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장혜승 기자] 반도체와 선박 등 수출 효자 산업의 호조에 힘입어 내년 1분기 국내 수출기업의 체감 경기가 개선 국면에 접어들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23일 한국무역협회(무협)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발간한 내년 1분기 수출산업경기전망조사(EBSI) 보고서에 따르면 내년 1분기 EBSI는 115.8로 나타났다. 2024년 2분기 이후 7분기 만에 110을 웃돈다.
EBSI는 국내 수출 기업들의 전망을 조사·분석한 지표다. 기준인 100을 넘기면 전 분기보다 개선될 것으로, 100을 밑돌면 악화할 것으로 예상하는 기업이 많다는 것을 뜻한다.
품목별로는 15대 품목 중 반도체·선박 등 7개 품목의 수출 여건이 개선될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반도체(187.6)는 인공지능(AI)용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 확대와 범용 메모리 공급 부족에 따른 가격 상승세가 맞물려 가장 전망이 밝았다.
선박(147.2) 역시 고선가 수주 물량 인도가 본격화되고, 미국의 액화천연가스(LNG) 증산에 따른 운반선 발주 확대 기대감이 반영되며 수출 호조를 이어갈 것으로 예측됐다.
반면 전기·전자제품(70.4)과 섬유·의복제품(84.7)은 글로벌 소비 회복 지연, 원재료 가격 상승, 가격 경쟁 심화 등 대외 여건 악화의 영향으로 수출 부진이 전망됐다.
수출 기업들은 내년 1분기 수출 애로요인으로 원재료 가격 상승(17.5%)과 원화 환율 변동성 확대(15.4%)를 가장 많이 제시했다. 원화 환율 변동성 확대라고 응답한 비중은 전 분기 대비 5.5%p 상승하며 가장 가파른 증가 폭을 기록했다.
옥웅기 무협 수석연구원은 "내년 1분기 반도체와 선박이 수출 성장을 주도하겠지만, 품목별로 온도차가 있어 수출 경기 전반을 낙관하기에는 신중함이 필요하다"며 "고환율에 따른 원가 부담 경영 불확실성을 해소하기 위해 환율 변동성 완화 대책과 함께 무역금융 금리인하 등 기업의 비용 절감을 위한 실질적인 정책 지원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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