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 | 김태환 기자] 신한금융그룹이 차기 회장 선임 절차에 돌입하면서 후보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진옥동 현 신한금융회장의 연임이 유력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인 가운데, 정상혁 신한은행장이 탄탄한 성과로 '다크호스'로 떠오르고 있다. 베일에 가려진 외부 후보 역시 변수가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24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신한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지난 18일 진옥동 현 신한금융 회장과 정상혁 신한은행장, 이선훈 신한투자증권 사장과 더불어, 본인 의사로 신원을 비공개한 외부 후보 1명을 후보로 추천했다.
금융권에서는 진옥동 회장의 연임이 유력하다는 평가가 제기된다. 진 회장은 지난 2022년 당시 3연임이 유력했던 조용병 회장을 제치고 신임 회장으로 '깜짝 선임'됐다.
이후 3년간 실적을 안정적으로 유지해 내·외부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여기에 신한금융의 핵심 주주인 제일교포 주주들의 신임을 받는 것도 장점으로 부각된다. 진 회장은 신한은행 일본 오사카지점장, 일본법인 SBJ은행 법인장 등 18년간 일본에서 근무하면서 폭넓은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여기에 새정부와의 호흡을 맞추는 행보가 연임에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도록 돕는다는 평가도 나온다.
진 회장은 지난 10월 미국 유엔총회에 참석하는 이재명 대통령과 함께 순방길에 올라 국가 IR(투자설명회)에 참석하는 등 대한민국 세일즈에 힘을 보탰다.
새 정부 주요 공약 중 하나인 '생산적 금융' 전환에도 신한금융은 대규모 자금을 투입하며 적극 행보를 보이고 있다. 신한금융은 오는 2030년까지 5년간 총 110조원 규모의 생산적·포용적 금융을 공급한다. 93조~98조원을 생산적 금융에, 12조~17조원의 재원을 포용 금융에 투입한다.
생산적 금융 전환을 위해 정부가 추진 중인 '국민성장펀드'와 관련한 보고대회에도 진 회장은 민간 금융권 회장 중 유일하게 초대받았다.
진 회장의 강력한 대항마로는 정상혁 신한은행장이 거론되고 있다. 정 행장은 지난 2023년 2월 신한은행장으로 취임해 2년 임기를 채운 뒤, 지난해 말 5대 시중은행 중 유일하게 연임에 성공했다.
정 행장은 임기 내도록 신한은행의 탄탄한 실적 개선세를 이끌었다. 신한은행의 2023년 연간 당기순이익은 3조677억원에서 2024년 3조6954억원으로 20.47% 증가했다.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당기순이익은 3조3561억원으로 이미 지난 2023년의 연간 순이익을 초과했으며, 역대 최대 당기순익이 전망된다.
여기에 정 행장은 신한은행에서 35년간 근무한 내부 출신으로, 조직 이해도가 높다는 점도 강점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선훈 신한투자증권 사장은 지난해 발생한 파생상품 거래 손실 사태를 훌륭히 대처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사장은 리스크관리 체계를 재정비하고 투자은행(IB)·자산관리(WM) 중심의 수익 기반을 회복하는 전략을 펼쳤다. 이를통해, 신한투자증권은 올해 3분기 1005억원의 순이익을 기록, 전년 동기 대비 141.2% 순이익 규모를 늘렸다.
외부 후보 역시 변수로 떠오를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정계나 관가의 인물이라는 의견과 더불어, 경쟁사 출신의 후보가 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의 사례를 보면 관가의 인물이 후보 물망에 올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지만, 현직자의 경우 사퇴 후 후보 등록이 돼야 한다"면서 "(유력 인물의 사퇴) 소식이 없는 것을 보면 오히려 사기업 출신이 더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신한금융 회장 최종 후보는 다음달 4일 개인 발표와 면접 등을 거쳐 확정되며, 내년 3월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공식 선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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