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이한림 기자] 코스피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주도의 랠리로 연일 강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반도체 밸류체인을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들은 유형별로 수익률 차이를 보여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4일 기준 국내 반도체 종목들을 추종하는 대표적인 상품인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반도체TOP10'과 삼성자산운용의 'KODEX 반도체' ETF의 최근 한 달간 수익률은 각각 26.82%, 22.96%를 기록했다.
기간을 넓히면 수익률 차이는 더 두드러진다. TIGER 반도체TOP10은 3개월간 45.43%, 6개월간 96.50% 상승했으나 KODEX 반도체는 같은 기간 각각 38.66%, 88.69% 상승에 그쳤다.
KODEX 반도체는 지난 2006년 상장해 KRX 반도체 지수를 추종하고, TIGER 반도체TOP10는 2021년 상장해 에프엔가이드의 반도체TOP10 지수를 추종하는 차이는 있으나 두 상품 모두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한미반도체 등 핵심 반도체 종목들을 함께 담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처럼 유사한 종목을 담고 있음에도 수익률 격차가 발생하는 배경이 포트폴리오의 집중도에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우선 TIGER 반도체TOP10은 시가총액 상위 종목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전략을 구사한다. 인공지능(AI) 반도체 랠리의 핵심인 삼성전자(25.18%)와 SK하이닉스(31.78%)의 비중이 전체의 약 56%를 웃돈다. 최근 반도체 장세가 대형주 위주의 쏠림 현상을 보이면서 상위 종목 비중이 높은 상품이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셈이다.
KODEX 반도체는국내 반도체 산업 전반을 아우르는 약 30~40여개 종목에 분산 투자한다. 대형주뿐만 아니라 다양한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종목을 폭넓게 담고 있으며, 삼성전자(22.46%)와 SK하이닉스(29.27%) 비중은 51%가량이다. 대형주 중심의 급등장이 이어졌기 때문에 집중 투자형 상품보다 상승폭이 다소 제한적인 셈이다.
특히 두 ETF의 희비는 한미반도체, 이수페타시스 등 핵심 소부장 종목의 편입 비중에서도 갈렸다. 상위 10개사에 화력을 집중한 상품은 대장주들의 가파른 우상향 곡선을 온전히 흡수했으나, 분산 투자형 상품은 상대적으로 탄력이 약한 중소형주들이 전체 평균 수익률을 희석한 결과다.
수익률 차이는 투자자들의 자금 흐름에도 영향을 미친다. 최근 한 달간 개인 투자자들은 상대적으로 높은 성적표를 거둔 집중 투자형 상품에 순매수세를 집중해 수익률 따라잡기에 나서는 모습이다.
증권가는 반도체 업황 내에서도 수익률이 세부 테마별로 양극화하고 있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 외에도 고대역폭메모리(HBM), 온디바이스 AI, 컴퓨트익스프레스링크(CXL) 등 특정 키워드에 따라 관련 종목의 등락이 엇갈려 어떤 지수를 추종하느냐에 따른 투자자 성적표도 갈리고 있어서다.
다만 하반기 금리 인하 기대감이나 경기 순환 주기 등에 따라 대형주에서 중소형주로 수급이 이동하는 순환매 장세가 나타날 수 있는 만큼 과거 수익률이 미래를 보장하지 않는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시장이 주도주 역할을 지속하고 있지만, 종목별 차별화 장세가 뚜렷해지고 있다"며 "대형주 중심의 강한 탄력을 원한다면 집중 투자형을, 반도체 산업 전반의 낙수효과와 안정적인 분산을 원한다면 광범위한 지수 추종형을 선택하는 등 투자 성향에 따른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