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황준익 기자] 서울 강남구 도곡동 개포우성4차가 조합장 등 집행부를 새로 꾸렸다. 전 조합장 해임으로 사업이 지연된 만큼 새 집행부를 통해 조합원 간 갈등이 봉합되고 시공사 선정에서 경쟁 입찰이 성사될지 주목된다.
22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개포우성4차 재건축 조합은 지난 20일 총회를 열고 조합장 등 조합 임원을 선출했다.
신임 조합장과 임원 모두 전 조합장 해임을 주도한 재건축정상화추진위원회 측 후보가 당선됐다. 신임 조합장은 조합장 직무 대행을 맡아 왔다.
1985년 준공된 개포우성4차는 8개동 총 459가구 아파트다. 재건축을 통해 지하 4층~지상 49층, 1080가구의 대단지로 탈바꿈한다. 용적률(149%)이 낮고 대형 평형 위주여서 사업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앞서 개포우성4차 조합은 지난 9월 조합장 등 집행부 전원을 해임했다. 찬성률은 99%에 달했다. 조합원들이 집행부를 해임한 건 시공사 선정 과정을 신뢰하지 못하면서다. 집행부가 특정 마감자재 지정, 시공사 참여 제한은 물론 온라인 소통을 차단했다는 의혹 등이 불거진 바 있다.
집행부가 새로 구성되면서 시공사 선정 절차도 다시 진행된다. 애초 개포우성4차 조합은 지난 7월 17일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 공고를 내고 지난 9월 9일 입찰을 마감하려 했지만 도중 입찰을 취소했다. 단독 입찰 가능성이 커지면서 조합원들의 불만이 커지면서다. 조합원 사이에서는 "도곡동 입지에 삼성물산, 현대건설은커녕 단독 입찰은 안 된다"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개포우성4차는 삼성물산, 롯데건설, 포스코이앤씨 3파전이 유력했던 곳이다. 하지만 관심을 보이던 삼성물산이 현장설명회에 불참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삼성물산이 발을 뺐고 이재명 대통령이 '면허 취소'까지 언급한 포스코이앤씨가 입찰에 참여하지 않으면 롯데건설의 단독 입찰 가능성이 제기됐다.
특히 조합원 사이에서는 사업성과 입지를 고려하면 대형 건설사를 참여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전 조합장도 조합원 상대로 삼성물산, 현대건설 두 건설사를 참여시키겠다는 확약서를 작성하기도 했다.

전 조합장은 "개포우성4차의 건설사를 선정함에 있어 대형 건설사가 참여하지 않는 이유로 조합장의 능력이 부족하다는 조합원들의 주장에 깊은 책임감을 느낀다"며 "내년 1월까지 현장 설명 및 입찰에서 삼성, 현대 두 건설사 중 한 건설사도 참여하지 않을 경우 스스로 조합장직을 내려놓는다"고 밝힌 바 있다.
신임 조합장이 선출된 만큼 시공사 경쟁 구도가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 GS건설, 현대건설 등도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개포우성4차처럼 서울 정비사업장의 경우 시공사 선정 과정에서 조합장 리스크가 불거진 곳이 많다. 서초구 방배신삼호 재건축 조합도 지난 10월 새 조합장을 선출하며 시공사 선정 절차를 다시 밟고 있다. 시공사는 HDC현대산업개발과의 수의계약이 유력했지만 지난 7월 말 총회에서 조합원들의 반대로 무산됐다. 세 번이나 집행부가 교체됐다.
서울 성동구 성수전략정비구역 2지구 조합은 내년 2월 7일 총회를 통해 조합장을 선출할 계획이다. 현재 성수2지구 조합은 직무 대행 체제다. 조합장이 지난달 초 사퇴했다. 지난 10월 조합장과 포스코이앤씨 OS요원(홍보요원) 사이에 불미스러운 사건이 발생했고 이후 조합원들 사이에 이 사실이 알려지며 사퇴 목소리가 커진 데 따른 것이다. 성수1지구도 조합장과 특정 건설사 간의 유찰 문제로 시공사 선정이 늦어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조합 입장에서는 많은 건설사가 입찰에 참여해야 하는데 일부 조합원들이 재건축 사업성이 좋은 만큼 일정을 미뤄서라도 경쟁 입찰 유치를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며 "재건축은 앞으로 규제가 어떻게 변할지 몰라 핵심은 속도인데 늦어질수록 손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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