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사태 미국 본사서 직접 수습한다…김범석 여전히 '부재 중'
  • 손원태 기자
  • 입력: 2025.12.10 16:25 / 수정: 2025.12.10 16:25
해롤드 로저스, 준법경영 전문가로 '김범석의 복심' 불려
쿠팡 실질적 지배자인 김범석 입장은 부재…청문회 관건
해롤드 로저스 미국 쿠팡Inc 최고관리책임자. /쿠팡
해롤드 로저스 미국 쿠팡Inc 최고관리책임자. /쿠팡

[더팩트 | 손원태 기자] 쿠팡에서 대규모 고객 개인정보 유출 사태가 터지면서 국민적 공분이 들끓는 가운데 박대준 대표가 사임 의사를 밝혔다. 쿠팡은 사태 해결을 위해 미국 모회사인 쿠팡Inc. 최고관리책임자를 임시 대표로 선임했으나, 실질적 지배자인 김범석 의장은 여전히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박대준 쿠팡 대표는 10일 오후 "최근 개인정보 사태로 국민께 실망을 드린 점에 대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라며 "이번 사태의 발생과 수습 과정에서의 책임을 통감하고 모든 직위에서 물러나겠다"고 발표했다.

앞서 쿠팡은 지난달 29일 3370만 개에 이르는 고객 개인정보가 무단 유출됐다며 공지했다. 이 사태로 소비자는 물론 정치권에서도 쿠팡의 허술한 개인정보 관리를 질타하는 목소리가 쏟아졌다. 이재명 대통령 역시 쿠팡 사태에 강도 높은 경제적 제재를 주문하는 등 예의주시하고 있다.

쿠팡이 사태 수습을 위해 임시 대표로 선임한 해롤드 로저스(Harold Rogers)는 지난 2020년 1월부터 미국 쿠팡Inc. 최고관리책임자 겸 법무총괄(CAO & General Counsel)로 활동했던 인물이다.

로저스 임시 대표는 브리검 영 대학교(Brigham Young University)에서 영문학사를 나온 후 하버드 로스쿨(Harvard Law School)에서 법학박사를 취득했다. 그는 법률·컴플라이언스(준법 경영) 전문가로, 쿠팡 내부적으로 '김범석의 복심'으로 평가되고 있다.

쿠팡이 로저스 임시 대표를 사태 수습을 위해 긴급 투입하게 된 배경이다. 소비자들의 공분이 사그라지지 않는 만큼 미국 본사가 사태를 직접 수습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이다.

쿠팡이 "로저스 임시 대표는 개인정보 유출 사태에 따른 고객 불안을 해소하고, 대내외적인 위기를 수습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라고 설명한 이유다.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 사태가 커지는 가운데 김범석 쿠팡InC 의장의 책임론이 거론되고 있다. /더팩트 DB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 사태가 커지는 가운데 김범석 쿠팡InC 의장의 책임론이 거론되고 있다. /더팩트 DB

그러나 소비자들과 정치권에서는 이번 사태의 실질적 책임자로 창업주인 김범석 의장을 가리키고 있다. 김 의장은 쿠팡 지분 100%를 쥔 모회사 쿠팡InC.의 실질적 지배자다. 김 의장이 보유한 쿠팡InC. 주식은 클래스B 보통주 1억5780만주(지분율 8.8%)로, 주당 29배의 의결권을 행사한다. 이를 토대로 김 의장은 쿠팡InC. 의결권 기준 73.7%에 달하는 절대적인 지배력을 갖는다.

쿠팡은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 이후에도 부실한 사과문과 애매모호한 배상안으로 국민적 질타를 받고 있다. 이에 경찰과 금융감독원, 개인정보보호위원회 등은 민관합동조사단을 꾸려 쿠팡을 전방위적으로 조사하고 있다.

다만 김 의장의 사과나 공식 입장은 여전히 부재한 상황이다. 그는 미국 시민권자로 현재 외국에 체류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쿠팡은 오는 17일 오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과방위)에서 개인정보 유출 관련 청문회를 앞두고 있다. 과방위는 청문회 증인으로 김범석 쿠팡Inc 이사회 의장과 박대준 쿠팡 대표, 강한승 전 대표, 민병기 정책협력실 부사장, 조용우 국회·정부 담당 부사장 등 5명을 증인으로 채택했다.

김 의장은 앞서 지난 2일과 3일 열린 국회 긴급 현안질의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에 과방위는 김 의장이 이번 청문회에서도 불출석할 시 고발과 같은 법적 조처를 검토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와 관련 쿠팡은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깊이 사과드린다"라며 "재발 방지와 정보보안을 강화하고 소비자 신뢰 회복을 위해 미국 모회사인 쿠팡 Inc.가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라고 부연했다.

tellm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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