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 | 공미나 기자] 건설업계 불황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일부 중견 건설사들이 창사 이래 최대 수주 실적을 쓰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공공부문에서 축적한 경쟁력을 바탕으로 수주 영역을 확장하며 균형 잡힌 포트폴리오를 구축한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30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동부건설과 대보건설은 올해 각각 약 4조원, 2조730억원의 수주고를 올리며 창사 이래 최대 수주 실적을 기록했다.
동부건설과 대보건설은 올해 시공능력평가 순위에서 각각 28위와 52위를 차지한 중견 건설사다. 건설업 전반의 수주 위축과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 확대,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원가 부담 등으로 중견 건설사들의 수주 여건이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 이 같은 성과를 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분석이다.
동부건설은 올해 역대급 성과를 낸 배경으로 공공과 민간을 아우르는 균형 잡힌 수주 전략을 꼽았다. 올해 동부건설은 '제주외항 2단계(잡화부두) 개발공사', '부산신항–김해 고속도로 1공구'를 비롯해 경기주택도시공사·서울주택도시공사(SH)·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추진하는 민간참여 공공주택사업 등 대형 프로젝트를 잇달아 확보했다. 민간 부문에서도 '동국대학교 로터스관', '오뚜기 백암 물류센터', '삼성메디슨 홍천공'장 등 산업·플랜트 프로젝트를 잇달아 수주하며 포트폴리오의 다양성을 더했다.
특히 최근 SK하이닉스 발주 공사를 연이어 확보하며 민간 산업시설 부문에서 수주 경쟁력을 입증하기도 했다. 동부건설은 2023년 'SK하이닉스 청주지원관 프로젝트' 준공에 이어 올해 'SK하이닉스 청주4캠퍼스 부속시설', 'SK하이닉스 용인캠퍼스 상생시설 신축공사'를 수주한 바 있다.
동부건설 관계자는 "공공과 민간을 아우르는 균형 잡힌 수주 전략을 통해 안정성과 성장성을 동시에 확보하고 있다"며 "반도체 등 전략산업 중심의 산업시설 분야에서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중장기 성장 기반을 더욱 공고히 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대보건설의 성과도 눈에 띈다. 올해 대보건설의 누적 수주액은 2조730억원으로, 전년 대비 23% 늘어났다. 지난해 1조6820억원의 수주를 기록하며 사상 최대 기록을 세운 데 이어 2년 연속 사상 최대 수주 실적을 갈아치운 것이다.
대보건설은 연초부터 수주고를 빠르게 쌓아갔다. 3월 '인천국제공항 제2국제업무지역 항공업무시설 개발사업', '서울교육대학교 인문관 개축 시설개선 임대형 민자사업', '부산대학교 생활관 개축 임대형 민자사업'에 이어 7월 'GTX-B 노선 민간투자사업 3공구' 등을 수주하며 일찌감치 수주 1조원을 돌파했다.
공공주택 건설사업에서도 두각을 나타냈다. '남양주 왕숙2지구 A-6블록·A-7블록', '밀양부북 A-1·S-2 블록', '하남교산 A3블록' '광명시흥 S1-11블록·S2-2블록 및 시흥 거모 A-1 블록' '광교 A17 블록·교산 A1블록' 등을 다양한 지역에서 시공권을 따냈다.
이밖에도 '용산국제업무지구 도시개발사업 단지조성공사', '고양은평선 광역철도 1공구 건설공사', '남한강(3차) 급수체계조정사업 시설공사', '성산포항 진입도로 확장공사', '남강댐(Ⅰ) 광역상수도 노후관 개량사업 시설공사 (2공구)', '양산사송 A-7BL 아파트 전기공사 7공구' 등 다양한 공종에서 수주를 이어가며 사업 영역을 다각화했다.
대보건설는 내년에도 공공부문의 강점을 살려 양질의 수주 물량 확보에 주력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대보건설 관계자는 "사상 최대 수주 실적 달성에 이어 대형 토목공사를 성공적으로 수행함으로써 토목공사 분야에서 대한민국 열손가락 안에 드는 메이저급 건설사로 위상을 높여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