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호 발행어음' 앞둔 증권가, 경쟁 구도 '과열'
  • 이한림 기자
  • 입력: 2025.12.01 13:20 / 수정: 2025.12.01 13:20
하나·신한투자·삼성·메리츠 등 대형사 발행어음 신청
인가 확대해 업권 경쟁력 강화 견해도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발행어음 인가를 신청한 하나증권, 신한투자증권, 삼성증권, 메리츠증권 등 4개사는 신규 사업 인가를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더팩트 DB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발행어음 인가를 신청한 하나증권, 신한투자증권, 삼성증권, 메리츠증권 등 4개사는 신규 사업 인가를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더팩트 DB

[더팩트|이한림 기자] 키움증권이 국내 5호 발행어음 인가 사업자로 선정되면서 차기 발행어음 사업 인가를 받을 증권사는 어느 곳일지 관심이 쏠린다. 인가 신청을 하고 심사를 기다리는 대기 명단에는 대형 증권사들도 다수 포진돼 있어 6호 타이틀을 위한 경쟁 구도도 과열될 전망이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하나증권, 신한투자증권, 삼성증권, 메리츠증권 등 4개 증권사는 발행어음 인가를 신청하고 금융당국의 인가를 기다리고 있다.

발행어음은 증권사가 자기 신용 1년 이내 단기 어음을 발행해 고객 자금을 도달하는 방식으로, 은행 예금보다 높은 수익률에 매력을 느낀 개인 고객의 자금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어 증권사의 신규 수익 창출에 도움이 된다는 평가를 받는다.

인가 조건은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의 초대형 종합금융투자사업자로 자금 조달과 운용상 자금의 만기 불일치 등 건전성 관리를 위한 유동성비율 규제 등을 준수해야 한다. 또 대주주 제재 이력이나 당국 징계 등도 심사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어 내부통제 시스템이나 이해상충 방지 체계 등을 고루 갖춰야 한다.

현재 인가를 신청하고 대기 중인 증권사들은 모두 자기자본이나 유동성비율 규제 등 요건을 충족하고 있다. 내부통제 등 잠재적 리스크 관리 능력에서 신규 발행어음 사업자 인가에 대한 경쟁력이 좌우될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업계에서는 대형 증권사들이 발행어음 사업 진출에 심혈을 기울이다 보니 자칫 경쟁 과열로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자사 고객 유치를 위해 초대형 종합금융투자사업자간 금리 경쟁이 붙어 전반적인 수익성이 위축될 수 있고, 발행어음 사업 인가가 가시권에 들어온 증권사와 중소형 증권사의 격차가 심화돼 업계 양극화가 심화할 수 있다는 지적에서다.

발행어음 사업 인가를 노리는 증권사 간 경쟁에서도 분주함이 감지된다. 내년부터 발행어음 인가 요건이 신청 당시 자기자본 4조원에서 2년 연속 자기자본 4조원 이상 충족으로 바뀌기 때문에 이번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기 위해 무리하게 자기자본만 확대하는 사업을 확장할 수 있어서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오히려 증권사의 발행어음 사업 인가를 조속히 늘려 당국이 당부하는 모험자본 공급을 확대할 수 있는 틀을 마련하고 사업을 통한 이익 기여에 충실해야한다는 견해도 있다.

실제로 최근 발행어음 사업 인가를 받은 키움증권을 제외한 기존 발행어음 사업자 4곳(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의 발행어음 한도 대비 실제 한도 소진율은 평균 63%(이하 금융투자협회 공시 등 기준)에 그친다. 발행어음 다음 단계인 종합투자계좌(IMA) 인가를 받은 한국투자증권이 80%로 가장 많은 한도를 사용ㅐ했고, 미래에셋증권은 약 40% 수준으로 집계됐다.

증권가에서도 업권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발행어음 사업 인가를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단기적으로는 경쟁 심화로 수익성이 악화할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증권사의 핵심 수익원으로 자리 잡아 투자은행(IB) 부문과 함께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신규 발행어음 인가를 받은 키움증권은 향후 발행어음 잔액이 6조9000억원까지 확대할 수 있다. 이 경우 스프레드 150베이시스포인트(bp) 가정 시 예상되는 순이익 기여도는 약 1000억원이다. 발행어음 인가로 증권업종 전반적인 경쟁력이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2kun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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