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수함만으론 안돼"…셈법 복잡해지는 60조 캐나다 수주전
  • 문은혜 기자
  • 입력: 2026.01.14 10:41 / 수정: 2026.01.14 10:51
캐나다, 현대차 현지 공장 건설 등 '절충교역' 요구
범정부 차원 대응 필요…이재명 대통령 직접 나설지 '주목'
한화오션이 건조한 장보고-III 잠수함. /한화오션
한화오션이 건조한 '장보고-III' 잠수함. /한화오션

[더팩트 | 문은혜 기자] 독일과 맞붙은 60조원 규모의 캐나다 잠수함 사업(CPSP) 수주전이 단순 기술 경쟁을 넘어 절충교역 전쟁으로 확대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범정부 차원의 정교한 전략이 승패를 가를 것으로 보이는 만큼 이번 수주전에 국가적 역량을 총동원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캐나다 정부는 잠수함 사업 관련해 평가항목들의 배점 비중을 공개했다. △유지보수 및 군수지원(MRO) 50% △플랫폼 성능 20% △경제적 혜택 15% △금융 및 사업 수행 역량 15% 등이다.

캐나다 잠수함 사업은 3000톤급 디젤 잠수함을 최대 12척 도입하는 대형 프로젝트로 도입 계약 규모만 20조원, 30년 간 유지·보수·정비(MRO) 비용을 포함하면 사업비만 총 60조원에 달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우리나라가 수주에 성공하면 단일 방산 수출 계약으로는 사상 최대 규모가 된다.

현재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은 '원팀'을 꾸려 잠수함 수주를 위해 협력하고 있는 상황이다. 경쟁사는 독일의 티센크루프마린시스템(TKMS)이다. 한화오션은 다음 달 제안설명회를 거쳐 오는 3월 중 캐나다 정부에 최종 제안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수주전 초기에만 해도 잠수함 성능이나 기술력, 납기 면에서 압도적으로 앞서는 우리나라가 경쟁에서 우위일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그러나 최근 캐나다 정부가 잠수함 수주 조건으로 자국 내 자동차 공장 건설 등 산업·경제적 기여를 요구하는 '절충교역'을 제시하면서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이는 평가항목 가운데 '경제적 혜택'에 해당하는 것으로 배점 비중(15%)이 다른 항목 못지않게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캐나다는 절충교역의 명목으로 한국에는 현대차의 현지 공장 설립을, 독일에는 폭스바겐 추가 시설 등을 입찰 조건으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경쟁국인 독일은 폭스바겐과 메르세데스-벤츠를 내세워 범정부 차원의 '패키지 딜'을 기획,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폭스바겐 그룹의 자회사인 파워코는 지난해 70억 달러를 투자해 캐나다 온타리오주에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짓기 시작했고, 메르세데스-벤츠도 캐나다 록 테크 리튬과 연평균 1만톤의 리튬을 공급받는 계약을 체결했다.

반면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범정부 차원의 구체적인 패키지 딜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대차의 경우 캐나다 현지 공장 건설을 요구 받았지만 북미 내 추가 생산거점을 마련하는 것이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잠수함 성능만으로는 수주를 장담할 수 없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한-캐나다 방산협력 확대를 위한 범정부 협업 방안 토론회'에서 문근식 한양대 교수는 "한국 잠수함은 납기 준수 능력과 성능 면에서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캐나다가 유럽연합(EU)의 SAFE에 참여하며 유럽 안보 블록에 편입되려는 움직임이 이번 사업의 가장 큰 리스크"라며 "이를 상쇄할 수 있는 우리 정부의 강력한 지원책이 없다면 수주를 장담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최용선 법무법인 율촌 수석전문위원도 "경쟁국인 독일은 캐나다산 전투체계 역구매, 캐나다산 핵심 광물 수입, 북극 기지 현대화 참여 등 국가 차원의 선물 보따리를 풀고 있다"며 "우리도 기업에만 맡겨둘 것이 아니라 정부가 나서서 미래 모빌리티, 에너지, 우주항공 등 한국이 가진 강점을 가진 산업과 연계한 'K-패키지'를 제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결국 범정부 차원에서 총력 대응하지 않으면 독일에 밀릴 수 밖 에 없다는 주장이다.

이에 강훈식 청와대 비서실장,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 등 정부 인사들은 조만간 캐나다를 방문해 마크 카니 총리 등 캐나다 정부 핵심 인사들과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명 대통령이 캐나다 잠수함 수주를 위해 전면에 나설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캐나다 잠수함 사업 수주는 대한민국이 글로벌 4대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이재명 정부의 핵심 과제"라며 "절충교역을 통해 방위사업뿐만 아니라 다른 산업의 성장과 글로벌 안보에도 파급력이 큰 범정부적 사안인 만큼 민·관·군이 하나의 팀이 돼 총력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mooneh@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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