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대 돌파'에 日 다시 보는 현대차…인스터·넥쏘, 돌파구 될까
  • 황지향 기자
  • 입력: 2026.01.12 10:43 / 수정: 2026.01.12 10:43
재진출 3년 만에 성과
소형 EV 앞세워 존재감 확대
일본 맞춤 전략 시험대
12일 일본자동차수입조합(JAIA)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해 일본에서 1169대를 판매했다. 현대차 캐스퍼 일렉트릭. /현대차
12일 일본자동차수입조합(JAIA)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해 일본에서 1169대를 판매했다. 현대차 캐스퍼 일렉트릭. /현대차

[더팩트ㅣ황지향 기자] 현대자동차가 일본 시장에 재진출 이후 처음으로 연간 판매량 1000대를 넘기며 점진적인 회복 흐름을 보이고 있다. 판매 규모는 여전히 제한적이지만 수입차 진입 장벽이 높은 일본 시장에서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현대차의 향후 전략에 관심이 쏠린다.

12일 일본자동차수입조합(JAIA)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해 일본에서 1169대를 판매했다. 전년(618대) 대비 두 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로 2022년 일본에 재진출한 이후 처음으로 연간 판매량 1000대를 넘어섰다.

절대적인 판매 규모는 여전히 작다. 다만 일본 신규 차량 시장에서 자국 브랜드 비중이 95% 안팎에 달하는 점을 고려하면 최근 판매 증가세는 의미 있는 변화라는 평가가 나온다. 일본은 토요타, 혼다, 닛산 등 자국 브랜드가 내수 시장을 장악하고 있을 뿐 아니라 해외 공장에서 생산된 일본 브랜드 차량이 역수입되는 경우도 적지 않아 수입차가 자리 잡기 어려운 시장으로 꼽힌다.

현대차는 2001년 일본 시장에 진출했지만 기대만큼의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2009년 철수했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당시 일본 법인 현대모터재팬(HMJ)은 2008년 약 86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이후 13년 만인 2022년 전기차와 수소차 등 친환경차를 중심으로 일본 시장에 재도전했다.

재진출 이후 현대차의 일본 판매량은 완만한 증가 흐름을 보이고 있다. JAIA 기준으로 2022년 526대, 2023년 492대에 그쳤던 판매량은 2024년 618대로 늘었고, 지난해에는 1000대를 넘어섰다.

현대차는 일본에서 캐스퍼 일렉트릭의 수출형 모델인 '인스터'를 주력 차종으로 내세우고 있다. 전장 3830mm, 전폭 1610mm 수준의 소형 차체는 일본 도심 환경과 소비자 선호에 비교적 잘 맞는다는 평가다. 지난해 일본 내 현대차 판매량의 절반 이상을 인스터가 차지했다.

현대차는 지난해 10월 도쿄에서 열린 재팬 모빌리티쇼 2025에 참가해 디 올 뉴 넥쏘를 공개했다. /더팩트 DB
현대차는 지난해 10월 도쿄에서 열린 재팬 모빌리티쇼 2025에 참가해 '디 올 뉴 넥쏘'를 공개했다. /더팩트 DB

수소차 넥쏘도 일본 전략의 또 다른 축이다. 현대차는 지난해 10월 도쿄에서 열린 재팬 모빌리티쇼 2025에 참가해 '디 올 뉴 넥쏘'를 공개했다. 정유석 현대차 부사장은 당시 "완성도 높은 품질과 고객 중심의 상품 라인업을 일본 시장에 선보일 것"이라며 "2026년 상반기에는 수소차 디 올 뉴 넥쏘를 출시해 전동화 흐름에 적극 동참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넥쏘를 둘러싼 환경은 녹록지 않다. 일본 정부는 최근 수소차 구매 보조금 상한액을 기존 255만엔에서 오는 4월 150만엔으로 축소하겠다고 밝혔다. 보조금 축소는 수소차 가격 경쟁력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대차의 일본 행보를 두고 업계의 시선이 쏠리는 이유는 또 있다. 현대차는 지난달 일본 주요 일간지에 도요타 가주 레이싱 월드랠리팀의 '2025 월드 랠리 챔피언십(WRC)' 트리플 크라운 달성을 축하하는 광고를 게재했다. 광고에는 "훌륭한 경쟁자가 있어서 현대 월드랠리팀도 한 단계 성장할 수 있었다"는 메시지가 담겼다.

이에 대해 도요타 아키오 토요타그룹 회장은 지난 9일 열린 '2026 도쿄오토살롱' 프레스 콘퍼런스에서 해당 광고를 언급하며 "라이벌 간의 '콜 앤드 리스폰스'는 정말 멋진 소통"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를 두고 수소 분야를 중심으로 한 토요타와의 협력 관계를 의식한 행보라는 해석과 일본 시장에서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이 동시에 나온다.

현대차는 일본 전역에서 드라이빙 스폿을 운영하며 시승 기회를 확대하고, '현대 모터 클럽 재팬' 등 고객 커뮤니티 활동도 강화하고 있다. 단기간 판매 확대보다는 브랜드 신뢰와 존재감 확보에 초점을 맞춘 전략이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은 자국 브랜드 선호도가 높아 외국 브랜드가 점유율을 키우기 어려운 시장"이라며 "판매 증가 흐름은 긍정적이지만 중장기적으로 현지 소비자 인식을 어떻게 바꿀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hya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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