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우지수 기자] 대한민국 반도체 산업 성장의 기폭제가 된 '4M D램'과 조선시대 시한폭탄 '비격진천뢰' 등이 국가 중요 과학기술자료로 등록됐다.
9일 국립중앙과학관은 2025년도 국가중요과학기술자료 11건을 신규 등록하고 제7회 등록·수여식을 개최했다.
국가중요과학기술자료 등록제는 과학기술 발전에 기여하고 후대에 계승할 필요가 있는 자료를 체계적으로 보존·관리하기 위해 2019년 도입된 제도다. 과학기술적 가치와 역사적, 교육적 가치를 종합 심사해 선정하며, 이번 신규 등록으로 총 92건의 자료가 국가적 보존 가치를 인정받게 됐다.
이번 신규 등록 자료는 기초과학, 산업기술, 과학기술사 등 3개 분야에 걸쳐 선정됐다.
기초과학 분야에서는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의 '이터븀 광시계(KRISS-Yb1)'와 영월군의 'Yi-SWAN 혜성 발견 관측자료' 등 2건이 등록됐다. 이터븀 광시계는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국제 표준 진입에 성공한 광시계이며, 혜성 발견 관측자료는 한국 최초로 신규 혜성을 발견한 관측 자료다.
산업기술 분야에서는 5건이 선정됐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의 '다목적 실용위성 1호 준(準)비행모델(PFM)'은 국내 최초의 다목적 실용위성 시험·검증 모델로서 가치를 인정받았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의 '연구용 원자로 TRIGA Mark-Ⅱ'는 국내 원자력 연구개발의 시금석이 된 자료로 평가받았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의 자료 '4메가 디램(4M DRAM) 시제품'은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 성장에 크게 기여한 제품이며, 'CDMA 시스템'은 독자적인 방식의 신기술 상용화를 세계 최초로 성공시킨 성과물이다. 한국화학연구원의 '폴리부텐 제조기술 연구자료'는 전량 수입하던 화학 재료를 국산화하여 대량 생산이 가능하게 한 기술 자료다.
과학기술사 분야는 4건이다. 국립해양박물관의 '남극세종과학기지 제1차 월동연구대 활동자료'는 세종과학기지에 최초로 파견된 월동연구대의 활동을 알 수 있는 자료다. 고창군의 '무장읍성 출토 비격진천뢰'는 임진왜란 중 개발된 폭탄으로, 비격진천뢰 중 뚜껑이 확인된 유일한 사례다.
한독의약박물관의 '의방유취 권201'은 조선시대 전기 여러 의서를 모아 집대성한 초간본 266권 중 국내에 유일하게 남아있는 원본이며, 한국천문연구원의 '소백산천문대 관측일지(1978~2003)'는 국내 최초의 현대식 천문대를 운영하여 천문학자들의 노하우가 축적된 자료로서 가치를 인정받았다.
국립중앙과학관은 등록된 자료의 보존 상태를 주기적으로 점검하고 보존 처리와 전시는 물론 홍보 활동까지 지원할 방침이다. 자료 등록 신청은 상시 가능하다.
권석민 국립중앙과학관장은 "오늘 등록된 국가중요과학기술자료들은 한국의 역사 속 과학기술 성과를 돌아볼 수 있는 소중한 자료들"이라며 "국립중앙과학관은 자료를 보존·연구하고 자료에 스며있는 조상들의 지혜와 과학기술인들의 노력을 미래세대에 전하는 역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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