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박지웅 기자] 새해 들어 코스피가 파죽지세로 상승하며 연일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4400선을 단숨에 돌파하면서 이재명 정부가 임기 내 목표로 제시한 '코스피 5000 시대'도 가시권에 들어왔다는 평가가 나온다. 증권가에서는 반도체·인공지능(AI)을 중심으로 로봇·자동화, 우주, 방위산업 등이 상반기 증시를 이끌 유력 주도 섹터로 거론된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3.43%(147.89포인트) 오른 4457.52포인트에 마감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해 첫 거래일인 지난 2일 2.27%(95.46포인트) 상승하며 4300선을 돌파한 데 이어, 불과 하루 만에 4400선까지 넘어섰다.
증권가는 이 같은 코스피 강세 흐름이 상반기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정부의 유동성 공급을 포함한 자본시장 활성화 정책과 AI 관련 기업들의 이익 증가가 지수 상승을 뒷받침할 핵심 동력으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최근 제기되는 'AI 거품론'에도 불구하고, 상반기까지는 AI 관련주가 국내 증시 상승세를 주도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한다.
황승택 하나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올해도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설비투자(CAPEX)가 전년 대비 증가 추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고, 분기 실적 발표 이후 투자 계획이 상향 조정될 여지도 남아 있다"며 "AI 설비투자가 지속되는 만큼 국내 반도체 업종 주가도 중장기적으로 우상향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수홍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역시 "AI 버블의 초기 국면으로 해석할 여지는 있지만, 이를 곧바로 붕괴 국면으로 논의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며 "실제 수요와 투자가 본격적으로 연결되는 단계에 진입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올해는 AI가 단순한 지능 고도화 단계를 넘어 산업 현장에 직접 투입되는 '피지컬 AI(Physical AI)'의 원년이 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정의현 미래에셋자산운용 ETF운용본부장은 "저출산·고령화로 생산가능인구가 감소하는 가운데 정부가 제조업 AI 대전환을 핵심 경제 전략으로 설정했다"며 "향후 5년간 AI와 로봇 분야에 32조원 이상을 투입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휴머노이드 로봇 부품과 소프트웨어, 스마트팩토리 실증 사업 등을 중심으로 정책 지원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코스닥 시장의 변화도 주목된다. 바이오에 쏠렸던 기존 시장 구조가 AI와 우주 등 첨단 기술 산업 중심으로 재편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나승두 SK증권 연구원은 "코스닥의 섹터 구성이 과거 바이오 중심에서 AI, 에너지저장장치(ESS), 우주 등으로 이동하고 있다"며 "밸류에이션 비교군이 재편되면서 전반적인 투자자 관심도 함께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단일 업종 쏠림이 완화되고 신성장 산업 중심으로 시장 성격이 변화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우주 산업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이상헌 iM증권 연구원은 "민간 기업들의 시장 진입이 본격화되며 활동이 빠르게 늘고 있다"며 "탐사의 영역에 머물던 우주 산업이 차세대 이동통신, 자율주행, 군용 통신, 지상 백업 통신망, 농업, 항법, 재난 예측 등 산업 생태계를 기반으로 한 비즈니스 영역으로 확장되면서 민간 우주경제의 급성장을 이끌 것"이라고 덧붙였다.
여기에 지정학적 변수도 새로운 투자 포인트로 부각되고 있다. 최근 미국과 베네수엘라 간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방위산업 섹터가 다시 관심권에 들고 있다. 갈등이 장기화될 경우 각국이 국방비를 늘리고 무기 체계를 고도화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김도현 삼성증권 연구원은 5일 발표한 '베네수엘라 사태의 업종별 영향 분석' 보고서에서 "이번 사태는 에너지 개발·서비스 업종과 방위산업 전반에 우호적인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방위산업은 미국이 군사 개입을 단행했다는 점 자체가 향후 국방 예산 축소에 대한 우려를 완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평가다.
김 연구원은 "미국의 안보를 위협하는 세력에 대해서는 양보하지 않겠다는 트럼프 행정부의 의지가 가시화됐다"며 "해군력 증강과 대탄도탄 방어 능력 등 트럼프 행정부가 선호하는 방위 정책과 맞닿아 있는 기업들에 대해서는 지속적으로 긍정적인 시각이 필요한 국면"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