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뢰 흔들린 세 차례 공급 대책…李정부, 이번엔 다를까
  • 이중삼 기자
  • 입력: 2026.01.13 00:00 / 수정: 2026.01.13 00:00
서울 집값 48주 연속 상승
이달 말 네 번째 공급 대책 발표 예정
이재명 정부가 이달 말 네 번째 부동산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사진은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9일 청와대에서 열린 경제성장전략 국민보고회에서 참석자 발언을 듣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정부가 이달 말 네 번째 부동산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사진은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9일 청와대에서 열린 경제성장전략 국민보고회에서 참석자 발언을 듣고 있다. /뉴시스

[더팩트|이중삼 기자] 이재명 정부가 이달 말 네 번째 부동산 대책을 내놓을 전망이다. 서울·수도권 집값 안정을 위해 지난해 세 차례 대책을 내놨지만 실패해서다. 서울 집값 상승률은 '패닉 바잉' 광풍이 불었던 문재인 정부 시절을 넘어섰다. 대책이 나올 때마다 시장 신뢰는 흔들렸다. 전문가들은 추가 공급 대책에 시기와 지역이 명확히 담기지 않으면 서울 집값 안정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경고했다.

서울·수도권 집값 안정을 이루겠다는 정부 약속은 이미 세 차례 깨졌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집값은 48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거래량과 매수 문의는 줄었다. 다만 재건축 추진 단지 등 선호 지역을 중심으로 가격 상승이 이어지며 서울 전역이 오름세를 보였다는 게 부동산원 진단이다.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와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이 상승세를 주도했다. 이들 지역에는 '보유만 해도 오른다'는 학습 효과가 자리 잡은 데다, 공급 부족에 따른 '똘똘한 한 채' 선호가 가격 상승을 뒷받침했다. 집주인 상당수가 정치인과 공직자라는 점도 집값 하방을 막는 요인으로 꼽힌다. 상승세는 인근 지역으로 확산돼 경기 분당·수지 등 주요 지역 집값도 가파르게 뛰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대한건설정책연구원·주택산업연구원 등 주요 연구기관들은 올해 서울·수도권 집값이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 세 번째 대책에도 잡히지 않는 서울 집값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집값은 48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 여파는 경기 일부 지역 집값 상승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뉴시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집값은 48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 여파는 경기 일부 지역 집값 상승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뉴시스

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네 번째 대책을 예고했다. 주택 공급으로 집값을 안정시키겠다는 방향성은 바뀌지 않았다. 정부는 지난 9일 발표한 '2026년 경제성장전략' 보고서에서 수도권 도심 주택공급 속도 제고를 큰 틀로 제시했다. 지난해 9·7 부동산 공급 대책이 발표 직후 오히려 공급 시점 불확실성을 키웠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이달 추가 공급 대책과 관련해 "특별한 지역이 있다기보다는 가능한 요소요소에 양질의 주택을 짓겠다는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이달 말 발표될 추가 공급 대책에 어떤 내용이 담길지 관심이 쏠린다.

보고서에는 주택공급 촉진·수급 관리·부동산 세제 관련 방안 등 세 가지 키워드가 담겼다. 정부는 올해 수도권에서 3기 신도시 1만8000가구를 포함해 총 5만 가구 착공을 추진한다. 고덕강일 1300가구·고양 창릉 3900가구 등 총 2만9000가구 규모의 공공택지 분양도 계획돼 있다.

도심 공급 확대를 위해 공공 도심복합사업 일몰 시한인 2026년 12월을 폐지하고 용적률 완화(1.4배) 적용 대상을 역세권 저층 주거지역까지 넓힌다. 적용 기간은 3년 한시다. 정비사업 절차 간소화와 공공정비 용적률 인센티브·이주 수요 관리 방안 개선 등을 담은 도시정비법 개정은 올해 상반기 추진을 목표로 한다. 청년·1인 가구를 위한 모듈러 공공주택은 2030년까지 1만6000가구 이상 공급할 방침이다.

공급 대책과 함께 부동산 세제 합리화 방안도 마련된다. 가계부채 총량 관리를 통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을 안정화하고,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적용 대상을 확대하는 등 상환 능력 중심의 여신 관리 체계를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은 정상 사업장에 대한 자금 공급을 이어가는 동시에 부실 사업장 정리와 금융당국 간 건전성 감독 공조를 강화한다.

지방 주택 시장에는 수요 확충을 위한 3종 패키지를 추진한다. 다주택자라도 인구 감소(관심) 지역 주택을 취득하면 양도소득세와 종합부동산세 산정 시 주택 수에서 제외한다. 지방 미분양 해소를 위해 CR리츠에 대한 세제 지원은 올해 말까지 연장하고, 가칭 '주택 환매 보증제'를 도입해 지방 주택 수분양자가 주택 매입 리츠에 분양 주택을 환매할 수 있도록 한다. 1주택자가 비수도권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을 추가로 취득할 경우 1세대 1주택 특례 적용 가액 기준도 6억원에서 7억원으로 상향한다.

◆ 공급 속도전 내세운 정부…시장은 '구체성' 요구

전문가들은 이달 발표될 추가 공급 대책에서 구체적인 내용이 담기지 않으면 서울 집값 안정은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더팩트 DB
전문가들은 이달 발표될 추가 공급 대책에서 구체적인 내용이 담기지 않으면 서울 집값 안정은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더팩트 DB

그러나 이런 계획이 곧바로 시장 신뢰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시장은 공급의 양과 질·속도에 대한 보다 구체적인 대책을 기대하고 있다. 언제·어디에 공급이 이뤄질지, 정비사업 활성화를 위한 실질적인 뒷받침 대책이 담길지 등이 주요 관심사다. 일단 국·공유지와 노후 청사를 활용한 공급 방안이 담길 것으로 예상된다. 김 장관은 "주택문제가 예민하지만 특히 서울 지역에 아쉬움이 크다. 서울 유휴부지 노후 청사를 중심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시장은 과거와 유사한 공급 패턴이 반복될 가능성을 경계한다. 새로울 것 없는 대책은 공급 기대를 키우기보다 불안 심리만 자극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공급 정책의 중심축을 '계획'에서 '실행'으로 옮겼다고 강조한다. 지난 2일 주택 공급 전담 조직인 '주택공급추진본부'를 출범시킨 것도 이런 기조의 연장선이다.

김 장관은 "정부가 수도권 135만 가구를 포함한 주택공급 확대를 추진해 왔지만 국민이 체감하는 주거 여건은 아직 충분하지 않다"며 "국민이 원하는 주택을 더 신속하고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데 공급본부의 역할이 있다"고 했다.

김은선 직방 빅데이터랩실 랩장은 "올해 주택시장은 추가 부동산 대책과 세제 조정 논의·지방선거 등 다양한 정책·제도적 변수가 잠재돼 있다"며 "정책 방향과 금리 수준·규제 완화 또는 강화 여부에 따라 시장의 흐름과 거래 속도는 달라질 수 있다. 특히 공급 계획은 단기간에 거래를 자극하기보다는 중·장기적인 공급 환경에 대한 기대와 불안 심리를 통해 수요자의 판단에 영향을 미치는 성격이 강하다"고 진단했다.

j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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