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에도 영업이익률 두 자릿수…오리온 경영 전략은?
  • 손원태 기자
  • 입력: 2025.11.24 11:07 / 수정: 2025.11.24 11:07
3조 클럽 식품기업 중 영업이익률 두 자릿수 오리온 유일
중국 경소상·데이터 경영 등 주효…제과사업 8300억원 투입
오리온은 올해 3분기 누계 매출액이 2조4079억원으로 최고 실적을 쓰면서도 영업이익률이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이에 오리온의 외형과 내실 둘 다 다지는 비법에 관심이 쏠린다. /오리온
오리온은 올해 3분기 누계 매출액이 2조4079억원으로 최고 실적을 쓰면서도 영업이익률이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이에 오리온의 외형과 내실 둘 다 다지는 비법에 관심이 쏠린다. /오리온

[더팩트 | 손원태 기자] 오리온이 경기 불황 속에서도 매해 최고 매출과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을 기록 중이다. 오리온과 함께 제과 3사로 묶이는 롯데웰푸드, 크라운해태가 내수 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과 비교되는 행보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오리온은 올해 3분기 누계 매출이 2조4079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 기간(2조2425억원) 대비 7.4% 증가했다. 이 기간 영업이익은 전년 3839억원에서 1.6% 증가한 3907억원을 기록했다. 이를 토대로 오리온의 3분기 영업이익률은 16.2%로 집계됐다.

앞서 오리온은 최근 3년간 연 매출이 △2022년 2조8732억원 △2023년 2조9124억원 △2024년 3조1043억원을 기록하며 매해 실적 최대치를 썼다. 이 기간 오리온의 영업이익률도 △2022년 16.2%(4667억원) △2023년 16.9%(4923억원) △2024년 17.5%(5436억원)로 나타나 수익성마저 챙겼다.

반면 오리온과 제과 3사로 묶이는 롯데웰푸드, 크라운해태의 경우 올해 3분기 영업이익률이 각각 3.8%, 5.7%에 불과했다. 연 매출 3조원 이상의 식품기업으로 확대하더라도 영업이익률이 두 자릿수를 넘는 기업은 오리온이 유일하다.

국내 식품기업들은 대내외 경기 불황에다 고환율 여파로 실적이 주춤해지거나 수익성 악화로 저성장에 허덕이고 있다. 이들 식품기업의 공통된 특징은 내수 비중이 절반을 넘길 정도로 국내 경기에 취약하다는 점이다.

하지만 오리온은 전체 매출에서 해외 비중이 68.8%에 이르면서 내수 영향을 비교적 덜 받는다. 오리온은 현재 중국과 베트남, 러시아, 인도 4개 법인에서 11개 생산공장을 두고 있다. 오리온은 전 세계 60여 개 국가로 자사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오리온은 올해 3분기 누계 매출액이 2조4079억원으로 최고 실적을 쓰면서도 영업이익률이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이에 오리온의 외형과 내실 둘 다 다지는 비법에 관심이 쏠린다. /오리온
오리온은 올해 3분기 누계 매출액이 2조4079억원으로 최고 실적을 쓰면서도 영업이익률이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이에 오리온의 외형과 내실 둘 다 다지는 비법에 관심이 쏠린다. /오리온

오리온이 외형과 내실을 둘 다 잡을 수 있었던 요인 중 하나는 중국이다. 오리온 매출의 핵심 수익원인 중국에서 현지 독특한 유통망을 파고든 점이 주효했다. 중국에는 경소상이라는 독특한 상거래 구조가 있다. 경소상은 오리온과 같은 제조업체로부터 상품을 대량으로 구매해 마진을 붙여 중국 전역으로 판매하는 사람들을 일컫는다.

중국은 광활한 대륙 특성상 경소상의 역할이 중요하다. 중국은 대형마트 외에도 간식점이나 벌크상점과 같은 유통망이 촘촘하게 갖춰져 있다. 이에 오리온은 지난 2022년부터 경소상을 적극적으로 발굴해 주요 거래처로 연결했다. 이에 오리온은 올해 3분기 중국법인 누계 매출이 전년 동 기간(9209억원) 대비 5.0% 증가한 9673억원을 기록했다. 그 결과 오리온은 중국법인의 성장세를 이어가며 전체 매출에서 중국 비중이 40%대를 돌파했다.

오리온은 또 생산공정에서 '포스(POS) 데이터 경영'과 '원부자재 통합 구매' 등을 갖추면서 수익성을 끌어올렸다. 포스 데이터 경영은 일종의 통합 재고관리 시스템이다. 오리온은 판매되는 상품 정보를 실시간으로 기록해 생산 계획에 즉각 반영했다. 상품 재고나 반품을 줄이는 것이 골자다. 오리온은 또 한국 법인에서 유지류나 카카오 등의 제과 핵심 원료를 대량으로 구매하고 있다. 기존 해외 법인에서 따로 구매하던 원부자재를 한국 본사가 통합 구매해 원가 부담을 낮추는 식이다.

오리온의 수익성 강화 또다른 요인으로는 선택과 집중을 꼽을 수 있다. 오리온은 지난 2022년 건설사업을 영위하는 계열사 4곳을 모두 정리해 본업인 제과로 집중했다. 그러면서 오리온은 8300억원을 투입해 오는 2027년까지 대대적인 제과 생산공장 증설에 나섰다. 이를 통해 오리온은 연 매출 5조원, 영업이익 1조원 달성을 목표로 한다.

오리온은 국내 진천공장에 사업비 4600억원을 투입해 대규모 통합센터를 짓는다. 이곳은 오리온의 미국과 중동, 유럽의 수출 전초기지로 생산과 포장, 물류를 아우른다. 오리온은 해외에서도 베트남 하노이에 1300억원을 들여 생산공장을 건립중에 있다. 이곳은 중동, 아프리카, 동남아시아 등의 생산 물량을 담당한다. 오리온은 러시아 트베리공장에서도 사업비 2400억원을 집행해 스낵 등의 제품군 확충에도 나섰다. 계획대로라면 오는 2027년 오리온 생산 물량은 현재보다 약 30% 늘어날 전망이다.

오리온 관계자는 "파이, 비스킷 등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는 제품군의 공급 확대를 위해 생산라인 증설에 들어갔다"라며 "미주와 유럽, 아프리카, 중동 등 신규 수출국을 발굴해 제품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는 등 외형 성장과 수익성 방어에 나서겠다"라고 말했다.

tellm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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