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 씨수소 선발, 5년에서 1년으로 단축
  • 박은평 기자
  • 입력: 2025.12.30 11:06 / 수정: 2025.12.30 11:06
농식품부, 내년부터 유전체 기반 개량 전환
내년부터 한우 씨수소의 유전체 정보를 활용해 우수한 개체를 조기 선발해 개량 기간을 단축한다./더팩트DB
내년부터 한우 씨수소의 유전체 정보를 활용해 우수한 개체를 조기 선발해 개량 기간을 단축한다./더팩트DB

[더팩트ㅣ세종=박은평 기자] 내년부터 한우 씨수소의 유전체 정보를 활용해 우수한 개체를 조기 선발해 개량 기간을 단축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한우 개량의 효율성을 높이고 농가의 유전적 선택권을 확대하기 위해 유전체 분석을 활용한 씨수소 조기 선발·보급 체계를 내년 3월부터 도입한다고 30일 밝혔다.

그동안 한우 씨수소는 후보씨수소 선발 이후 자손의 후대검정을 거쳐 보증씨수소로 확정하는 방식으로 운영돼, 농가에 정액이 보급되기까지 5년 이상이 소요되는 구조적 한계가 있었다. 그러나 최근 유전체 분석 기술이 고도화되면서 12개월령 단계에서도 유전능력 평가 정확도가 크게 향상돼 씨수소를 조기에 선발·보급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

우리나라 한우 개량은 1970~1980년대 당대·후대검정과 정액공급사업을 시작으로, 1995년 국가 단위 유전능력 평가 체계 구축, 2018년 유전체 정보를 활용한 씨수소 선발 체계 도입 등을 거치며 과학적 기반을 확립해 왔다. 그 결과 한우의 생산성과 품질은 꾸준히 개선됐으며, 유전체 분석 데이터 축적과 기술 발전은 이번 제도 개편의 핵심 토대가 됐다.

실제 1990년대와 비교하면 2020년대 한우의 생체중은 575.5kg에서 756.3kg으로 31.4% 증가했고, 도체중은 341.9kg에서 464kg으로 35.7% 늘었다. 근내지방도(마블링) 역시 3.62에서 5.1로 40.9% 향상됐다.

현재 당대검정 이후 후보씨수소를 선발하고 후대검정을 거치는 구조에서, 검정 후 12개월령에 씨수소를 바로 선발하는 단일 체계로 전환한다. 이에 따라 씨수소 선발까지 소요되던 기간은 기존 약 52개월에서 대폭 단축된다.

후대검정 자료는 씨수소 선발에 직접 활용하지 않는 대신, 유전체 평가의 참조집단으로 환류해 분석 정확도를 높이는 데 활용한다. 유전체 분석 규모도 기존 1800두에서 2400두로 확대해 유전체 기반 선발의 신뢰성을 지속적으로 강화할 계획이다.

농식품부는 내년 3월부터 12개월령 신규 씨수소를 매년 80두씩 선발하고, 약 11개월간의 정액 생산 및 비축 과정을 거쳐 2027년 2월부터 본격적인 판매에 들어갈 예정이다.

기존 후보씨수소 198두는 2026~2028년 3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재선발하고, 전체 씨수소 사육 규모는 324두에서 230두로 조정해 운영 효율성을 높인다. 이를 통해 2029년까지 씨수소 선발 체계의 완전한 전환을 추진한다.

아울러 소비자 선호도가 높고 가격 경쟁력이 높은 안심·등심·채끝 등 주요 부분육의 수율을 높이기 위해 부분육 형질을 선발지수에 새롭게 반영한다.

정액채취 대상 씨수소는 기존 100두(후보 25두, 보증 75두)에서 2028년까지 200두 규모로 확대한다. 정액 생산·제조 시설도 충남 서산시 농협 가축개량원 한우개량사업소에 더해, 내년 하반기 경북 영양군에 한우개량사업소 영양사업장을 추가 설치·운영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다양한 씨수소의 정액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농가 선택 폭을 넓힌다는 구상이다.

농식품부는 "이번 개편이 1995년 국가 단위 유전능력 평가 체계 도입 이후 가장 획기적인 변화"라며 "한우 생산성 향상과 농가소득 증대, 산업 경쟁력 강화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pep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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