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승욱 내정자 임기 초반 존재감 어필 기회
[더팩트｜이한림 기자] 대신증권이 3주 사이 2건의 대규모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목적은 모두 기업 신용공여 투자 확대를 위한 운영 자금 확보다. 시장에서는 대신증권의 잇따른 자본 확충이 초대형 투자은행(IB)으로 도약하기 위한 신호탄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차기 대표이사로 내정된 진승욱 부사장 체제에서 반드시 초대형 IB 숙원을 이루겠다는 의지로도 해석된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신증권은 전날 장 마감 이후 약 500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신주 발행 대상은 특수목적법인(SPC)인 뉴마레제십이차이며 발행되는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인수하는 형태다.
앞서 대신증권은 지난달 20일 이사회를 통해 약 335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RCPS를 발행해 SPC에 증자하고 자금을 확보하는 제3자배정 방식으로 12월 유상증자 방식과 같다. 목적 역시 기업 신용공여 투자 확대를 위한 운영 자금 확보로 동일하다.
연말 대신증권의 연이은 유상증자 행보가 내년 초 초대형 IB 진출을 위한 교두보로 풀이되는 배경이다. 유상증자를 통해 신속하게 확보한 3850억원 규모의 자금을 구체적으로 어느 사업에 쓸 것인지 공개되진 않았으나, 금융투자업 규정상 자기자본 4조원 이상 증권사만 초대형 IB로 지정되기 때문에 몸집 불리기에 활용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그도 그럴 것이, 올해 3분기 말 대신증권의 자기자본은 약 3조8900억원 수준이다. 산술적으로는 이번 두 차례 유상증자를 통해 단숨에 자기자본 4조원 이상 증권사로 거듭났다. 아울러 12월 8일 추가로 500억원의 유상증자까지 단행하면서 4분기 결산 시 발생할 수 있는 충당금 등 일회성 손실마저 대응할 수 있게 됐다.
업계에서는 대신증권의 이런 행보가 차기 수장으로 내정된 진승욱 대신증권 대표이사 내정자의 핵심 과제와 맞닿아있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진 내정자는 지난 6년간 대신증권을 이끈 오익근 현 대표이사의 후임으로 지난달 이사회를 통해 대표이사로 내정됐다. 내년 3월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사내이사로 선임되면 임기를 시작할 전망이다.
아울러 진 내정자에게 초대형 IB 인가 도전은 임기 초반 업계 내 존재감을 어필할 좋은 기회로도 풀이된다. 대신증권은 오 대표 체제에서 국내 10호 종합투자사업자(종투사) 진출 등 성과를 냈으나 대형 증권사에 대비 경쟁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초대형 IB만 자격이 주어지는 발행어음 사업을 통해 안정적인 자금 조달은 물론, 경쟁이 치열한 금융투자업계 대표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발판을 마련할 것이라는 시각이다.
대신증권 IB 부문 연계도 기대된다. 진 내정자는 현재 대신증권의 IB사업부문 총괄 부사장을 맡고 있다. 회사의 IB 부문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이 취임 후 초대형 IB 인가를 바탕으로 기업 금융, 부동산 등 IB 부문에서 시너지를 낸다면 대신증권의 IB사업부문이 그룹 차원의 새 성장 동력으로 자리매김할 가능성도 있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유상증자를 통해 조달된 자금은 기업 신용공여 등 IB 부문 경쟁력 강화에 활용될 것"이라며 "적극적인 자본 활용으로 수익 기반을 확대하고 주주 가치를 제고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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