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황지향 기자] 중국 완성차 업계가 신흥국과 전기차 시장을 중심으로 글로벌 점유율을 빠르게 높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는 25일 발간한 '중국 자동차 글로벌 진출 동향'을 통해 "중국계 브랜드의 해외 확장이 본격화하며 2024년 기준 글로벌 시장 점유율이 약 22%에 달했다"고 분석했다. 중국 업체들이 내수 시장 점유율 60% 이상을 장악하며 규모의 경제를 확보한 뒤, 가격 경쟁력과 전기차 기술을 앞세워 해외 시장 확장을 가속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러시아·CIS, 중남미, ASEAN, 중동, 아프리카 등 신흥국에서 중국 브랜드 판매 증가세가 두드러진다. 러시아의 경우 러-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글로벌 제조사 철수로 생긴 공백을 중국 업계가 채우며 점유율이 급증했다. 다만 러시아 정부의 폐차 수수료·관세 인상, 현지 부품 사용 의무화 등 산업 보호 강화로 추가 확대는 제한될 수 있다고 KAMA는 전망했다.
중남미·ASEAN·중동·아프리카 시장에서는 '가성비' 모델과 현지 조립·생산 투자 결합 전략으로 가격·공급 우위를 강화하고 있으며, 유럽·대양주에서도 관세·보조금 축소 등 제약에도 전기차 수요 증가에 힘입어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전기차 시장에서는 성장세가 더욱 뚜렷하다. 2025년 3분기 중남미 전기차 판매의 88.2%가 중국계 브랜드였으며, 태국·인도네시아에서도 중국 업계가 시장을 사실상 장악했다. 2025년 상반기 유럽 28개국의 중국계 전기차 판매는 전년 대비 91% 증가했다. 제토·니오 등 신규 브랜드 진입과 샤오펑·BYD의 현지 생산이 본격화되며 성장 여력이 크다는 평가다.
KAMA는 중국차 확산에 따른 국내 업계 대응 전략 마련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신흥국 시장에서 한국 브랜드 입지 약화 가능성이 커지는 만큼 정부 간 통상 협력, FTA 확대 등 진출 지원이 요구된다는 것이다. 또한 중국과의 경쟁 심화에 대응하기 위해 국내 생산촉진세제 등 제도적 지원 필요성이 커지고 있으며, 미래차 전환 속도에 맞춘 R&D 역량 강화가 핵심 과제로 부상했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샤오미·화웨이 등 ICT 기업까지 합류한 중국 내수 경쟁이 기술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다"며 "이같은 흐름이 해외로 확산될 경우 국내 기업의 글로벌 주도권 확보에 제약이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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