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파이낸셜 고금리 대출 '도 넘은 갑질' 지적에…플랫폼 금융 긴장 확산
  • 김정산 기자
  • 입력: 2026.01.06 11:29 / 수정: 2026.01.06 11:38
고금리·정산 구조 논란에 당국 전방위 점검 시사
신용평가모형·금리 산정 방식이 핵심 쟁점 관측
쿠팡파이낸셜의 고금리 대출 논란을 두고 금융당국으로부터 도 넘은 갑질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배정한 기자
쿠팡파이낸셜의 고금리 대출 논란을 두고 금융당국으로부터 '도 넘은 갑질'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배정한 기자

[더팩트ㅣ김정산 기자] 쿠팡파이낸셜의 고금리 대출 논란을 두고 금융당국으로부터 '도 넘은 갑질'이라는 지적이 나오자 플랫폼 업계의 긴장감이 덩달아 확산하는 분위기다. 규제 완화가 필요한 시점이지만 쿠팡 사태를 계기로 더욱 고강도 규제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쿠팡파이낸셜의 고금리 대출을 두고 "납득할 수 없는 이자율"이라며 "상도덕적으로 소위 갑질 비슷한 상황이 아닌가 하는 상황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쿠팡파이낸셜이 쿠팡 입점업체를 대상으로 시행한 '쿠팡 판매자 성장 대출'에 법정최고금리(연 20%)에 육박하는 금리를 부과했다는 의혹이 나오면서다. 뚜렷한 근거에 기인한 신용평가 등 적법한 절차가 이뤄졌는지 따져보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결제 주기 또한 도마 위에 올랐다. 이 원장은 "다른 유통 플랫폼은 익일 결제 등을 하고 있는데 쿠팡은 한 달 이상으로 결제 주기가 굉장히 길어 의아했다"고 지적했다. 정산 주기를 길게 잡으면서 입점업체 유동성에 불리한 조건을 만들어 대출 시행을 유도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다.

앞서 이억원 금융위원장도 판매자 성장 대출의 상환 방식과 금리 수준 등의 적법 여부를 살펴보고 있다고 공식 발표했다. 그는 국회에서 열린 청문회에서 "대출 금리와 상환 방식, 대출 광고 등이 적정한지 모든 것을 따져보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쿠팡파이낸셜의 신용평가 모형과 대출 금리 산정 방식이 적법성 판단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설명한다.

이처럼 쿠팡파이낸셜을 둘러싼 강도 높은 비판이 이어지면서 플랫폼 업계 전반의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거래 상대방에 대한 우월적 지위 남용 논란이 확산하면서 금융당국의 규제 강화 가능성과 여론 악화를 동시에 의식할 수밖에 없다는 분위기다. 플랫폼 금융이 소비자 편의성을 앞세워 확장을 도모했던 만큼 일부 사례가 업계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그동안 플랫폼사는 선구매후지불(BNPL) 등 소액 신용을 중심으로 개인 차주 대상 금융사업을 운영하고, 소상공인이나 자영업자를 대상으로는 은행·저축은행과 연계해 판매자 대출을 취급해왔다. 업계는 관련 사업을 확대해 수익원을 다각화하려는 구상을 갖고 있지만, 쿠팡파이낸셜을 둘러싼 갑질 논란이 커질수록 플랫폼 금융 전반에 대한 규제 부담이 높아질 수 있다는 입장이다. 신규 사업 진출과 기존 서비스 확대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 플랫폼 관계자는 "그동안 금융당국이 금산분리 원칙을 고수하면서 플랫폼사의 금융업 진출에는 상당히 보수적이고 신중하게 접근해온 바 있다"며 "지난해까지는 소비자 편의를 이유로 추가 규제 완화를 요구하기도 했지만 현 상황에서는 뒷전으로 밀릴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귀띔했다.

문제는 금융당국이 이번 사안을 계기로 플랫폼 금융 전반에 대한 점검을 확대할 가능성도 시사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우월적 지위를 신용평가·대출 조건 산정에 어떻게 활용했는지 여부를 면밀히 들여다보겠다는 방침을 고수하고 있는 만큼, 플랫폼 기반 금융서비스에 관한 내부통제 기준과 가이드라인이 강화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쿠팡파이낸셜은 2022년 자동차할부금융업과 리테일 금융을 중심으로 할부금융업 시장에 진출했다. 본격적인 영업에 나선 2023년 1분기에는 34억원 규모의 자동차할부금융 자산을 보유하며 쿠팡 물류차량 공급을 목적으로 관련 사업을 확대했다. 그러나 이후 자산 규모는 지속적으로 감소 흐름을 보였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쿠팡파이낸셜의 자동차할부금융 자산은 5억3700만원에 그쳤다. 초기 진출 당시와 비교하면 자산 규모가 크게 줄어든 것으로, 사실상 신규 취급을 중단한 상태로 해석된다.

대출채권 구성에서도 특징이 드러난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쿠팡파이낸셜의 대출채권은 전액 장기대여금으로 구성돼 있으며 채권 잔액은 26억원이다. 이 가운데 대손충당금 3억원을 제외한 순대출채권 규모는 약 23억원 수준이다. 가계대출과 단기대여금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분산한 경쟁사와 달리 구조가 단순한 편이다. 업계에서는 해당 장기대여금이 판매자 성장 지원 목적의 대출에 활용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쿠팡파이낸셜이 쿠팡 플랫폼을 기반으로 출범한 만큼 대출 포트폴리오 구성 자체에는 큰 문제가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자동차할부금융 등 여신전문금융회사의 전통적인 주력 사업을 적극적으로 영위하지 않는 점 역시 시장 전반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당국이 살피는 핵심 쟁점은 쿠팡파이낸셜이 어느 수준까지 고도화된 신용평가모형을 적용해 대출 금리를 산정했는지 여부라는 지적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각 사별 론 포트폴리오 구성에 관한 규제는 없고 이는 기업의 재량으로 본다"면서도 "그러나 획일화되지 않은 기준으로 높은 수준의 금리를 부과했다면 문제 소지는 충분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kimsam11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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