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또 번호 예측할 수 있을까?…"절대 불가능, 피해 주의하세요"
  • 조성은 기자
  • 입력: 2025.11.29 18:55 / 수정: 2025.11.29 18:55
동행복권, 참관인 100명 함께하는 '645 데이' 진행
로또 추첨의 과학적 분석…공정성·투명성 확인
홍덕기 동행복권 대표가 29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성암 MBC 경영센터에서 열린 대국민 로또 6/45 추첨 생방송을 앞두고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복권시스템과 관련해 발언하고 있다. /임영무 기자
홍덕기 동행복권 대표가 29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성암 MBC 경영센터에서 열린 대국민 로또 6/45 추첨 생방송을 앞두고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복권시스템과 관련해 발언하고 있다. /임영무 기자

[더팩트ㅣ조성은 기자] "3개 이상의 물체의 운동은 예측할 수 없다는 게 과학입니다. 로또 추첨 공은 45개입니다. 45개 공의 위치를 예측한다는 건 불가능하죠."

홍덕기 동행복권 대표는 29일 서울 마포구 상암 MBC 경영센터에서 열린 대국민 로또6/45 추첨 생방송 '645 데이'에서 이같이 말했다. '645 데이'는 2023년 시작해 3회째 열리는 대국민 참관 행사로, 복권의 공정성 및 투명성을 알리기 위해 기획됐다. 이날 행사에는 전국 각지에서 온 일반인 100명이 참관인으로 로또 추첨 과정에 함께했다.

로또 추첨기는 폐쇄회로(CC)TV와 이중 잠금장치가 설치된 창고 안에 봉인돼 있었다. 동행복권 관계자와 MBC 추첨방송 관계자가 온도와 습도를 확인한 후 봉인을 해제했다. 이날 창고의 온도는 21.2도, 습도는 33.6%. 현장 관계자는 "공 세트와 추첨기의 변형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온도와 습도를 체크한다"고 설명했다. 세 개의 추첨기가 무대에 설치된 뒤 테스트가 진행됐다. 테스트에 사용되는 공은 로또 추첨에서 사용되는 공과 동일하다. 공의 기준 무게는 4g이며 오차범위는 ±5%(3.8~4.2g), 둘레는 기준 44.5㎜로 오차범위는 ±2.5%(43.4~45.6㎜)다.

대국민 로또6/45 추첨 공개방송이 29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 MBC에서 열린 가운데 생방송을 앞두고 추첨기 테스트가 진행되고 있다. /임영무 기자
대국민 로또6/45 추첨 공개방송이 29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 MBC에서 열린 가운데 생방송을 앞두고 추첨기 테스트가 진행되고 있다. /임영무 기자

생방송에 앞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홍 대표는 로또를 둘러싼 궁금증을 조목조목 풀어주었다. '해외 복권은 이월이 많은데 국내 복권은 왜 이월이 없냐', '당첨자가 너무 많다'는 주장에 "로또의 판매량이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로또의 당첨 확률은 약 814만분의 1. 자주 비교되는 미국의 파워볼은 이보다 35배 낮은 2억9000만분의 1의 확률을 가진다. 로또는 주1회 추첨하며 회차당 1억1000~1억2000건이 팔려 1등 당첨자가 10명 이상 나올 수 있지만 주3회 추첨하는 파워볼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로또 초창기에는 이월이 많았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당시 로또의 평균 판매건수는 500만건에 불과했다"고 부연했다.

홍 대표는 "파워볼은 해당 회차의 당첨자가 나오지 않으면 그 금액이 이월되고 이월되면서 당첨금이 커진다. 그렇게 회차당 판매량이 늘어나는 상품"이라며 "상품적인 성격이 저희와 다르다"고 했다. 그러면서 "기금 조성이라는 관점에서 봤을 때 파워볼은 3조6000억원을, 저희는 2조4000억원을 조성했다. 규모 등을 고려했을 때 저희 복권이 더 순기능을 한다"고 강조했다.

1등이 여러명 나올 수 있는 이유에 대해서도 홍 대표는 "수동의 경우 사람들이 선호하는 숫자가 있다"고 설명했다. 영국의 경우 1등이 4082명이 나온 적 있고 필리핀은 433명이 나온 적이 있다는 것. 영국의 당첨 번호는 7의 배수였고 필리핀은 9의 배수였다.

홍 대표는 "언젠가 우리나라도 1만5000명의 1등이 나올 수 있다"며 "용지의 4번째 세로줄 숫자인 4-11-18-25-32-39는 수동으로 가장 많이 선택하는 조합"이라고 했다. 역대 가장 많이 나온 번호 조합인 1-13-17-27-34-43에 대해서도 "매주 1만3000명 정도가 선택하는 조합"이라고 했다. 다만 "추첨기는 5년마다 교체하고 3개의 추첨기를 그때그때 선택해 쓴다. 공도 수시로 교체하고 5개의 공 세트 중 현장에서 추첨에 의해 결정된다"며 "여기에 연관성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했다. 그러면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결과를 찾기 어렵다"며 "로또는 확률이기 때문에 추첨 회차가 쌓일수록 차이도 줄어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홍덕기 동행복권 대표가 29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성암 MBC 경영센터에서 열린 대국민 로또 6/45 추첨 생방송을 앞두고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복권시스템과 관련해 발언하고 있다. /임영무 기자
홍덕기 동행복권 대표가 29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성암 MBC 경영센터에서 열린 대국민 로또 6/45 추첨 생방송을 앞두고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복권시스템과 관련해 발언하고 있다. /임영무 기자

홍 대표는 일부 업체들이 '당첨번호 예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것에 대해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그는 "복권 사업을 20년 가까이 하면서 가장 이해가 안 되는 서비스"라고 잘라 말했다. "과학적으로 예측할 수가 없는데 이게 의미가 있냐"며 "당첨번호 예측 피해도 증가하고 있는데 사기화되기 쉬우니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동행복권은 과거 화살쏘기 방식으로 돌아가자는 일부 대중들의 요구에 대해 고려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홍 대표는 "아날로그 방식에 대한 감성적인 신뢰와 향수 때문에 이러한 말이 나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시각적인 속도와 인지능력에 있어서도 화살쏘기 방식이 더 인지하기 쉽다"며 "이런 이유 때문에 회귀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화살쏘기 방식은 주택복권 시절 사용된 방식으로, 회전판에 숫자가 적혀있고 "준비하시고 쏘세요"라는 말과 함께 버튼을 누르면 화살이 날아가 회전판에 꽂히는 방식이다.

그는 "지금 동행복권이 쓰는 공기 혼합 방식도 아날로그"라며 "현재 화살로 복권을 추첨하는 나라들은 주요국 중 제가 아는 한 없다"고 말했다.

p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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