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유연석 기자] 쿠팡이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고에 대한 보상안으로 마련한 1인당 5만원 쿠폰을 15일부터 지급한다. 파격적인 보상 규모를 내걸고 민심 달래기에 나선 건데, 이번 조치가 악화한 여론을 되돌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 3370만 명 대상…탈퇴 회원도 혜택 포함
쿠팡은 이날 오후부터 앱과 홈페이지 안내문을 통해 고객별 대상 여부를 확인해 줄 예정이다. 이번 보상은 개인정보 유출 통지를 받은 와우·일반·탈퇴 회원 등 총 3370만명을 대상으로 하며, 전체 보상 규모는 약 1조6850억원에 달한다.
현재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는 탈퇴 회원이라도 쿠팡에 재가입하면 구매 이용권을 순차적으로 지급받을 수 있다. 공지 이후에는 문자 메시지와 이메일로도 개별 통지가 이뤄진다.
지급되는 보상액 5만원은 △로켓배송 등 전 상품(5000원) △쿠팡이츠(5000원) △쿠팡트래블(2만원) △알럭스(2만원) 등 4개 카테고리로 세분화해 지급된다.
이용 기한은 오는 4월 15일까지 약 3개월이며, 기간 내 사용하지 않으면 자동 소멸한다. 하나의 상품에 이용권 1장만 적용 가능하며 차액은 환불되지 않는다.
◆ '꼼수 보상' 비판에 저가 상품군 대폭 확충
앞서 보상안이 발표된 직후, 활용도가 높은 로켓배송보다 단가가 높은 명품 플랫폼(알럭스)이나 여행 상품에 보상액의 80%가 배정된 데다가, 상품 가격이 쿠폰만으로 살 수 없어 '추가 결제를 유도하는 꼼수'라는 비판이 제기된 바 있다.
이에 쿠팡은 추가 지출 없이 이용권만으로 구매 가능한 상품군을 보강하며 진화에 나섰다. 쿠팡 앱 내에 5000원 이하 상품 약 14만종을 구비했으며, 와우 회원은 금액과 상관없이 당일·새벽배송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쿠팡트래블에서도 2만원 이하로 구매 가능한 입장권 및 티켓 상품 700여개를 배치했다. 여기에는 눈썰매장, 스키 렌털권, 테마파크, 키즈카페, 동물원 입장권 등이 포함되어 가족 단위 고객의 유입을 노리고 있다.
프리미엄 뷰티 플랫폼 '알럭스' 역시 2만~4만원대의 핸드크림, 립밤, 선크림 등 1000여종의 상품을 갖춰 소비자 선택권을 넓혔다.

◆ 온라인선 '꿀팁' 공유되지만…시민단체 등 반발 여전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보상안 100% 활용 팁'이 공유되는 등 쿠팡의 5만원 쿠폰은 초기 화제성 확보에 성공한 모습이다. 하지만 실제 고객 유입과 쿠폰 사용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참여연대 등 135개 단체가 참여한 '안전한 쿠팡만들기 공동행동'은 이날 오전 쿠팡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쿠팡 탈퇴 및 쿠폰 거부 선언' 캠페인에 돌입했다.
이들은 쿠팡이 노동자 과로사와 입점업체 갑질 등 산적한 문제에 대한 진정성 있는 책임 대신 신사업 매출을 높이려는 꼼수를 부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쿠폰 사용 시 향후 손해배상 소송 등을 포기하는 '부제소 합의'로 해석될 위험이 있다는 일각의 경고도 전달하며 "이 쿠폰은 소비자 기만뿐만 아니라 쿠팡 본인들의 법적 책임도 축소하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 경쟁사 '맞불' 마케팅도 변수
쿠팡의 위기를 틈탄 경쟁사의 공세도 고객 유입의 변수다.
11번가는 이날부터 신규 및 최근 3개월간 구매 이력이 없는 고객에게 최대 11만 원의 할인을 제공하는 '웰컴 쿠폰팩'을 내놓으며 맞불을 놨다. 쿠팡의 보상액보다 2배 이상 높은 금액을 특정 카테고리 제한 없이 사용할 수 있게 해 쿠팡 이탈 고객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앞서 지난 1일 무신사가 별다른 논란도 없는 상태에서 고객들에게 '5만원 쿠폰'을 제공하기도 했는데 이로 인해 쿠팡의 보상안이 대규모 정보 유출에 대한 보상치고는 초라하다는 평이 나오기도 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보상쿠폰으로 단기적 유입 효과를 기대할 수는 있겠지만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대책으로 보긴 어렵다"며 "경쟁사들의 공격적인 마케팅과 시민단체의 조직적 반발, 그리고 앞으로 발표될 정부의 조사 결과 등이 여전히 변수"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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