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 | 손원태 기자] 신동원 농심 회장의 장남이자 오너 3세인 신상열 미래사업실장 전무가 1년 만에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농심 입사 6년여 만의 일로 사원에서 부사장까지 초고속 승진 코스를 밟았다.
21일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한 농심은 신상열 전무가 내년 1월 1일 자로 부사장으로 승진한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11월 전무 승진한 지 1년 만이다.
신 전무는 1993년생으로 미국 컬럼비아 대학교에서 산업공학과를 전공했다. 이후 외국계 회사에서 인턴으로 근무하다 2019년 3월 농심 경영기획실 사원으로 입사했다. 신 전무는 2021년 말 농심 구매실장에 오르면서 그룹 내 첫 20대 임원으로 상무를 달았다. 당시 신 전무는 농심의 주력 사업이자 라면의 주원료인 소맥분과 팜유 등 원자재 가격을 방어하는데 기여했다.
신 전무는 지난해 전무로 승진하면서 그룹 내 신설 조직인 미래사업실을 이끌었다. 미래사업실은 농심의 신사업 발굴과 글로벌 전략, 투자·인수합병(M&A) 등 미래 방향을 총괄해 설계한다. 농심이 추진하는 대표 신사업으로는 스마트팜과 건강기능식품 등이 있다.
스마트팜은 농업이 취약한 중동권을 겨냥한 것으로 한국산 농작물을 현지에서 재배하도록 돕는다. 농심은 이러한 스마트팜을 오만과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등에 수출했다. 농심은 또 지난 2020년 건강기능식품 브랜드 '라이필'을 론칭했다. 농심은 관절용 건기식 제품인 '관절에쎈크릴'의 마케팅을 강화하는 등 시장을 다지고 있다. 신 전무가 미래사업실장으로 근무하면서 사업에 힘을 준 결과다.
신 전무의 아버지인 1958년생 신동원 회장은 고려대 화학공학과를 다니다 1979년 20대 초반의 나이에 농심 해외사업부 평사원으로 입사했다. 이후 30대 들어 농심 일본 도쿄지사장과 정책조정실 상무, 전무 등을 차례로 지냈다. 아버지 신 회장과 아들 신 전무는 회사 생활을 평사원에서 출발했다는 점에서 비슷하다. 그러나 아버지는 당시 해외사업에 주력하며 경험을 쌓았고, 아들은 현재 신사업에 주력하고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이후 신 회장은 농심 창업주 고(故) 신춘호 선대회장이 별세하면서 지난 2021년 7월 회장직에 올랐다.
신 전무는 현재 농심그룹 장자 승계 원칙에 따라 경영 승계 1순위로 거론되고 있다. 신 회장의 장녀이자 신 전무의 누나인 신수정 상무는 이번 인사에서 변동 없이 상품마케팅실장을 그대로 맡게 됐다.
이에 신 전무가 부사장으로 승진하면서 농심 미래사업실에도 힘이 실릴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농심의 스마트팜 사업이나 신사업 발판을 위한 M&A 가능성 등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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