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박지웅 기자] 코스피가 3% 넘게 급락하며 3850선에 마감했다. 간밤 뉴욕증시에서 인공지능(AI) 거품론이 재부상해 기술주가 급락한 영향이 국내 시장에도 직격탄이 됐다. 원·달러 환율도 1470원대 중반으로 뛰어오르며 투자심리를 한층 위축시켰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3.79%(151.59포인트) 내린 3853.26에 장을 마감했다. 개인과 기관이 각각 2조1934억원, 4677억원을 순매수했지만, 외국인이 홀로 2조6927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강하게 압박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은 대부분 약세를 기록했다. 삼성전자(-5.77%)와 SK하이닉스(-8.76%)가 급락했고 △LG에너지솔루션(-3.51%) △삼성전자우(-4.37%) △HD현대중공업(-4.80%) △두산에너빌리티(-5.92%) 등 주요 종목이 일제히 하락했다. 주요 대형주 가운데서는 기아(0.53%)만 소폭 상승했다.
시장 하락의 배경에는 미국발 기술주 급락이 자리한다. 엔비디아가 기대치를 웃도는 실적을 발표했음에도 리사 쿡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이사가 "고평가된 자산시장의 조정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하면서 AI 거품론이 다시 고개를 들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한국 반도체주의 급락은 엔비디아가 전날 장 초반 상승했다가 장 막판 급락한 흐름을 그대로 반영한 것"이라며 "엔비디아의 호실적에도 투자심리가 AI 버블 우려로 뒤집혔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에 고대역폭메모리(HBM)를 공급하고 있어 영향을 더욱 크게 받았다.
코스닥 역시 크게 밀렸다.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3.14%(27.99포인트) 하락한 863.95로 마감했다. 개인이 2200억원 순매수했으나 외국인(1273억원)과 기관(791억원)의 동반 매도에 낙폭이 확대됐다. 시총 상위 종목 중에서는 △에이비엘바이오(0.85%) △리가켐바이오(0.34%) △코오롱티슈진(11.49%)만 상승했고, △에코프로비엠(-4.82%) △에코프로(-5.17%) △레인보우로보틱스(-6.52%) 등 다수가 하락했다.
외환시장도 출렁였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오후 3시30분 기준 원·달러 환율은 전일보다 7.7원 오른 1475.6원을 기록했다. 이는 올해 고점을 기록했던 지난 4월 9일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글로벌 위험회피 심리가 확대되며 달러 선호가 강해진 영향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