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 | 김태환 기자] 외환당국의 강도 높은 구두개입과 정부의 서학개미의 국내 투자 촉진 등의 대책 발표로 원·달러 환율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다만, 구조적인 수급 불균형이 여전히 지속된다는 점에서 추가 하락 여력은 없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4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33.8원 내린 1449.8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지난 2022년 11월 11일(59.1원 하락) 이후 가장 큰 낙폭이다.
이날 환율은 전날보다 1.3원 오른 1484.9원에 출발했지만, 곧바로 외환당국의 구두개입 직후 급락해 오전 10시 50분 20.2원 내린 1463.4원을 기록했다. 이후 장중 한때 1455.0원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외환당국은 김재환 기획재정부 국제금융국장과 윤경수 한국은행 국제국장 명의로 공동 메시지를 통해 "원화의 과도한 약세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력한 '구두개입'을 했다.
이어 "지난 1~2주에 걸쳐 일련의 회의를 개최하고, 각 부처 및 기관별로 담당조치를 발표한 것은 정부의 강력한 의지와 종합적인 정책 실행 능력을 보여주기 위해 상황을 정비한 과정이었음을 곧 확인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도 언론 인터뷰를 통해 "이제는 말이 아닌 행동으로 대응할 것"이라며 "오늘부터 좀 달라질 것"이라며 당국의 개입을 직접 언급했다.
구두개입 이후에는 기재부가 해외 주식을 팔고 국내 주식에 1년간 투자하면 해외 주식 양도소득세(20%)를 1년 동안 비과세하고, 국내 기업이 해외 자회사로부터 받은 수입배당금에 대한 세제 혜택도 확대하기로 했다. 해외 투자를 국내로 유도해 수급 문제를 완화하려는 조치다.
이와 더불어 국민연금은 최근 전략적 환헤지를 시장 상황에 따라 유연하기 위한 협의체를 신설했다. 신설 협의체에서는 일정 가이드라인 내에서 전략적 환헤지를 수시로 발동할 수 있도록 하는 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최근 고환율의 원인이 구조적인 수급 문제에 있는 만큼, 고환율의 장기 추세를 뒤짚기 어렵다는 진단을 내놓는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고환율 현상은 오랜 기간 유지된 한미 금리차와 더불어 원화 통화량(M2) 증가, 대미 투자가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적 수급 문제가 원인"이라며 "근본적으로 통화량 증가율을 줄이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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