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26] 갈린 AI 전략…'부스 접은' 시중은행 vs '단독 부스' 기업銀, 왜
  • 이선영 기자
  • 입력: 2026.01.09 10:46 / 수정: 2026.01.09 14:25
신한·KB·우리 등 실무 참관 중심 전환…하나·농협은 참관단 최소화
기업은행, 은행권 유일 '단독 부스' 운영
지난 6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한 세계 최대 IT 전시회 CES 2026에서 IBK기업은행이 국내 은행권 가운데 유일하게 단독 부스를 운영하고 있다. /IBK기업은행
지난 6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한 세계 최대 IT 전시회 'CES 2026'에서 IBK기업은행이 국내 은행권 가운데 유일하게 단독 부스를 운영하고 있다. /IBK기업은행

[더팩트ㅣ이선영 기자] 지난 6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한 세계 최대 IT 전시회 'CES 2026'에서 국내 은행권의 참여 방식이 뚜렷하게 갈렸다. 주요 시중은행들이 전시 부스 운영을 접고 실무진 참관 중심으로 '전략적 탐색'에 무게를 둔 반면, IBK기업은행은 국내 은행권 가운데 유일하게 단독 부스를 운영하며 존재감을 키웠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IBK기업은행은 CES 현장에서 전시 부스를 직접 운영했다. 기업은행은 전시장 내 'IBK혁신관'을 마련해 혁신금융 역량을 선보인다는 방침이다. 혁신관에서는 AI·빅데이터 기반 신기술평가 체계, 투자 프로세스, ESG 진단 등 기업금융과 연결되는 기능을 전면에 배치해 관람객이 체험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기업은행은 스타트업 육성 플랫폼 'IBK창공'을 전면에 내세운 'IBK창공관'도 함께 운영했다. 창공관에는 15개 창업기업이 참여해 기술과 솔루션을 소개했다. 전시 전후로는 미국 진출 전략 교육·피칭 컨설팅, CES 혁신상 컨설팅, 부스비·물류비 지원, 바이어·투자자 미팅 및 IR 피칭, 전시 종료 후 실리콘밸리 연계 프로그램 등 ‘전시 이후’까지 이어지는 지원을 묶어 운영한다는 구상이다.

김인태 혁신금융그룹장은 "이번 CES 2026 참가는 IBK의 금융 시스템이 어떠한 방식으로 혁신기업을 발굴하고, 금융·비금융 지원으로 연결하는지에 대한 과정을 직접 보여주는 자리"라며 "앞으로도 IBK가 가진 금융 노하우와 이를 통해 발굴한 혁신기업들을 글로벌 시장에 지속적으로 알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첫날부터 예상보다 훨씬 많은 관계자가 다녀갔으며 우리 기업의 기술과 신규 시장 가능성을 알리고 추가 투자 유치를 기대하는 만큼 소기의 성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중소기업이나 스타트업 관계자들은 ESG 컨설팅 시스템에 큰 관심을 보이고, 일반 관람객의 경우에는 콘텐츠 투자 프로세스에 관심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번 CES에서 관심을 끄는 지점은 '투자 규모'다. 업계에서는 CES 부스 운영이 전시 공간, 시공, 운영 인력, 물류 등 비용이 복합적으로 들어가는 만큼 부스 규모에 따라 비용이 크게 불어날 수 있다고 본다. 일각에선 기업은행이 복수 전시관을 운영하며 관(부스) 1개를 꾸미는 비용이 10억원을 넘길 수 있다는 추산도 제기됐다. 다만 구체적인 비용은 확인되지 않았다.

CES2026에서 IBK창공관에 마련된 총 15개 기업 현장 부스 사진. /IBK기업은행
CES2026에서 IBK창공관에 마련된 총 15개 기업 현장 부스 사진. /IBK기업은행

반면 주요 시중은행들은 전시 부스 운영을 접고 실무진 참관 중심으로 참석했다. 최근 3년간 단독 부스를 운영해온 신한은행은 올해 부스를 접고 10명 안팎 실무진 참관단만 파견했다. 신한금융은 디지털 IT AI 관련 부서의 실무진들이 현장에서 기술 흐름을 점검할 예정이다.

