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헬로비전, 본업 난항에 노사 갈등까지…송구영 대표 해법은
  • 우지수 기자
  • 입력: 2025.11.25 00:00 / 수정: 2025.11.25 10:54
희망퇴직·본사 이전 추진에 노조 첫 총파업
케이블TV 매출 감소, 신사업 성과 중요도↑
LG헬로비전의 노조 총파업이 일주일 넘게 지속되는 가운데 부진한 본업 매출액을 타개할 수 있는 송구영 대표이사(사진 왼쪽 위)의 전략에 관심이 쏠린다. /LG헬로비전
LG헬로비전의 노조 총파업이 일주일 넘게 지속되는 가운데 부진한 본업 매출액을 타개할 수 있는 송구영 대표이사(사진 왼쪽 위)의 전략에 관심이 쏠린다. /LG헬로비전

[더팩트|우지수 기자] LG헬로비전이 노사 갈등과 사업 구조 전환 과제를 동시에 맞닥뜨리고 있다. 본업인 케이블TV 시장의 축소도 지속하고 있다. 그룹 정기 임원 인사를 앞두고 취임 6년차 송구영 LG헬로비전 대표의 유임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LG헬로비전지부는 지난 17일 창사 이래 최초 총파업을 단행했다. 회사가 희망퇴직을 단행하고 다음 달 본사 이전을 추진하는 과정이 일방적으로 진행됐다는 것이 노조의 주장이다. 파업 이후 현재까지 노조의 입장은 변하지 않은 상황이다.

노사 갈등의 배경은 구조조정이다. LG헬로비전은 지난 10월 전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시행했다. 이어 서울 상암동 본사를 정리하고 내달 경기 고양시 삼송지구로 사옥을 옮기는 계획을 발표했다. 회사는 경영 효율화 차원이라고 설명했지만, 노조는 절차와 방식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노조는 임단협 결렬, 사옥 이전 추진 방식, 구조조정 기조 등을 문제로 삼고 있다. 11차례 진행된 임금 교섭에서도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특히 회사 정관에 '본사는 서울특별시에 둔다'는 문구가 유지되고 있는 만큼 정관 변경 없이 이전을 추진하는 것은 무효라는 입장이다. 노조 측은 "희망퇴직과 사옥 이전에는 수십억원이 들어간다"며 "신규 채용이 필요한 시기임에도 노동 강도만 높아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절차 없이 추진된 이전은 노동조건 변경에 해당한다"며 필요할 경우 법적 대응에 나설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LG헬로비전이 희망퇴직과 본사 이전 등 강도 높은 조치를 단행한 배경에는 최근 실적 위기감이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회사는 최근 3년간 수익성이 악화됐다.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2022년 538억원에서 2023년 473억원, 지난해에는 134억원까지 줄었다. 다만 올해 1~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265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을 웃돌고 있다.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유료방송업계의 주요 사업인 종합유선방송(케이블TV·SO), 위성방송 등 가입자가 지속해서 줄고 있다.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2025년도 상반기 유료방송 가입자 수와 시장점유율 발췌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유료방송업계의 주요 사업인 종합유선방송(케이블TV·SO), 위성방송 등 가입자가 지속해서 줄고 있다.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2025년도 상반기 유료방송 가입자 수와 시장점유율' 발췌

올해 영업이익 반등에도 불구하고 사업 체질 개선은 여전히 과제라는 평가가 나온다. 매출 비중이 가장 큰 방송사업(케이블TV) 매출은 2020년 3403억원에서 2023년 2992억원까지 떨어졌으며 올해도 분위기를 뒤집지 못했기 때문이다. 올해 1~3분기 누적 방송 매출은 217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약 2.5% 감소했다. 가입자 축소와 IPTV, OTT의 확장 영향으로 본업이 위축되는 모양새다.

유료방송 시장 자체도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가 발표한 '2025년도 상반기 유료방송 가입자 수와 시장점유율'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유료방송 가입자는 3개 반기 연속 감소했으며 특히 케이블TV 이탈이 두드러졌다. OTT 시청이 늘면서 기존 유료방송을 해지하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는 진단이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LG헬로비전은 렌탈, 교육 등 신사업을 수익원으로 발굴하고 있다. 특히 렌탈은 비데·정수기 중심에서 스탠바이미TV, 음식물 처리기, IT·캠핑 제품 등으로 품목을 넓혔고 간편 신청 방식을 적용하며 빠르게 확장했다. 지난해 3분기 렌탈 사업 매출은 332억원으로 전년(2023년) 3분기 대비 11% 이상 증가했다. 다만 매출 비중은 아직 크지 않아 본업의 빈자리를 대체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다.

송구영 대표의 유임 여부도 주목된다. 송 대표는 지난 2020년부터 회사를 이끌며 체질 개선과 신사업 확장을 추진해왔다. 그러나 케이블TV 가입자 감소 추세에서 실적 부담이 꾸준히 이어졌고, 최근 총파업까지 발생해 내부 리더십 평가에 관심이 집중되는 분위기다. 대표 거취는 오는 27일로 예상되는 LG그룹 정기 인사에서 결정될 전망이다.

LG헬로비전은 최근 조직 효율화 조치는 불가피한 선택이라면서도 노조 측과 대화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는 입장이다. LG헬로비전 관계자는 "케이블TV 산업이 어려워진 가운데 경영 정상화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며 "노사 관계에서는 합리적인 타협점을 찾을 수 있도록 대화를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설명했다.

index@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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