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 퀀텀점프] 집만 짓고 못산다…신사업 확대하는 건설사
  • 공미나 기자
  • 입력: 2026.01.05 00:00 / 수정: 2026.01.05 00:00
데이터센터·에너지 등 AI 시대 맞춰 신사업 확대
건설사들이 AI 시대에 발맞춰 데이터센터, 에너지 등 새로운 사업을 확대시키고 있다. 사진은 DL이앤씨가 지은 가산 데이터센터. /DL이앤씨
건설사들이 AI 시대에 발맞춰 데이터센터, 에너지 등 새로운 사업을 확대시키고 있다. 사진은 DL이앤씨가 지은 '가산 데이터센터'. /DL이앤씨

[더팩트 | 공미나 기자] 국내 건설사들의 시선이 주택 밖으로 향하고 있다. 주택사업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인공지능(AI) 시대에 걸맞은 새로운 먹거리를 찾고 있기 때문이다. 데이터센터와 에너지 사업이 대표적이다. 과거 주택 분양이 실적의 핵심이었다면, 이제는 비주택 신사업이 건설사의 생존 전략으로 떠오르고 있다.

국내 주택시장은 정부의 고강도 규제와 고금리 기조, 자금 경색 등이 겹치며 침체 국면이 이어지고 있다. 올해 역시 민간 주택시장이 미분양 적체와 공사비 상승 부담으로 침체의 늪을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주택 경기가 회복되더라도 과거와 같은 급격한 반등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달 삼성KPMG가 발간한 '2026년 경제 및 산업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민간 주택시장은 뚜렷한 반등 모멘텀을 찾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에도 주택 수요 억제 기조가 지속되는 가운데 누적된 미분양 물량 부담이 쉽게 해소되지 않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역시 2026년 건설수주가 전년 대비 4.0% 증가하는 데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공공 수주 확대가 전체 시장을 일부 견인하겠지만, 민간 주택경기가 여전히 회복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반면 주택시장과 달리 데이터센터 시장은 매년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베리파이드 마켓 리포트(Verified Market Reports)는 한국 데이터센터 건설 시장이 오는 2033년까지 두 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45억 달러(약 6조2700억원) 수준인 시장 규모는 2033년 98억 달러(약 13조6500억원)로 확대될 전망이다. 보고서는 한국의 급속한 디지털 전환과 데이터 인프라 확대를 위한 정부 정책, 클라우드 서비스 수요 증가 등을 주요 성장 요인으로 꼽았다.

이 같은 흐름에 맞춰 건설업계에서는 데이터센터를 회사 차원의 전략 사업으로 격상시키는 움직임이 잇따르고 있다. 데이터센터 시공은 고도의 기술력이 요구되는 데다 일반 건축 대비 공사비와 수익성이 높은 편이다. 여기에 개발과 운영까지 참여할 경우 장기적인 수익 창출도 가능하다.

현재까지 13개의 데이터센터 프로젝트를 수행한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기술 고도화를 통해 관련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데이터센터 안정성 평가 최고 등급인 '티어 4'를 획득했으며, 차세대 열관리 방식으로 꼽히는 액침냉각 시스템을 자체 개발해 관련 특허도 보유하고 있다.

국내 데이터센터 시공 실적이 가장 많은 현대건설은 네이버 데이터센터 각 세종을 비롯해 국가정보자원관리원 정부통합전산센터, NH통합 IT센터 등 다양한 유형의 데이터센터를 건설해 왔다. 향후에는 차별화된 기술력을 앞세워 데이터센터 사업을 국내를 넘어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해외로 확대할 계획이다.

DL이앤씨는 지난해 가산 데이터센터를 준공하고, 김포 데이터센터’ 착공에 들어갔다. 특히 가산 데이터센터에서는 단순 건축 시공을 넘어 내부 장비와 시스템 설치, 시운전 등을 통해 성능을 검증하는 커미셔닝(Commissioning) 업무까지 수행했다. 올해 역시 글로벌 기술 경쟁력을 기반으로 추가 수주에 적극 나선다는 방침이다.

이밖에도 GS건설은 자회사 디씨브릿지를 통해 데이터센터 운영까지 직접 수행하고 있으며, HDC현대산업개발은 지난해 데이터센터와 신재생에너지 관련 전담 조직을 신설해 관련 사업에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다.

에너지 사업 역시 건설사들의 핵심 신사업으로 부상했다. 사진은 현대건설이 미국 홀텍 인터내셔널과 함께 개발 중인 SMR 모델 조감도다. /현대건설
에너지 사업 역시 건설사들의 핵심 신사업으로 부상했다. 사진은 현대건설이 미국 홀텍 인터내셔널과 함께 개발 중인 SMR 모델 조감도다. /현대건설

AI 시대 도래와 함께 전 세계 전력 사용량이 급증하면서 에너지 사업 역시 건설사들의 핵심 신사업으로 부상했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초 에너지 중심 성장 전략 'H-Road'를 발표하며 에너지 관련 사업 수주 규모를 2030년 7조 원까지 늘리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현재 미국 원전 기업 웨스팅하우스와 홀텍과의 협력을 통해 원전 분야 입지를 강화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마이클 쿤 전 웨스팅하우스 부사장을 영입하기도 했다. 올해는 미국 루이지애나주에서 탄소 저감 효과가 있는 전기로(EAF) 제철소 착공을 앞두고 있으며, 파푸아뉴기니 LNG 프로젝트와 미국 미시간주 펠리세이즈 소형모듈원전(SMR) 프로젝트 등도 추진 중이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카타르에서 태양광 및 LNG 프로젝트를 수주했으며, 해외 기업들과의 협력을 통해 유럽과 미국 등지에서 원전 시장 공략에도 나서고 있다. 대우건설도 체코 두코바니 원전 수주를 계기로 최근 원자력사업단을 최고경영자(CEO) 직속 조직으로 배치했다. DL이앤씨 역시 SMR을 접목한 청정 에너지 밸류체인 구축해 미래 에너지 인프라 기업으로의 전환을 가속하고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국내 건설경기 침체가 지속되며 건설사들의 사업 구조 재편이 불가피해졌다"며 "데이터센터, 에너지 등 신사업은 다가올 시대에 대비한 필수 생존 전략"이라고 말했다.

mnm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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