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최의종 기자] 대한항공이 통합 FSC(대형 항공사)와 LCC(저비용 항공사) 출범을 앞두고 수시 임원 인사를 단행하고 있다. 각 계열사의 안전 운항·정비·보안 등 핵심 부문 역량을 확대해 통합 항공사의 안정성을 꾀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20일 에어부산의 올해 3분기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에어부산은 지난달 13일 대한항공 김해중정비공장장인 최현오 상무를 정비본부장으로 선임했다.
1965년생인 최 본부장은 인하대 항공공학과를 졸업한 뒤 대한항공에 입사해 운항점검정비공장 부공장장 등을 지낸 정비통이다. 이는 통합 LCC 항공 정비 역량을 끌어올리기 위한 인사로 해석된다.
앞서 지난 8월 대한항공은 정보보안실장으로 일하던 임지영 상무를 아시아나항공 항공보안실장으로 선임했다. 같은 달 항공안전전략실 담당으로 일하던 김도근 상무는 진에어 운항부본부장에 선임됐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12월 아시아나항공을 자회사로 편입한 뒤 올해 1월 아시아나항공과 에어부산, 에어서울 등 대표이사를 교체하는 등 인사를 단행한 바 있다. 송보영 대한항공 여객사업본부장 전무가 부사장으로 승진해 아시아나항공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대한항공 여객영업부 담당으로 일했던 정병섭 상무는 전무로 승진하며 에어부산 대표이사로, 대한항공에서 후쿠오카지점장과 오사카지점장, 제주지점장 등으로 근무했던 김중호 부장은 상무로 승진해 에어서울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아시아나항공·에어부산·에어서울의 경영진 교체기에 일부 임원 인사도 이뤄졌다. 대한항공 자재·시설 부문 총괄로 일했던 조성배 부사장은 아시아나 안전보건총괄로, 대한항공 기업결합 TF(태스크포스) 총괄팀장이던 송명익 전무는 에어부산 영업본부장으로 이동했다.
업계에서는 대한항공이 지난 8월과 지난달 수시 임원 인사를 단행한 것은 각 조직 통합을 본격화하기 위한 인사 전략으로 본다. 계열사 안전 운항·정비·재무 체력 등이 부족한 상황에서 통합 작업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고 판단했을 것이라는 시각이다.
에어부산은 올해 1월 김해공항에서 여객기 화재가 발생하는 등 항공 안전 중요성이 커진 바 있다. 정병섭 대표는 취임 직후 사고 수습에 전념했다. 대한항공 김해중정비공장장 출신 최현오 상무를 정비본부장으로 선임하면서, 통합 LCC 출범을 앞두고 항공 안전을 한층 강화할 전망이다.
진에어는 지난 6월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를 통해 인력 부족과 과로 목소리가 나온 바 있다. 다만 국토교통부가 특별점검을 벌여 법령 위반 사항은 없는 것으로 파악했다. 대한항공은 진에어 자체 역량 강화를 위해 김도근 상무를 투입한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8월 기존 안전보안실 산하에 있던 보안팀과 비상계획팀을 분리해 항공보안실을 만들고 임지영 대한항공 정보보안실장 상무를 실장으로 선임했다. 운항 중 보안 점검과 공항 출입 통제, 보안 위반 예방 등 항공기 안전 업무를 전담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대한항공 계열 통합 항공사 출범을 앞두고 각 계열사 체력 보강을 추진하면서도, 회사별로 조직 구조가 다른 부분을 고려한 통합 작업 일환"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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