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조성은 기자] 고환율이 이어지면서 장바구니 물가가 크게 오르고 있다. 먹거리와 에너지 가격이 동시에 상승하면서 저소득층의 생계 부담은 한층 더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7일 국가데이터처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달 식품물가지수는 2020년을 100으로 했을 때 127.1로, 5년 새 27.1%나 올랐다. 같은 기간 전체 소비자물가지수가 17.2%, 생활물가지수가 20.4% 오른 것과 비교하면 상승 폭이 더 크다.
품목별로는 김(54.8%), 계란(44.3%), 식용유(60.9%), 참기름(51.9%) 등 주요 식재료가 크게 올랐다. 국수(54%), 빵(38.7%), 라면(27.1%) 등 가공식품, 삼겹살(23.4%), 치킨(30.2%) 등 외식비도 대부분 두 자릿수 상승률을 보였다.
기후변화로 농수산물 생산이 불안정해진 가운데 최근 원·달러 환율 상승이 수입 먹거리 가격을 끌어올린 영향이 크다. 국산 소고기가 9.3% 오른 동안 수입 소고기는 40.8%나 뛰었고, 커피 원두 가격 상승으로 커피 가격도 43.5% 올랐다. 수입 과일인 망고(33%), 파인애플(23%), 바나나(11%)도 일제히 올랐다. 미국산 갈비살(13.9%), 미국산 척아이롤(34.5%) 등 수입 육류 가격도 상승세다.
수입 수산물 역시 마찬가지다. 염장 고등어는 국산이 8.6% 오른 반면 수입산은 36.6% 올랐는데, 고환율과 함께 노르웨이의 어획량 제한이 겹친 탓이다. 석유류 물가도 올해 1∼11월 2.1% 오르며 3년 만에 가장 큰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 같은 물가 상승은 특히 저소득층 가계에 직격탄이 되고 있다. 소득 하위 20%(1분위) 가구의 지난해 평균 근로소득은 연 401만원으로 전년보다 1.3% 감소했다. 5년 만의 감소다. 경기 둔화로 임시·일용직 등 취약 일자리가 줄어든 영향으로 풀이된다.
반면 소득 상위 20%(5분위)의 근로소득은 1억2006만원으로 3.7% 증가했다. 근로·재산·사업·이전소득 등을 합친 전체 소득에서도 격차가 확대되며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저소득층의 생계형 지출 비중도 높아 부담이 커지고 있다. 올해 3분기 1분위 가구는 전체 소비 지출의 약 40%를 농식품, 전기·가스·난방비, 주거비 등 필수 항목에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위 20%의 생계형 지출 비중보다 두 배 이상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