지 않는다.

그러나 검증된 후보군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특히 카카오는 최근 자체 개발한 '카나나-v-4b-하이브리드' 모델이 AI 학력 평가에서 고득점을 기록하는 등 기술력을 입증했음에도 재도전을 포기했다. 업계에서는 이미 한 차례 정예팀 선발에서 고배를 마신 카카오가 또다시 탈락할 경우 감수해야 할 기업 이미지 타격을 우려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정부 독자 인공지능(AI) 파운데이션 모델 1차 평가에서 네이버클라우드와 NC AI가 탈락한 가운데 시간 부족, 독자성 기준 충족 등 부담으로 재도전 의사를 밝히는 기업이 줄고 있다. /우지수 기자
정부 '독자 인공지능(AI) 파운데이션 모델' 1차 평가에서 네이버클라우드와 NC AI가 탈락한 가운데 시간 부족, 독자성 기준 충족 등 부담으로 재도전 의사를 밝히는 기업이 줄고 있다. /우지수 기자

네이버의 이탈은 정부의 '완전 독자성' 기준과 기업의 기술 전략 간 간극이 작용했다. 네이버클라우드는 제출 모델인 '하이퍼클로바 X 시드 32B 씽크' 개발 과정에서 중국 기업 알리바바의 오픈소스 모델 '큐웬'의 비전 인코더를 활용했다. 네이버는 효율성과 글로벌 호환성을 위한 선택이라고 주장했으나 정부는 독자 개발의 기준인 '프롬 스크래치'를 충족하지 못했다며 독자성 결격 사유로 판단했다.

또 다른 탈락 후보인 NC AI 역시 재도전보다는 특화 시장 공략으로 선회하는 분위기다. 이연수 NC AI 대표는 탈락 직후 사내 메시지를 통해 "결과는 아쉽지만 우리의 기술력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격려하면서도 재도전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물리적인 시간 부족도 신규 진입을 가로막는 요인으로 꼽힌다. LG AI연구원 등 생존한 3개 팀은 이미 지난해 하반기부터 역량을 집중해 성과를 내고 정부 기준에 맞춘 자체 프로세스를 정립해 왔다. 반면 올해 상반기 도중 합류해야 하는 후발 주자가 남은 짧은 기간 안에 이들과 대등한 수준으로 격차를 좁히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울 수 있다는 시각이 나온다.

업계는 정부가 추가로 내건 정예팀 1곳의 자리가 기업들에게 매력적인 선택지가 아닐 수 있다고 평가한다. '국가대표'라는 상징성은 있으나 까다로운 독자성 기준과 촉박한 일정에 비해 실익이 불분명하기 때문이다. 과기정통부는 상반기 중 추가 공모를 강행할 예정이지만 유력 후보군이 잇따라 이탈하면서 정책 실효성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 IT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완전 독자성 기준이 글로벌 AI 개발 트렌드와는 일정 괴리가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이미 반년 이상 앞서 나간 팀들과 경쟁하기 위해 리스크를 안고 뒤늦게 뛰어들기엔 부담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index@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 이메일: jebo@tf.co.kr
· 뉴스 홈페이지: https://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