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환율 1390원 내외…“환율 영향 미미할 수도”
[더팩트ㅣ세종=정다운 기자] 산업연구원이 확장 재정 기조 등의 영향으로 내년도 경제성장률이 1.9% 내외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우려 요인으로는 반도체를 제외한 다른 업종의 부진 등이 꼽힌다.
산업연은 2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내년도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을 1.9%로 전망했다. 올해 하반기는 1.4% 성장할 것으로 분석한 바 있다.
이 2026년 경제·산업 전망 보고서는 미국의 관세가 한미 무역 합의 수준으로 유지되는 시나리오를 가정해 작성됐다.
경제성장률의 요인으로는 △정부의 확장적 재정 기조 △소비의 견조한 증가세 △내수 성장모멘텀 작용 등이 꼽혔다.
주요 변수로는 △AI 중심 ICT 경기 호조 지속 여부 △주요국 금융시장 변동성 △내수 회복 강도 등이다.
산업연은 한미 무역 협의가 타결됨에 따라 내년 미국의 정책 변수와 글로벌 불확실성이 올해보다 다소 줄었지만, 수출은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중 무역 갈등과 글로벌 경기 부진, 기저효과 등이 부담 요인으로 작용해 내년도 수출(통관 기준)은 올해(이하 전망치 7000억달러)보다 0.5%(2026년 6971억달러) 감소한다고 분석했다. 내년 무역수지 전망치는 675억달러(2025년 692억달러)다.
IT산업과 바이오산업 등 13대 주력산업이 전체 수출을 견인함에도, 소재산업군의 부진이 지속할 수 있어 수출이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철강의 경우 미국의 232조 관세 및 유럽연합 쿼터 규제 영향을 받아 6.4% 감소하고, 정유는 단가하락 등의 영향으로 16.3% 줄어들 수 있다고 예상했다.
특히, 올해 13대 주력산업 수출의 약 30.2%를 차지한 반도체산업이 전년 동기 대비 16.6% 증가한 기저효과로 인해 전체 수출 상승의 동력이 다소 약화할 수 있단 분석이다. 반도체 수출은 내년 4.7%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산업연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반도체 중심의 수출 의존성이 강화됐다"며 "반도체를 제외한 주력산업의 경쟁력은 (주변국들로부터) 상당한 도전을 받고 있다는 점이 내년 뿐만 아니라 장기적인 관점에서도 우려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유가는 내년 배럴당 59달러로(2025년 70.2달러) 올해보다 낮은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환율은 1390원을 내외로 올해보다 낮은 수준이 예상된다. 달러화 약세 요인에도 수출 둔화 가능성 등으로 원화 강세 폭이 제한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산업연 관계자는 "생산 기지가 해외로 나가고, 생산방식이 글로벌 밸류체인 하에 움직이면 환율 탄력성은 과거보다 영향이 줄었다"며 "우려하는 것처럼 환율 영향이 크지 않을 수 있고, 환율 수준보다는 변동성 자체가 큰 영향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민간소비는 물가와 금리의 하향 안정화 속에 소기 여건이 개선되며 1.7%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설비투자는 1.9%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AI 관련 첨단산업 투자 수요가 증가하지만 대외 불확실성 지속 등으로 제한적 증가세를 유지한다는 분석이다.
건설투자는 건설자재 비용의 안정화, 정부의 SOC 지출 확대 등으로 2.7%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누적된 미분양 주택과 주택 입주 물량 감소 등은 제약 요인으로 꼽혔다.
danjung638@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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