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용인=최의종 기자] "자전거 바퀴로 시작된 작은 열정은 불모지를 밝히는 빛으로, 경제와 산업을 일으키는 원동력으로, 시대와 문화의 빛나는 아이콘으로, 세상에 알리는 횃불로 눈부시게 타올랐다."
5일 경기 용인 기아 비전스퀘어 대형스크린 영상에서 나온 말이다. 두 바퀴 자전거로 시작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며 미래 모빌리티 산업을 선도하는 기아가 창립 80년 행사를 열었다. 한국 산업사와 궤를 같이한 점을 되짚으며, 국가 경제를 위해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기아는 이날 비전스퀘어에서 '기아 80주년 기념 행사'를 열고 80주년 사사와 미래 콘셉트카 비전 메타투리스모를 처음 공개했다. 행사에는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 송호성 기아 대표이사 사장 등 기아 전현직 임직원 약 400명이 참석했다.
이학영 국회부의장과 경기 광명을을 지역구로 둔 김남희 더불어민주당 의원, 강기정 광주시장, 류진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 회장 등도 참석했다. 백철승 현대트랜시스 대표이사 사장과 이용배 현대로템 대표이사 사장 등 계열사 경영진도 자리했다.
고 김철호 창업주에 의해 1944년 12월 자전거를 만드는 '경성정공'으로 설립된 기아는 1998년 현대그룹에 편입됐다. 이후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은 현대차와 기아 등 계열사 9개를 갖고 현대그룹에서 독립해 현대차그룹을 탄생시켰다.

기아는 고 김철호 창업주 시절부터의 역사를 되새기면서도 법정관리를 받던 시절 등을 돌이켜보며 '도전과 분발'이라는 정신·뿌리를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의 품질 경영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디자인 경영으로 현재 위치에 서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장규 사사편찬 TFT(태스크포스팀) 고문은 "김철호 창업주는 뼛속까지 엔지니어였고 그런 소명 의식으로 한평생을 살았다. 매우 순수하고 선각자같은 분이었다. 돈을 벌었던, 벌지 못했던 기술개발에 멈춤이 없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사사 축약본 사사 제목으로 도전과 분발로 삼았다. 2번이나 부도났고 법정 관리를 거쳐 제3자에 인수된 기구한 운명의 자동차 회사다. 부도가 났는데도 새 공장을 짓고 신차 출시를 멈추지 않았다. 도전과 분발이 오늘날 글로벌 기업으로 만든 정신이라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정 명예회장은 '품질 경영'으로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시켰으며, 정 회장은 '다자인 경영'으로 미래 모빌리티 사업을 벌이는 회사로 만들었다. 정 회장은 2003년 현대차·기아 기획총괄본부 부본부장 겸 기아 기획실장 부사장과 2008년 기아 해외 담당 사장 등으로 일한 바 있다.
정의철 기아 기업전략실 전무는 "회사에 다닌지 30년이 넘었다. 대리였을 때 브라질 출장중 부도 소식을 들었다. 참담한 기분이었다. 당시 아픔을 돌이켜 생각하면"이라며 울컥했다. 이어 "현재 모습은 기아인 모두의 헌신적 노력 결과라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이어 "현대차그룹 인수 이후 난관에도 정 명예회장 주도로 글로벌 진출 토대를 만들고, 정 회장 주도 디자인 중심 경영으로 완전히 바뀌었다. 디자인 경영은 조직 문화 자체를 바꾸는 것이라는 당시 정의선 사장 말이 생생하다"라고 덧붙였다.
기아는 80년을 되돌아보는 동시에 향후 100년으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정 회장은 "존경하는 김철호 창업주는 모빌리티 근간을 닦았다. 고 정주영 창업회장은 도로 등 인프라, 생태계를 닦았다. 원대한 비전과 혜안을 가진 분이 있어 모두에게 축복이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정 명예회장은 글로벌 톱 5위라는 비전을 제시하며 글로벌 현장을 강조했다. 정 창업회장이 강조한 기아의 '혼'은 이제 혁신 DNA로 거듭나고 있다. 역동적인 디자인을 통해 새로운 디자인 추구, 미래 모빌리티로 향하는 여정은 기아의 혼이 있기에 가능하다"라고 강조했다.
송 사장은 "글로벌 무역정책과 공급망 변화, 인공지능(AI) 기반 모빌리티 기술 발전, 중국 브랜드의 도전 등 새로운 환경에 직면하고 있다. 삶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친환경 모빌리티와 소프트웨어 기반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올해 첫 PBV(목적기반차량) 모델 PV5를 출시하고 (영국 상용차 전문 매체 왓 밴이 주관한 어워즈에서) PV5 카고모델이 올해의 밴과 올해의 콤팩트 밴 부문에 선정되는 등 글로벌 경쟁력을 입증했다. 다양한 전기차와 PBV 모델로 국가 경제를 위해 나아가겠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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