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이중삼 기자] 국토교통부는 코레일이 발주한 ITX-마음 철도차량 납품 지연과 관련해 다원시스의 계약 위반 사항을 확인하고 수사기관에 의뢰했다고 26일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정부 기관이 사기당한 것 같다"고 지적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국토부는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와 언론보도를 통해 제기된 다원시스의 철도차량 납품 지연과 납품이 지연된 상황에서도 추가 수주가 이뤄진 배경에 대한 의혹을 확인하기 위해 지난 11월부터 코레일과 다원시스 간 철도차량 구매계약 전반과 코레일의 계약 이행 관리 실태에 대한 감사를 진행하고 있다.
코레일은 ITX-마음 신규 차량 도입을 위해 다원시스와 세 차례에 걸쳐 총 474량, 약 9149억원 규모의 철도차량 구매계약을 체결했다. 이 가운데 2018~2019년 체결한 1·2차 계약은 납품 기한이 이미 2년 넘게 지났지만, 전체 358량 중 218량이 아직 납품되지 않았다. 지난해 4월 체결한 3차 계약분 116량 역시 계약 체결 이후 1년 6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차량 제작을 위한 사전 설계가 완료되지 않아 추가적인 납품 지연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국토부는 1·2차 계약과 관련해 여러 계약 위반 사실을 확인했다. 다원시스가 제출한 지출 증빙을 확인한 결과, 1·2차 계약 선급금 일부가 ITX-마음 철도차량 제작과 무관한 일반 전동차량 부품 구매에 사용된 내역이 드러났다.
또한 계약 관련 법령상 선급금은 당해 계약 이행을 위해서만 사용하도록 돼 있음에도, 다원시스가 제출한 지출 내역에는 2차 계약 선급금 2457억원 중 1059억원 상당이 1차 계약분 차량 제작에 사용된 사실이 확인됐다.
다원시스 정읍공장에 대한 현지 조사에서는 ITX-마음 철도차량 완성차 제작에 필요한 주요 자재와 부품이 2~12량 분량만 확보돼 있어, 적기 생산에 필요한 수량에 미달하는 상황도 확인됐다.
3차 계약과 관련해서도 문제점이 드러났다. 다원시스는 1·2차 계약 납품이 장기 지체된 상황에서 지난해 4월 26일 3차 계약 체결 직전에만 월 납품량을 4량에서 12량으로 일시 확대했다가, 계약 체결 이후에는 납품을 중단했다. 3차 계약을 위해 제출한 기술제안서에 포함된 생산라인 증설 계획 역시 실제로 추진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국토부는 다원시스의 계약 불이행과 규정 위반에 대해 수사를 의뢰하는 한편, 코레일과 다원시스 간 계약 관리 전반에 대한 감사를 신속히 추진해 위법·부당한 업무 처리에 대해 엄중히 조치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