KB금융도 정신동 경영연구소장을 중심으로 소수 인원이 현장을 찾는 방식으로 규모를 줄였고, 우리금융은 배연수 기업그룹부문장 외 25명 규모의 참관단을 꾸렸다. 이들은 기업금융·디지털 부문 중심으로 글로벌 기술 동향을 점검했다.

하나금융은 계열사 하나증권이 노사복지기금으로 25명 규모의 참관단을 보냈고 NH농협금융은 올해 CES에 별도 참관단을 꾸리지 않았다.

'AX(AI 전환)'를 공통 키워드로 내세우는 금융권이지만, 올해 CES를 대하는 방식은 '전시 홍보'보다 '실무 적용'에 초점을 맞추는 쪽으로 이동하는 분위기다. 리스크 관리와 내부 통제 강화 기조에 따라 실무진 중심으로 핵심 기술과 트렌드 살피는 것이 실용적이란 해석이다.

특히 올해는 범금융 신년인사회 일정이 대통령의 중국 국빈 방문(1월 4~7일)과 겹치면서 금융사 최고경영자들의 '현장 부재'가 두드러졌다.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을 비롯해 이환주 KB국민은행장, 이호성 하나은행장, 정진완 우리은행장, 강태영 NH농협은행장 등이 경제사절단 자격으로 방중 일정에 동행하면서 신년 인사회 참석이 어려웠던 것으로 전해졌다.

연초부터 대외 일정이 촘촘한 데다 각 금융지주·은행이 상반기 경영전략회의 등 내부 주요 일정도 앞두고 있어 CES를 포함한 해외 행사 대응에서도 '부스 운영'보다는 필요 인력 중심의 참관·정찰형 참석으로 무게중심이 이동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인터넷전문은행 가운데서는 카카오뱅크가 유일하게 CES 2026 참관에 나섰다. 윤호영 대표이사가 실무진을 이끌고 현장을 찾아 AI 에이전트, 블록체인 기반 핀테크 솔루션, AI 보안 기술 등 금융 서비스에 접목 가능한 기술 트렌드를 폭넓게 점검한다는 계획이다.

연초부터 대외 일정이 촘촘한 데다 각 금융지주·은행이 상반기 경영전략회의 등 내부 주요 일정도 앞두고 있어 CES를 포함한 해외 행사 대응에서도 부스 운영보다는 필요 인력 중심의 참관·정찰형 참석으로 무게중심이 이동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더팩트 DB
연초부터 대외 일정이 촘촘한 데다 각 금융지주·은행이 상반기 경영전략회의 등 내부 주요 일정도 앞두고 있어 CES를 포함한 해외 행사 대응에서도 '부스 운영'보다는 필요 인력 중심의 참관·정찰형 참석으로 무게중심이 이동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더팩트 DB

은행권의 선택이 갈린 이유는 목적의 차이로 정리된다. 시중은행은 대체로 CES를 브랜드 전시보다 기술 정찰·파트너 미팅 성격으로 활용하면서, 동일한 예산을 부스 운영보다 내부 AI 전환(업무 자동화·리스크 관리·보안)이나 현장 PoC(개념검증) 발굴에 쓰는 쪽을 택한 것으로 해석된다.

반대로 기업은행은 정책금융기관으로서 혁신기업 발굴·육성, 기술평가와 투자·자금 연결이라는 역할을 CES 현장에서 '가시화'하는 전략을 선택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CES는 기술을 소개하는 자리를 넘어, 글로벌 시장과 직접 연결되는 중요한 무대"라며 "IBK창공은 스타트업들이 글로벌 기업·투자자와 실질적인 협력 성과를 만들어갈 수 있도록 전시 이후까지 이어지는 지원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AI 전환을 말하더라도 시중은행은 효율과 적용 중심으로, 기업은행은 혁신 생태계 지원과 정책금융의 존재감 강화로 접근하면서 CES 참여 방식이 '참관'과 '단독 부스'로 갈라졌다는 평가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기업은행은 정책금융기관이라 혁신기업 발굴과 글로벌 노출 자체가 목적이 될 수 있다"며 "시중은행과 목표가 다른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AI는 이제 '새로운 기술'이 아니라 '현업 적용 단계'라며 "리스크 관리·보안·내부통제가 우선순위가 됐다"고 말했다.

seonyeo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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