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황지향 기자] 정기선 HD현대 회장이 2026년 신년사를 통해 독보적인 기술과 두려움 없는 도전으로 경쟁력을 만들어가자고 강조했다.
31일 정 회장은 신년사에서 "미국의 관세 확대 움직임 속에서 세계 경제는 보호무역주의로 회귀하고 있고, 중국발 공급과잉 문제 역시 여전히 진행 중"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정 회장은 2025년 한해에 대해 "어려운 대내외 환경 속에서도 의미 있는 성과를 이뤄냈다"며 "조선·전력기기 사업 성장에 힘입어 그룹 실적이 개선됐고, 국내 기업 가운데 다섯 번째로 시가총액 100조 클럽에 진입했다"고 말했다.
이어 "전 세계 최초 선박 5000척 인도라는 기념비적 기록을 달성한 가운데 인공지능(AI), 소형모듈원자로(SMR), 연료전지 등 신사업 투자와 조선·건설기계·석유화학 부문의 사업 재편을 통해 새로운 도약의 기반을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2026년 경영환경을 두고는 "중국 기업들이 기술력과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빠르게 추격하고 있어 조선 분야 역시 예외가 아니다"고 진단했다.
정 회장은 대응 전략으로 △독보적인 기술과 제품 확보 △두려움 없는 도전 △건강한 조직 구축을 제시했다. 그는 "중국 대비 연비가 20% 이상 뛰어난 선박과 유럽 시장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는 차세대 건설장비 사례처럼 시장이 인정하는 독보적인 기술과 제품을 계속 만들어야 한다"며 "AI, 자율운항, 연료전지, 전기추진, 배터리팩, 로봇, 소형모듈원자로, 해상풍력 등 미래 신사업 분야에서도 원천 기술을 조기에 확보하고 이를 실제 제품에 적용해 상용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두려움 없는 도전은 준비 없이 뛰어드는 무모함이 아니라 우리가 가장 잘하는 것들을 무기로 한 번도 가보지 않은 영역에 처음 발을 내딛는 용기"라며 "허허벌판이던 바닷가 백사장에 조선소를 세우고, 동시에 두 척의 초대형 유조선을 건조했던 첫 도전처럼 우리만이 해낼 수 있는 것을 계속 만들어가야 한다"고 밝혔다. HD현대중공업·HD현대미포, HD현대건설기계·HD현대인프라코어 간 합병과 석유화학 사업 재편, 디지털 조선소 전환, 해외 조선소 확장 등도 주요 과제로 언급했다.
조직 문화와 관련해서는 "성과를 창출하면서도 구성원들이 일에 몰입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건강한 조직이 필요하다"며 "도전적인 과제 앞에서 주저하지 않고 잘한 일에 대해서는 아낌없는 인정을 보내는 문화가 자리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장의 고민과 목소리가 리더에게 자연스럽게 전달되고, 리더는 이를 존중하며 공정한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정 회장은 "우리 모두의 안전이 보장되지 않는다면 과감한 혁신과 두려움 없는 도전을 향한 노력은 모두 물거품이 될 것"이라며 "HD현대가 가장 안전한 일터가 될 수 있도록 임직원 한 분 한 분의 힘을 모아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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